37코스(안인해변~오독때기전수관) 15.6km
안인해~정감이마을~오독떼기전수관으로 이어지는 해파랑길 37코스는 안인해변에서 시작하여 메이플 비치CC에서부터 내륙 깊숙이 들어가 시골정취를 간직한 풍호마을과 정감이수변공원을 지나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정감이마을 등산로를 넘어서 학산마을로 들어가 오독떼기전수관에 이르는 17.6km의 길이었으나 풍호마을을 경유하던 길이 변경되어 15.6km로 단축되었다.
울산이후 내륙으로 가장 깊숙이 들어가는 이 코스의 길 찾기는 가장 복잡한 코스라고 알려진 37코스는 안인해변 청해횟집 앞의 녹색육교를 건너 해안도로를 걷다가 메이플비치골프장을 끼고 돌아 바다와 멀어지며 내륙으로 들어간다, 골프장에서 남항진까지 3km 구간은 해안길이 없어 그 십배의 거리인 30km를 돌아가는 것이다. 연꽃축제가 유명하다는 풍호연곷단지를 지나면서 운치있는 데크길을 걷는다, 해파랑길 37코스이자 강릉바우길 7구간의 역코스의 ‘풍호연가길’로 불리는 풍호마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구간은 해파랑길 37코스가 변경되어 걷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매월2주에 1회씩 걷던 해파랑길이 코로나-19의 극성으로 확진자와 접촉자가 연일 최고치로 치솟는 바람에 출발인원을 성원치 못하여 2주를 연기 끝에 2022년 4월17일 출발하게 되었다. 이제 내일부터는 영업시간 규제와 집회인원도 완전히 해제되는 엔데믹이 선언되었다. 과연 2년이 넘도록 영업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방역에 전 세계가 총집중을 하고 있으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연속의 날이 무료하게 흘러만 가고 그래도 어느 선진국에 못지않은 “K-방역” 이라는 칭호를 받아가며 실시해온 방역체계에 국민들만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냐고 원성이 자자하다.
오전6시 천안을 출발하여 9시가 넘어 지난 코스 종점에서 가정 해파랑길 같지 않다는 37코스를 출발하여 안인화력발전소를 지나 정감이 마을 방향으로 걸을 내딛는다, 정감이 마을 등산로 입구에 마을 유래가 적힌 안내판이 보인다.
정감이 마을 김부잣집에 잘생기고 성실한 머슴총각은 원래 양반이었으나 집안이 몰락하여 머슴살이를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이 머슴총각이 뒷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나물 캐러 온 김부잣집 예쁜 딸을 만난다, 마침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나 피해 함께 있던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신분차이로 서로 맺어질 수 없는 머슴과 주인집 딸의 관계였다, 어차피 맺어질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은 칠성산 깊은 계곡으로 도망을 쳤다, 그때 두이 도망간 길이 바로 정감이 마을 등산로 이란다.
이후 젊은 연안들이 이 장소에서 사랑을 언약하면 그 사랑이 꼭 이루어진다는 내용이다, 청춘남여가 외지고 호젓한 등산로길 십여리를 걸으면 절로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은 길은 따가운 봄볕을 헤집고 달려드는 솔바람으로 시원하게 걸을 수 있는 전세라도 낸 듯이 우리 일행들의 소리만 들리는 아름다운 길이다.
솔향의 봄내음이 가득한 넓은 공터에서 둘러앉아 먹는 도시락은 어느 때 보다도 꿀맛이다, 이제 한 밴드만 돌아서면 등산로에서 내려서는 하산길이다, 마지막 모퉁이를 돌아서려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이 시간에... 의아하게 생각하며 전화를 받으니 일행 중 한 명이 식사를 끝내고 잠시 볼일을 보다가 후미를 놓치고 말았단다, 오던 길을 되짚어서 오거니 가거니를 몇 번 반복하며 알바를 한 끝에 떨어진 일행과 조우하고 보니 선두 일행들은 벌써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무전으로 연락을 해보아도 연락은 잘 되지 않고 선행자 걸었어야 할 산행 리본도 보이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니 선행자의 리본과 해파랑길이 갈림길에 똑같이 설치되어 있다, 트랭글 웹은 우측으로 안내하고 있으나 길은 희미하고 인식표도 애매하게 표시되어있다, 아~ 이곳이 바로 풍호마을 방향으로 가는 코스를 돌려놓은 곳이라 직감하고 트랭글 웹이 알려주는 방향으로 내려가니 우리 선두일행이 붙여놓은 리본이 나타난다.
안도감에 긴 호흡을 하다 잠시 걸음을 멈춘다, 어느 순간 고질병이 시작되는 것이다, 천천히 걷다가 배낭을 내리고 앉아서 에어파스도 뿌려보고 마사지를 해 보건만 쉽게 가라앉지를 않는다, 가라앉히려 아무리 애를 써 보지만 참기 어려운 고통이 따른다, 위치를 확인해 보니 종점까지 거리는 불과 1km 남짓인 것 같다, 하지만 걸을 수 가 없다, 부득이 차량에게 지원을 요청한다, 버스사장님은 퉁퉁거리면서도 설명하는 위치를 찾아주었다, 차에 올라 앞을 바라보니 종점은 바로 모퉁이를 돌아 바로 근처에 오독떼기전수관이 보이고 선두 일행들이 무리지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멀리 학산마을 이정표가 보이고 전국에서 제일 큰 당간지주 굴산사지 당간지주가 넓은 들밭사이로 보인다, 쉼터에서 온몸을 느슨하게 풀어놓고 경련이 사라질 때까지 천천히 마사지를 하며 아직 더착하지 않은 일행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