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쟁이 잎만 좋아하는 검은날개잎벌의 애벌레와 달맞이꽃 새싹~!
공주 태안산 마곡사 기행을 가기 위해 전주대 연수 계획을 포기하고 더욱 뜻깊은 선택을 했다.
지난 전주대 야간 상담연수 4일에 이어 신경과학자의 연수, 공정여행을 통한 환경생태 교육까지 받은 터라 정신적 힐링이 더 끌렸기 때문이다. 뒤늦게 선택을 해서 신청 순위에서 밀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행사가 겹쳐 적은 수의 회원이 참석한 가족적 기행이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김밥 10줄을 싸서 2개의 도시락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이웃에게 나눠드렸다. 8시 정확히 버스가 출발해서 여산 휴게소에서 쉬게 되었는데 혼자 앉으신 분이 내리지 않으시기에 함께 내려 바람 쏘이자고 권했다. 내가 처음 생명의숲 기행에 참여했을 때 낯설었던 기억이 있어서 권한 것인데 알고 보니 남편과 함께 오신 분이셨다. 그래도 처음 말을 건네 공주 마곡사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인생의 참 맛과 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함께 걸으며 사진도 남길 수 있어 참 기뻤다.
답사를 미리 하셨던 임효신, 임광수 해설사님의 안내를 받아 마곡사 둘레길을 걸으며 또 다양한 식물의 새로운 모습을 되새길 수 있어 좋았다. 입구 상가의 앞에 장식된 꽃고추, 일월초, 목화, 다알리아, 엔젤트럼펫, 란타나 등도 참으로 깔끔해 보였다. 3코스 중 백범명상의 길을 택해 걷는 동안, 일단 아름답게 단풍이 들어 가슴 설레게 한 노란 은행나무 쪽동백, 붉은 느티나무, 단풍, 담쟁이, 신나무 등이 좋았다. 향기좋은 비목, 꽃향유에 계절을 잊고 핀 끈끈이대나물, 철쭉, 달맞이꽃 등이 열매를 떨구고 있는 산사나무, 산수유와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둘레길 정비하며 길가의 잘린 식물들이 잎들을 피워내고 있었는데 특히 달맞이꽃의 잎들은 로제트형으로 마치 멋진 꽃과 같은 형태였고, 넓은 소리쟁이 잎의 뒷면엔 검은날개 잎벌레의 애벌레가 붙어 살고 있었다. 무당거미는 거미줄에 걸린 곤충에 소화액을 찔러넣어 분해된 내부액체를 빨아먹고 시체만 걸려있었다. 갑오년 생전예수재 플래카드가 붙은 법당으로 들어서는 첫 해탈문 길엔 여주, 조롱박, 수세미 등이 주렁주렁 달린 터널이 인상적이었고, 연화당에서는 멋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약간 섹시한 입술과 자태를 가진 애기부처 사본을 구입한 회원도 있었는데 나는 연꽃이 무조건 끌리는 터라 [연의 기록] 그림이 가장 맘에 들었다. 점심 도시락을 팔각정에 올라 함께 동그랗게 둘러앉아 먹으며 쉽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간단하게 준비한 나와는 달리 남자회원님들은 자몽, 오렌지, 귤, 감, 토마토 등의 과일은 물론 단호박식혜와 오미자쥬스(?), 돼지고기, 매실즙신김치볶음, 방풍나물 등 새로운 먹거리를 넉넉히 준비해오셔서 눈길을 끌었다. 서로 음식을 나눠먹으며 편안해진 마음으로 [자신에게 보내는 엽서]의 앞 면에 쓰인 명언을 각자 읽은 후 느낌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우편으로 발송되어 도착할 엽서를 간단히 작성했지만, 며칠 후 집에서 받게 될 느낌은 색다를 것 같아 설렜다. 다음 기행 때는 나무에 좋아하는 식물그림도 그려 장식용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해주신다니 무척 기대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사곡양조장에 들러 공주의 유명한 알밤 막걸리를 구입해서 안전운행해주신 기사님께 한 병 선물하고,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한 사돈에게 선물할 수 있어 흐뭇했다.
하루의 일정이 12시 넘어 끝이 났지만, 10월의 마곡사 풍경을 가슴에 가득 채우고 온 터라 더욱 기쁜 만남으로 이어져 기뻤다. 매번 생명의 숲 기행을 다녀온 후 더 큰 활력이 생기고 정신적 힐링코스로 참 좋은 것 같아 좋다. 그래서 다른 일정 접어두고 11월 1일의 체육대회 행사에도 꼭 함께 하며 에너지 충전 기회로 삼으려 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제서야 이 글을 확인했어요 ^_^;;;저희 사무국은 그날 참여하지 못했지만 좋은 시간이었다는 글을 읽으니 참 기분이 좋네요 ^_^올해 마지막 아름다운숲기행 <해남 대흥사>에도 참여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