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언어로 빚는 새로운 이야기
ㄱ자로 굳어 버린 한쪽 팔과 한쪽 다리.
목이 굳어 정면을 바라보려면
치켜 뜰 수밖에 없는 눈.
왼쪽으로 틀어져 구부러진 상체.
벌어지지 않는 입.
30-40cm는 되어 보이는 막대기로
이어 붙인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그녀.
“이상한 나라의 폴”에서는
어느 순간이 되면 폴을 제외한 사람들이
굳어 버리는데, “이상한 질환의 그녀”는
몸이 굳어 버렸다.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본 30대 초반 여성의 모습이다.
FOP(진행성 골화성 섬유이형성증).
이 희귀질환은, 환자가 자라면서 온 몸의 근육이 점차
뼈로 바뀌는 병이라 한다.
일명 ‘뼈의 감옥’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으로 인해,
그녀는 작은 돌부리에 넘어져 하루아침에 팔 하나를 잃었고,
이런 식으로 다리 하나와 청각까지 잃었다.
팔다리에 모두 뼈가 생겨
굳어 버린 그녀는 병수발을
하다 뇌졸중으로 누우신
어머니와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십수 년 간 집 밖으로
나와 본 적 없는 그녀는,
잘 움직여지지도 않는 손으로
자판을 두드려 온라인
카페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
국내 20-30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숨어 사는 FOP 환자들을 찾아
그들과 아픔을 나누며
이 희귀질환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녀의 단 한 가지 희망은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친구를 만나
서로 돌보며 살아가는 것이라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가 있어 행복하고
실낱같은 희망이 있어서 행복해요.”
그녀의 입술에서 담담하게 흘러나온
‘희망’이란 단어는 그 누구의 것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것 같았다.
희망을 가진다는 것,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뼈의 감옥만큼이나
‘제한된’ 인생의 영역 속에서,
계속해서 ‘사랑’의 언어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리라 싶었다.
하나님도 유한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구원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이루어 내셨다.
사랑에 근거하여 무한을 유한으로 계시하신 것이다.
사랑하기를 포기하면 감옥은 그대로 감옥으로 남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그 사랑을 애써 본다면 거기서
이상하리만치 아름답고 고귀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온다.
그 이야기들이 삶의 색깔을 만들어내고,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가슴에도
사랑의 불을 지피게 된다.
그렇게 해서 질고에 시달리는 한 사람의 사랑과
희망을 위한 투쟁은, 많은 사람들의 시야를
마음의 감옥에서 이끌어낸다.
하여,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를 구속(拘束)하는 수많은 것들을 진정한
자유로 향하는 단초로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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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복을 세어 보세요
받은 축복을 세는 사람에게는 염려와 근심이 자리잡지
못할 것입니다. - 크리스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