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초부터 통일신라시대에 이용되었던 인삼은 모두 야생인삼으로서 별도의 가공방법이 없었고 채취한 인삼을 그대로 물에 씻어 건조한 상태로서 현재의 피부백삼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발해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기간동안에는 고려인삼의 채취와 이용이 증가되고 중국과의 무역도 활발해짐에 따라 고려인삼의 가공 기술도 상당한 발전을 보였다. 발해 14대 애왕 때에는 남송과의 고려인삼무역이 성행하였으며 숙삼을 제조하였던 바 숙삼은 자연산 고려인삼을 쪄서 익혀 제조한 것으로 현재 제조되고 있는 홍삼의 전신이다.
송의 사신 서긍이 저술한 고려도경에 “고려인삼에는 생삼과 숙삼의 2종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시기에 숙삼이 개발되었던 것은 당시 인삼무역을 확충하고 그 양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개발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생삼은 부패하기 쉬워 장기간의 보관이 불가능 할 뿐만 아니라 육로나 해로를 통한 원거리 수송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고 건삼은 저장 및 수송에 있어 생삼의 취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는 있으나 다습한 여름철에는 수분을 흠수하여 부태하거나 충해등으로 장기간의 저장 또는 수송시 품질의 유지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고려인삼을 열탕에 쪄서 건조시키면 삼체의 내부가 호화 되어 굳어지면서 건조되므로 장기간의 보존이 가능하고 취급이 용이하다. 조선시대에는 정종이후 고려인삼의 수요량이 늘어감에 따라 홍삼제조가 성행하였고 제조 방법도 상당히 발전하였다. 선조 39년에는 파삼(고려인삼을 쪄서 말려 대소 장단 등 형태별로 묶은 것)의 제조를 금하고 로인을 발급하여 고려인삼의 개인적인 상행위를 규제하였다. 순종 2년에는 대한제국 법률 제 14호로 홍삼 전매법과 동 시행령을 공포하여 홍삼의 제조권을 탁지부 사세국 삼정과로 이관하였던 바 이로부터 홍삼의 전매제도가 시작되었다.
고려인삼 가공의 목적
수삼, 홍삼, 백삼 등 원형을 유지하는 고려인삼이 의약에 이용되어 왔으며 또한 원형을 유지하는 고려인삼의 복용이 가장 효과적인 복용법으로 인식되어 왔다.
수삼은 재배환경이나 조건에 따라서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채굴된 상태로는 장기간의 보존이 어렵고, 유통과정 중에 미생물 오염에 의해 부패되거나 고려인삼자체가 함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 효소에 의해 고려인삼 성분이 분해되어 상품가치는 물론 효능이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건조에 의한 수분의 감소는 세균 또는 진균 등의 수송을 용이하게 할 수 있으므로 건조는 단순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가공방법인 바 수삼을 그대로 건조시킨 백삼과 증자하여 건조시킨 홍삼 등의 원형유지 고려인삼으로 가공하여 왔다.
그러나 원형유지 고려인삼은 복용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조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복용할 때마다 끓여야 하는 불편이 따르므로 보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공제품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고려인삼가공 초기에는 분말 제품과 추출물의 농축제품인 인삼정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그 후 과립형태로 제조한 인삼차, 인삼정을 주원료로 조제한 각종 고려인삼 드링크제, 정제, 인삼캡슐 등 각 종 형태로 제조 또는 제제되었고 또한 복용의 편리성과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더욱 다양한 고려인삼가공 제품들이 개발되어 왔으며 가공방법의 다양성 외에 포장 및 의장산업도 점차 중요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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