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7-04
배려(配慮)를 넘은 공용(共用)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매년 4월이 되면 장애인의 날을 의식하여, 장애인으로써 장애인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의무 아닌 의무감에 매이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나간 일속에 이런 일이 있었다. 우리 공동체시설 건축을 여러 사람들의 합작으로 나름대로 마무리를 짓고 준공검사를 맞는 과정에 접어들었을 때의 일이다. 검사 과정에서 우리는 장애인 시설이기 때문에 일반 건축물에 한층 더 장애인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공사과정이 요구되었다. 이것을 살펴보기 위하여 관청에서 오신 분이 사회복지과에 계시는 젊은 장애인 분이셨다. 그 분은 다시 고쳐야 할 곳으로 휠췌어 경사로의 폭을 더 넓히고, 경사를 더 완만히 하고, 화장실은 안에 휠췌어로 들어갔을 경우 다시 돌아나 올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걸림이 되는 세면기를 구석진 가장자리로 옮길 것, 휠췌어 출입을 예상하여 크게 만든 화장실과 목욕실 문은 밖으로 여닫을 수 있도록 다시 바꾸어 달아야 되는 것 등 여러 곳을 지적하였다. 건축사나 우리들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였던 부분에서 난관에 봉착하고 나니 앞이 답답하였다. 그리고 공무원 선생님은 자를 가지고 다니면서 화장실 문턱 높이, 수건걸이 높이 등을 하나하나 재보곤 하는 것이었다. 나는 가슴을 조이며 그 분의 뒤를 따라다닐수 밖에는 없었다. 여러 곳을 점검한 그 분께 나는 따지듯이 이야기를 하였다. “이 시설을 운영하게 되는 나도 장애인인데 장애인에 대한 편의를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한 반문을 하였다. 그러자 그 선생님께서 다음의 이야기를 하였다. “나도 보다 시피 장애인 아닙니까? 우리 장애인들이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불편한곳에서 지내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이나 일반 건물에게까지 더 강화된 편의시설을 요구하게 될 것입니다.” 생각해볼 때 그 분 말씀이 틀린 것이 없이 모두 옳은 지당하신 말씀이셨다. 요즈음은 공공건물을 다닐 때에 계단 옆에 휠췌어 경사로, 시각장애인 점자 유도 블럭, 화장실 안의 손잡이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좋다. 한번은 그 공무원의 노력으로, 같은 건물 안의 다른 장애인 공무원이 불편을 느끼고 있었던 관청 화장실의 개보수가 이루어져, 바로 그 다른 공무원에게 커다란 편의를 가져다주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하여 들었다. 어느 교회 목사님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요사이에는 교회를 지으려고하면 일정평수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화재예방시설과 장애인편의시설을 갖추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이 너무 많이 투여되어야하기 때문에 문제다”라는 푸념 섞인 이야기를 들었다.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소리일까? 생각하면서도 어쩌면, 아니, 그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다. 나는 그래서 반성해본다. 시설은 구성원 또는 요즈음 하는 말로 수혜자(受惠者) 중심, 상담으로 말하면 내담자(來談者) 중심 뭐 그런 것 말이다.
한 가지 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장애인시설은 우리 새터공동체처럼 마을에서 떨어져있기보다는 마을 가운데에 있어야하고, 그것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과의 교류와 사귐이 빈번해지는 더 큰 공동체를 이루어야한다. 또한 더 바람직한 것은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생활하기보다는 가정과 이웃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여겨진다. 물론 동료애와 조금 더 전문적이다 는 면에서 시설의 좋은 점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세상의 교회들이 장애인들과 함께 모임을 갖는 교회가 많아졌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일차적으로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장애인들이 출입하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위한 교회의 개보수가 전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공동체 이야기
서로를 보아가는 봄
지난해 9월 20일부터 시내 병원에 입원해있는 성재, 일반적인 병원에서는 신장과 배뇨기관의 회생불능이 되어서 누워있는 그를 접하면 마음이 한없이 아프다.
거동을 하기 어려운 분들은 잘 움직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살아가기 마련일 것이다. 그날도 다른 이의 전동스쿠터를 타고 방향을 급하게 돌리다 도랑으로 빠지며, 그것에 몸이 눌리며 갈비뼈를 세 개 부러뜨려, 읍내의 병원에 입원해있는 김 선생을 문안하고 며칠 있으면서 도와가며 함께 지내다가 돌아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새를 못 참고 그 중간에 돌아오다가 버스에서 사고를 당하여 척추를 심하게 다쳤다. 그 바람에 척추에 눌려 신장과 방광에 큰 장애를 불러오게 되었다. 병원에서 7개월이 지난 지금 큰 수술로 허리는 많이 좋아져서 뒤뚱뒤뚱 걸을 수 있으나, 소변을 보지 못하여 포토라는 것을 사용하여 뒤처리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껏 오래 동안 떨어져 살아왔던 어머니가 그를 내내 돌보고 있다. 내가 왜 그를 그 병원에 보냈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교통사고 처리 문제는 언제쯤 해결될 것인가? 소위 크다고 하는 병원에 가면 고칠 수는 있는 것인가? 늘 어려움만 겪는 성재네 집과 그리고 당사자인 성재, 너무 안타깝기만 하다. 요즈음은 한시라도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기 만한 그가 병원에 갇혀있으니 그게 힘든 노릇인가보다. 공동체의 우리에게도 와보고 싶고, 그래서 식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한다. 멀리서 늘 기도하며 지내시는 할머니도 보고 싶고, 그래서 그는 내내 이 봄의 아름다움이 보고 싶어지는 것 같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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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2007년 4월 19일에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금산경당교회 신동성 목사님 부부가 오셔서 공동체 식구들에게 맛있는 저녁식사와 새터공동체 소식지 우편물 발송비를 전하여주고 가셨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주식회사EG(이광형).김기홍.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양오석.이원교회.향림원.금성교회.대전충남지방통계청.양오석.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2인).수영교회.채윤기(박현실).대전성남교회중등부(김영균외31인).김용미.세광교회.진명구.진주문교회(2인).대전성남교회.추부파출소.금성교회.박선희.이병덕.최영수외3인.김포중앙교회여전도회.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외2인).살림교회(박상용외9인).김종택.금산주부클럽(6인).대덕교회.신건태.향림원.학산교회(김영윤외6인).최선희.대전성남교회중등부(김영균외2인).양오석.진주문교회여전도회(박영진외8인).노신찬(노양재.김종선).향림원.대전노회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