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료 수민이 언니 생일날,
아침부터 밤까지 풍성했습니다.
언니가 오늘 태어나준 덕분에 저희 모두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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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에 지쳐가는 광활 3일째에 목욕탕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옆집에 사시는 통장어머님이(동걸이 엄마)
광활 학생들과 목욕 가자고 먼저 제안해주셨다고 합니다.
온 몸이 피로했는데 잘 됐습니다.
목욕탕 가기 전,
김동찬 선생님께서 보고 와야 할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목욕탕 청소를 주민들끼리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의논하시는지,
의논하실 때는 누가 주로 이끌어 가시는지.
그런 것들을 익혀 놓으면 나중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할 때 일이 수월해진다고 합니다.
하나의 요령을 배웠습니다.
목욕탕 안에서 예쁨 많이 받았습니다.
목욕하러 갔는데 어른들이 먼저 다가와 말 걸어 주십니다. 예뻐해주십니다.
통장어머님의 지시 지도하에 작은 탕 청소를 도왔습니다.
어머니들이 직접 이용하시는 곳이니 더 깨끗하게 청소하십니다.
한 달에 두 번 대청소하고, 매일 아침 탕 안을 닦으신다고 합니다.
여느 공중목욕탕에서 관리를 따로 두는 것 보다 훨씬 깨끗합니다.
감사한 마음에 주위에 앉아 계신 어르신들 몇 분씩 등 밀어드렸습니다.
먼저 인사드리고 묻고 밀어드렸습니다.
그러다가 제 목욕을 마친 후에도 거의 모든 어르신의 등을 밀어드렸습니다.
목욕 마치고 나오는 길에 쓴 기록은 이렇습니다.
“여느 사람살이처럼 했습니다. 등 밀어드리기 전, 인사 소개하고 밀어드렸습니다. 통장님께서 잘 소개시켜주시고 ‘저 할머니 등 밀어드려라’하시며 지시 지도해주셔서 여러 둘레분께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밤 생활 나눔 후에 쓴 기록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등 밀어 드리는 건 어땠을까? 당사자가 세워졌을까? 여쭤보면 될 일이었나?”
목욕탕에서 등 밀어드린 일이 잘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를 봉사자로 알고 계신 어르신들이 그때 어떻게 생각하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사업 개념 가치 철학 이상 주안점과 방법을 생각하면 서로 밀어드리게 거들었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느 사람살이처럼 했다고 적었는데 돌아보니 알쏭달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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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둘레사람에게는 어떤 것을 물으면 좋을까요?
오늘 철도아파트에 앞에서 서현이 어머니 건모 어머니 만났습니다.
서현이와 만화축제 가는 수민이언니, 건모와 길여행하는 한울이오빠를 중심으로
광활팀 모두 인사드렸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께서 질문을 던지십니다.
"우리 활동 같이 할 서현이, 건모 자랑 해주세요!"
어머니들이 쑥스러워 하시면서도 딸 아들 강점 이야기 해주십니다.
서현이는 그림을 잘 그립니다. 웹툰작가가 꿈입니다.
남들이 보기엔 참하고 얌전하게만 보일지 몰라도, 집에서는 재미있는 말도 잘 한다고 그러십니다.
상황에 따라 이렇게도 변하고 저렇게도 변합니다.
성실합니다. 배려심도 있습니다.
어머니가 칭찬해주시니 공감이 갑니다.
어머니보다 딸을 더 잘 아시는 분이 있을까요.
귀한 자랑을 서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습니다.
건모는 자연을 사랑합니다. 게임도 좋아합니다.
사회성이 좋아 동네 친구들 어른들과 친하고 심지어 동네 강아지랑도 잘 지냅니다.
걷기 여행 경험자입니다. 다리 근육도 탄탄합니다.
아들 칭찬해주시는 어머니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어머니가 직접 들려주신 강점이 귀합니다.
오후에 건모 만났는데 그 이야기 전했습니다.
“아, 그러셨어요?”
건모가 짧게 대답합니다.
아이의 둘레사람에게는 어떤 것을 물으면 좋을까요?
아이 둘레 사람을 만났을 때는 아이의 강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묻습니다.
그것을 아이에게도 전해줍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내일 저와 책 여행 같이 떠날 아이들을 잘 아시는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갑니다.
오늘 보고 배운 것을 내일 잘 적용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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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중고등학교에 가서
꽃 심는 교감선생님
철학가 교장선생님을 만났습니다.
학창시절 좋았던 선생님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망설여집니다.
이 두 선생님께서 제 선생님이셨으면
기꺼이 스승이라고 불렀을 것 같습니다.
양동혁 교감선생님께서는 나무와 꽃을 심으십니다.
신입교사들에게도 나무 심자고 제안하십니다.
꽃 심는 교감선생님은 비전을 가진 바보입니다.
“(꽃이 화단에 아름답게 필 것이라는) 비전이 있으니 우직하게 물 줄 수 있는 겁니다.”
“우리 교장선생님은 철학이 있으세요. 가치를 아시고.”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께서 서로 세워주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심락현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제 맘을 울렸습니다.
광활팀이 15만원을 가지고 생활한다는 말을 들으셨습니다.
“충분하네요. 그렇게 살아봐요. 그거 없이도 됩니다. 마음 가지고 됩니다.”
그동안 광활 활동 간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의심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열정페이’아니냐는 말을 쉽게 들었습니다.
돈 없이, 소박한 밥상 먹으며 어떻게 사냐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제 맘을 울렸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서 ‘된다!’는 희망을 봤습니다.
소박해도, 없어도 할 수 있다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인연입니다~”
말씀하시면서 악수해주시던 교감선생님이 감사합니다.
저도 이렇게 귀한 인연 만나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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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암에 10일장이 열렸습니다!
김재극 할아버지와 시장나들이 나갔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저녁에 전화 걸었습니다.
통화 중에도 줄곧 광활 학생들 잘 지내는지 챙겨주십니다.
잘 지내고 있는 이야기 해드렸습니다.
옆집 통장어머니가 반찬주신 이야기, 인사 다니면서 먹을 것 얻은 이야기…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돌보면 더 좋지...십시일반으로..“
할아버지의 말씀에 철암마을이 담겨있습니다.
광활팀은 온 마을의 도움과 돌봄을 받고 있습니다.
철암 아이들도 이제껏 온 마을의 돌봄을 받고 자라 왔을 겁니다.
이웃과 인정이 있는 마을!
살아 숨 쉬는 마을!
철암살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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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 동료 현지의 좋은 강점을 발견했습니다.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오늘 성큼 더 느꼈습니다.
김치 주신 도서관 뒷집 권영옥 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습니다.
김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나오려고 생각했습니다.
현지가 말을 잇습니다.
“김치찌개는 어떻게 하면 잘 끓일 수 있어요?”
김치찌개 끓여 먹으라는 할머님 말씀을 길게 이었습니다.
요리라면 할머니들이 해 주실 말씀이 많습니다. 비법을 배워왔습니다.
말 잘 잇는 것.
현지의 아주 큰 강점입니다.
첫 날 인사드린 남용기 할아버지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서로 배울 것이 많겠다.”
맞습니다. 많이 배웁니다.
동료의 말 한 마디가 저에게 큰 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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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가 넘칩니다.
한명구 사범, 통장할머니, 목욕탕에서 만난 어르신, 김재극 할아버지, 철암 파출소 경찰, 우영철 관장님, 김혜경 어머니 (건모), 권선예 어머니 (서현), 양동혁 교감선생님, 심락현 교장선생님, 조순녀 할머니, 생일파티 온 아이들, 권영옥 할머니, 지원이 어머니, 김미성, 철강이오빠…
오늘도 은혜 많이 입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등 밀어드리기 전, 인사 소개하고 밀어드렸습니다. 통장님께서 잘 소개시켜주시고 ‘저 할머니 등 밀어드려라’하시며 지시 지도해주셔서 여러 둘레분께 인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잘했습니다. 참 잘했습니다.
정답습니다.
철암 주민들이 주인인 목욕탕에 손님으로 들어갔으니 인사드리길 잘했습니다.
마을 어른들께서 목욕탕으로 불러주시고, 물품 빌려주시고, 탕도 내어주셨지요.
할머니 등 밀어드리며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길 잘했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인사하고 여쭙고, 등 밀어드리고, 등 밀어달라고 부탁드려요.
어른들 초대해주셔서 목욕탕 잘 쓰게 되었다고 감사드려요.
민지 목욕탕 이야기, 여느 사람들이 목욕탕 가는 풍경입니다.
민지는 어르신 목욕봉사 하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이 학생들 초대해서 목욕탕과 목욕용품 베푸셨고,
광활팀은 어른을 어른으로 모셨습니다.
자연스러운 삶이고, 평범하고 마땅한 예입니다.
정겨운 목욕탕 풍경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오늘도 목욕탕 가지요.
할머니들과 목욕탕에서 지낸 이야기 부럽습니다.
저는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할 수민이의 보물같은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할머니께 인사하고, 탕 청소 같이 하고, 등 밀어드리고, 저도 등 밀어주세요~ 부탁드리기도 하고.
목욕탕 엠티~ 잘 다녀오세요.
“충분하네요. 그렇게 살아봐요. 그거 없이도 됩니다. 마음 가지고 됩니다.”
교장 선생님 고맙습니다.
제게 보약 같은 말씀입니다.
"오늘도 은혜 많이 입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민지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