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삼성병원장 꾸짖었다? 사진 한장이 괴담 만들었다 [박근혜 회고록 24]
박근혜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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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중동 지역에 다녀온 68세 남성 A씨가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첫 확인됐다고 밝힌 것은 2015년 5월 20일이다. 2002년에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호된 경험을 한 것이 기억났기 때문에 만반의 대비를 다하라고 지시했다.
어떤 전염병이든 초기 대응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데 중동에서 시작된 이 메르스는 우리에게 생소한 질병이었다. 나름 대비를 한다고는 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전의 사스 정도를 염두에 둔 대응이었다. 나중에 대처 과정에서 깨닫게 된 것이지만 사스는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질병의 유입을 막아내는 것이었다. 반면 메르스는 내국인에 의해 질병이 유입된 후 의료기관에서 감염이 계속된 것이어서 사스와 양상이 달랐다. 초동 대응 단계에서 허점이 드러났던 것은 이런 배경의 차이 때문이었다.
사우디 체류 사실 숨겼던 A씨…메르스 퍼졌다
메르스가 확산하던 2015년 6월 12일 대전 대청병원에 군 의료진 24명이 처음으로 투입됐다. 중앙포토
2015년 5월 21일 보건복지부는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대화해야 전염될 수 있다”고 발표했고, 이런 기준에 따라 첫 환자 A씨와 연
관된 64명을 격리했다. 하지만 메르스의 전파력은 이전의 호흡기 질병보다 훨씬 강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1일 당일 세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고, 그는 첫 번째 확진자인 A씨와 같은 병실에 있었던 환자였다. 이어 26일에는 네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후로 거의 매일 1~2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두 달 만에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중 사망자는 38명이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지금으로선 이런 정도의 감염 상황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국가적으로 큰 위기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