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축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가 멈췄다. 언제 재개될지 아직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각 팀들은 쉬지 않고 움직인다. 다가올 개막의 날을 위해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훈련 중이다. KFA 홈페이지는 올해부터 통합 출범하는 K3리그 팀들의 시즌 준비 상황을 취재했다. 지난 1월 열린 K3리그 대진추첨에 따라 정해진 1라운드 매치업 별로 돌아봤다. 여섯 번째 순서는 양주시민축구단과 경주한수원축구단이다.
새롭게 바뀐 환경을 맞이하는 태도는 저마다 다르다. 젊음이라는 패기로 뭉친 양주시민축구단과 여유 속에 탄탄한 준비를 마친 경주한수원축구단(이하 경주한수원)이 그렇다. 목표도 다르고 자세도 다르지만 하나는 같다. 통합 K3리그에 대한 기대다.
양주시민축구단
양주시민축구단 “젊음은 포기하지 않아”
젊은 감독의 도전
지난 12월 30일 감독으로 선임된 홍성요 감독은 1979년생 젊은 감독이다. 감독 공개 모집을 통해 양주시민축구단의 지휘봉을 잡았다. 젊고 열정적인 홍성요 감독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길어진 준비 기간을 감사히 생각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체력 훈련 위주로 준비하고 있어요. 개막일이 정해지지 않아 걱정은 되지만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인 만큼 지치지 않고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젊다는 것은 경험이 부족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무서움이 없다는 것이니까요. 분위기가 좋아요. 우리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K3리그 베이직에 있었던 양주시민축구단은 이번 통합 K3리그에 참가하는 16개 팀 중 객관적인 전력이 약한 편이라 볼 수밖에 없다. 홍성요 감독 역시 인정하는 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주시민축구단은 젊은 선수들의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빠른 공수전환과 저돌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전력상 많이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만의 장점을 살린다면 쉽게 이기지는 못해도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라면 우승에 도전한다고 해야겠지만 좀 더 현실적으로 중상위권을 노리고 있습니다. 상대가 우리를 얕볼 때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 상대를 제압하려 합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팀이 됐으면 해요.”
강팀도 약점은 있다
젊고 열정적인 감독의 영향은 자연히 선수들에게로 향한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양주시민축구단과 2년째 함께하고 있는 골키퍼 구상민은 선수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K3리그 베이직 소속이었던 작년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경쟁해야하는 만큼 새로운 목표와 각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휴식을 갖다가 다시 훈련을 시작했어요. 기약 없이 훈련을 할 때는 의욕이 떨어졌는데 이제 다시 새롭게 마음을 추스르고 있어요. 선수단도 작년보다 어려지고, 새 감독님도 오셨고, 이제 새로운 리그에 돌입해야죠. 물론 우리는 약체로서 강팀을 상대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강팀이라도 약점은 있으니까요. 내셔널리그 출신 팀들도 매년 선수가 많이 바뀌거든요. 우리가 똘똘 뭉쳐서 하면 공략할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과 K리그 부산아이파크(K1)에서 뛰었던 구상민은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을 강조한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선수들이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라는 이야기를 자주한다”면서 “나이가 제일 많다보니 자꾸 싫은 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멋쩍어했다.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하면 팀이 잘되고, 팀이 잘되면 또한 선수들에게 좋은 일이니까요. 통합 K3리그 첫 해부터 바로 강등되면 안 되잖아요. 중상위권은 가야죠. 저도 팀한테 도움을 많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단 제가 골을 안 먹으면 지지는 않으니까요. 절대 강등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경주한수원 주장 이우진
경주한수원 “통합 K3리그의 첫 우승팀”
한층 재미있는 리그를 기대하는 서보원 감독
내셔널리그의 전통 강호로 군림했던 경주한수원은 이제 통합 K3리그의 최강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3차 동계훈련까지 구슬땀을 흘리다 개막 연기로 인해 다소 힘 빠지는 상황이 됐지만, 서보원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있다.
“경주는 코로나19 사태가 조금 심한 편이라 체육시설이 대부분 폐쇄됐어요.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선수들에게 휴가 아닌 휴가를 줬어요. 염려는 돼지만 각자 개인훈련을 열심히 하기로 했으니 지금은 믿고 기다려야죠.”
서보원 감독이 개막 연기를 특히나 아쉬워하는 것은 그만큼 이번 통합 K3리그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다른 팀들의 선수 영입 상황을 지켜보며 전체적인 경기력 향상을 예상하고 있다. 전보다 쉽지 않은 경쟁이 펼쳐지겠지만 이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것도 강호 경주한수원이 지닌 여유다.
“동계훈련 동안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개막이 연기돼 안타깝죠. 다름 팀들도 모두 똑같이 힘든 상황을 겪고 있지만 개막하고 나면 모두 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내셔널리그 출신 팀들뿐만 아니라 기존 K3리그 팀들 역시 선수 영입을 잘했어요. 작년보다 수준 높은 리그가 될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한 해가 될 거예요.”
경주한수원은 지난 몇 년간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린 강호인 만큼 다른 팀들의 견제를 많이 받기도 한다. 서보원 감독은 “우승을 하려면 그런 것도 다 헤쳐 나가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다른 팀들도 우리에게 도전하는 것이지만 우리 역시 같이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 결승전처럼 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K3리그에 대한 편견을 깨자
주장 이우진은 경주한수원에서 뛴 지 4년차다. 그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4년차”라며 얼떨떨해했지만 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은 누구보다 강하다. 입단 첫 해부터 내셔널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 등 좋은 기억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우진은 팀의 베테랑이자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프로정신이 필요하다.
“개막 연기로 조금 맥이 빠진 건 사실이에요. 개막일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훈련을 하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요. 다른 팀 선수들과 통화해 봐도 다들 지치는 분위기더라고요. 그래도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서 몸 관리를 하는 게 필요한 때인 것 같아요.”
K리그와 J리그에서 프로 생활을 했던 이우진은 새롭게 출범하는 K3리그의 경기력 향상이 한국축구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 기대했다. 프로 출신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K3리그는 K리그에 비해 약하고 재미없다는 기존의 편견을 깨뜨릴 수 있는 적기가 됐기 때문이다. 목표는 당연히 경주한수원이 그 선두에 서는 것이다.
“축구팬들이 기존의 K3리그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잖아요. 하지만 점점 실력과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수준이 올라가고 있어요. 선수들이 직접 느껴요. K리그와도 큰 차이 없다고요. FA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팀들이 있잖아요. 절대 우연이 아니에요. 이번에 통합 출범하는 K3리그에서는 더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질 거예요. 많은 팬들이 찾아주신다면 선수들이 힘을 내서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글=권태정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