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다시 살아
유안진(1941~ 경북 안동 출생)
지금쯤은 장년고개 올라섰을 우리 오빠는
꽃처럼 깃발처럼 나부끼다 졌답니다
그 이마의 푸르른 빛 불길 같던 눈빛은
사월 새닢으로 눈부신 꽃빛깔로
사랑하던 이 산하 언덕에도 쑥굴형에도
해마다 꽃으로 다시 살아오십니다
메아리 메아리로 돌아치던 그 목청도
생생한 바람소리 물소리로 살아오십니다
꽃진 자리에 열매는 열려야 했건만
부끄럽게도 아직은 비어있다 하여
해마다 사월이 오면 꽃으로 오십니다
눈 감고 머리 숙여 추도하는 오늘도
웃음인가요 웃음인가요 저 꽃의 모습
결고운 바람에도 우리 가슴 울먹입니다
첫댓글 꽃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