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탄생 100주년’ 아동문학가 박홍근의 문학세계 재조명
전북일보 김태경 입력 2020-02-26 18:34 수정 2020-02-26 19:49
가톨릭출판사·박홍근기념사업회, 박홍근 아동문학 전집 출간
1960년 낸 첫 동요 동시집 '날아간 빨간 풍선' 복간본도 나와
아동문학가 박홍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세계를 돌아볼 신간이 나왔다.
가톨릭출판사의 <박홍근 아동문학 전집> 과 신교출판사의 박홍근 동요·동시집 <날아간 빨간 풍선> 복간본이다.
박홍근 작가는 일제 식민지시대인 1919년 함경북도 성진시 쌍포동에서 태어났다. 일제 식민지 교육을 받고 자라면서도 우리글로 꾸준히 시를 쓰는 등 우리말로 문학의 길을 닦아왔다.
박홍근 작가는 동시 370여편, 동화·소년소설 260여편, 시 90여편, 수필 300여편 등 모두 100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그가 소장하고 있던 문학 자료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박홍근 문고’에 소장돼 있다.
한국아동문학가협회 회장과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분과회장 등 문단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2006년 눈을 감기 전, 한국 아동문학 발전을 위해 써달라는 말과 함께 가톨릭유지재단에 모든 재산을 기탁했으며, 그 결과로 박홍근 아동문학상이 제정돼 올해로 22회째를 맞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가톨릭출판사 관계자는 “이번 신간은 박홍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책이기에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접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클 것”이라면서 “한국 아동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박홍근 선생의 작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을 총체적으로 모아 엮었다”고 말했다.
<박홍근 아동문학 전집> 에는 그가 생전에 발표한 다섯 편의 장편을 비롯해 수많은 단편 및 수필작품을 장르별로 엮었다. 총 9권으로 구성된 전집 중 1권 ‘나뭇잎 배’에는 박홍근의 동시, 시, 동요가 실렸다. 박홍근을 가장 널리 알린 ‘나뭇잎 배’를 비롯해 모래성, 구공탄, 바람개비 등을 읽어볼 수 있다.
지난 1960년 발간된 박홍근의 첫 동요·동시집 <날아간 빨간 풍선> 이 옛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이준관 시인과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의 힘이 보태진 결과다.
당시 신교출판사에서 자비로 발간한 이 책은 1950년대에 쓴 동요 12편과 동시 34편 등 모두 46편이 실렸다.
이준관 시인은 오랜 세월 간직하고 있던 이 책의 초판본을 내주고 해설을 썼다. 이 시인은 “귀중한 문학사적 가치가 있는 박홍근의 동요 동시집을 복간한 것은 우리 동시단의 큰 수확이요 경사라고 할 수 있다”면서 “1950년대와 1960년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박홍근의 작품 중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작품들이 다수 실려 있다”고 설명했다.
월간문예지 <소년문학> 의 발행인이기도 한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는 우리 아동문학에 대한 남다른 관심으로 이 책의 출판을 맡았다. 서 대표는 “아동문학가 박홍근이 남긴 1950~1960년대 동시와 동화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정서를 순화하는데 기여했다”면서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정서적으로 각박해져갈 때 사라져가는 순수의 가치를 되살릴 수 있는 작업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