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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연일 끝없이 덥다.
이 더위가 언제 지나갈까.
더위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도 이제는 지칠 판이다.
그렇게 더위와 싸워가며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가는 데
연락이 왔다.
점심을 한끼 같이 하자고.
어련히 나가서 식당에서 시원한 걸 먹자고 할 줄 알았는 데
집에서 먹자고 하며
기다리라고 한다.
집?
집에는 아무 먹을 것도 없는 데.
그래도 기다리라고 하니
일단은 기다려 보기로 했다.
잠시 후 우렁이는 집으로 왔고
손에는 뭔가 들려 있었다.
오늘이 말복이라
토종닭을 가져 왔으니 식당에 가지 말고 집에서 먹자고 한다.
재료는 집에 있는 것 말고도
따로 이 것, 저 것 많은 한방재를 챙겨 가지고 왔다.
손도 어찌 빠른 지
금방 상차림이 끝났다.
전복, 낙지, 대추, 밤 황기, 인삼 등 등
그 외 몇 가지 더 한방 재료가 들어 갔다.
우선 눈으로만 봐도 먼저 배가 부르다.
말복 날에 집에서 토종 백숙을 먹다 보니
나도 참 복 많이 받고 행복한 사람이구나
싶다.
저녁 바람이 살짝 불어 올 때 쯤
밖으로 나갔다.
집에서 바닷가가 가깝고
부두가 가까이 있고
해수욕장까지 곁에 있다는 것
또한 참 다행이다.
좋은 동네에 산다는 것
그 또한 노후의 복이기도 하다.
해가 넘어간 후의 바닷바람이 시원 하다.
반 시간 넘도록 산책을 한 후
약간 덥고 피곤할 때 쯤에 근처 조그만 카페로 들어 갔다.
밖에서 바라다 보는 것 보다
안에 들어 오니 카페의 분위기가 더 좋다.
생각보다 넓고 또한 쾌적 하다.
늦은 저녁이라 커피 대신
우렁이는 망고를 주문하고
난 시원한 슬라이스 쥬스를 주문 했다.
올 해의 날씨가 유독 더운 탓인 지
찬 음료를 자주 마신다.
더군다나 흑염소 진액을 먹고 있는 중이라 그런 지
몸에 열도 많이 난다.
요즈음은 반팔로 지하철을 타도 냉방 기기가 그다지 싫지 않다.
작년에는 한여름에도 긴팔 상의를 많이 입고 다녔는 데.
용 됐다..ㅎ
다음날 아침
간단히 모닝빵과 감자 반 알,
그리고 과일 몇 알을 나눠 먹고난 후
우렁이는 서둘러 집으로 갔다.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가야 겠다며.
함께 집을 나온 후그는 집으로 가고
난 산들 바람이 귓볼을 스치는 공원 숲속으로
들어 갔다.
숲 밖과 숲 안의 온도 차가 적어도 5도는 넘는 것 같다.
남은 오늘 내 하루도 어제처럼만 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