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를 반죽해요 / 크리스티나 로세티
팬케이크를 반죽해요.
부지런히 저어요.
팬 위에 올리고는
한쪽 면을 익혀요.
날쌔게 뒤집어요.
할 수만 있다면!
세상도 뒤집어보고 싶어요.
-------------------------------------
시어도 평이하고 길이도 짧지만 읽을수록 참 유쾌한 시지?
그냥 단순히 요리 과정을 나열한 평범한 시인가 했는데
마지막 행 한 줄의 멋진 마무리로 아주 특별한 시가 되었네!
이런걸 두고 바로 '신의 한 수'라고 하는걸까?^^
팬케이크 굽기는 사소한 일이지만 기포가 생겨 덩어리지지 않도록
반죽도 고르게 잘 저어줘야 하고 한쪽면만 타지 않토록 날쌔게 뒤집어도 줘야 하는데
이왕이면 세상을 뒤집는다는 기분으로 신나게 한다면 훨씬 더 맛난 팬케이크가 구워지겠지?
사소한 일도 큰일처럼 정성껏!
큰일도 평범한 일처럼 담대하게!
너희들 어릴때 팬케이크 가루 반죽해 후라이팬에 구워
시럽 끼얹어 우유 한 잔 곁들여 간식으로 먹고 놀았던 생각이 나는구나.
그땐 이 에너지 넘치는 연년생 오누이가 대체 언제 클까 까마득했는데
어느새 자라서 탁이는 군대에 가있고 은지는 휴학하고 독일 유학 준비중이구나.
명절이나 제사때 쪼그리고 앉아 커다란 채반 한가득 부침개를 부쳐내야 하는
고되고 지루한 시간에 이런 시를 속으로 흥얼대면 시간이 잘도 간단다.ㅋ
네 군생활도 그렇게 지나갈꺼야.
지나고보면 나름 추억거리도 될꺼고.
지금 네 앞에 주어진 시간과 인연들을 매일의 선물처럼 소중히 여기렴
젊음의 특권은 도전이란다.
실패를 두려워해 미리 위축되지 말고 할수만 있다면 뭐든 시도해 보렴!
팬케이크 하나를 구우면서도 세상을 뒤집어 볼 야무진 꿈을 꾸는 시인처럼!^^
첫댓글 홀딱 뒤집을 수가 있다는 묘미가 있군요 갑자기 홀딱 뒤집었으면 좋을 것들이 마니 마니 생각난당
ㅎㅎㅎ 정말 유쾌해지는 시네요~ 간만에 팬케익으로 저두 세상한번 뒤집어 볼랍니다^^
울산 출신 아는 동생 말이
팬케이크는 '홀딱' 뒤집는 거이 아니고
헤딱헤딱 뒤집는거라 하더군요.ㅋㅋ
홀딱도 좋고 헤딱헤딱도 좋으니
이 놈의 세상 시원하게 한 번 확 뒤집어 보고 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