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전국을 꽁꽁 얼어 붙게하는 한파다...
서해안쪽엔 며칠째 계속되는 폭설이고 그 여파인지 부산 날씨도 자꾸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강 추위다..
아침에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나서니 매서운 바람이 확 달겨든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표정도 추위 때문에 굳어 있는것 같다..
어제 희미한 기억을 되살려 산행후기를 겨우 적었다가 저장을 눌리는 순간 어디로 사라져 버려 황당하고 아까웠는데 오늘은 더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잘 적어 질련지 모르겠다..
이번 12월 첫주 산행지는 가까운 거제도인데 집결시간대가 이른편이라 아침부터 산행채비로 부산을 떨어되니 마누라가 조금
신경질적인 반응이지만 이젠 백수 7년차라 눈치 백단의 내공이 있어 이쯤은 쉽게 넘어갈 정도다..
동래역 건너편 도로에 겨우 한자리를 비집고 오륙도가 큰덩치에 비해 수줍게 서있는 모양새다..
오늘도 동참한 산우님들이 많치 않는지 자리가 많이 비어 있다..
만덕을 지나고 낙동대교입구에서 마지막 화명동 팀이 탑승을 마쳐도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인다..
오늘은 천연기념물인 이유덕 회장이 갑작스럽게 집안에 변고가 생겨 불참을 하였고 무심의 든든한 산대장 기장신사 이윤홍님,
살인적인 미소를 날리는 이호자 총무님,감사 채점순님,산행이사 조정기님,후미대장 김영철님,홍보이신 미그린원장 김세희님,
눈웃음이 이쁜 한영옥님,오랫만에 동참을 해주신 엔젤 이예스터님,언제나 후덕하신 김성태님과 찰떡궁합인 김유환님,박달재
신사 같은 심재홍님,신두선님,권성욱님,날다람쥐 정숙이님,철마신사 김영오님,말없는 침묵자 주진명님,억척이 아지매 규리님,
꺽다리 신사 박학수님과 절친이신 최태열님,호탕한 노신사 배평순님,개미허리 최희남님,유외순님과 소담까지 총 23명이 동참이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오륙도가 강변로를 따라가다 명지대교를 지나서 거가대교 입구 가덕 휴게소엘 잠시 정차...
산행지 들머리인 저구사거리 도착이 10시 반이 조금 지난 시간대다..
오늘 코스는 저구사거리~전망대(269m)~세말먼디(315m)~내봉산(359m)~천년송~315m~망산(397m)~명사버스정류소 까지다.
시간은 대충 4시간이 소용될 예정인데 날씨가 산행하기엔 조금 쌀쌀하지만 이런날이 걷기엔 적당한 기온이지 싶다.
바람이 다소 강한게 흠이다.
전망대 까지는 계속된 된비알진 오름이다.
바람은 차고 코끝이 시려 오는데도 등줄기며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전망대 까지도 악전고투를 했는데 또 세말먼디가 거대한 높이로 닥아온다..
근 한달 가량을 컨디션 난조로 쉬었다가 모처럼 하는 산행이라 힘겹고 숨결이 더욱 거칠어 진다.
1진은 앞서가더니 세말먼디를 지나서 잠시 쉬어갈 요량인지 기다리고 있다가 2진인 우리가 도착하자 조금 쉬었다 바로 달아나
버린다..
세말먼디(경상도 방언으로 먼디란 높은곳을 가리킴)를 지나자 또 내봉산이 쪼삣하게 솟아 있다..
이 산군은 거제도 남쪽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산의 고도는 낮지만 여러번 오르락내리락 하는 코스라 쉽게 체력이 소진될수 있으니
체력안배를 잘해서 걸어야 하고 또 여름철엔 능선코스가 많아 군데군데 그늘이 적으므로 피하는게 좋을듯 하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바라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걸을수 있어 조망은 정말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이 산은 고려말(조선조말이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슴)국운이 기울면서 왜구의 침입이 잦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산정상에 올라서서
돌아가면서 망을 보았다는 데에서 산이름이 유래 되었다고 한다.
당시도 일본넘들이 수시로 지역민들의 농작물과 가축들을 약탈해 갔다고 하니 우리와는 오래전 부터 완전 웬수같은 민족이다.
망산이란 한자로 표기를 하면 望자가 바랄망인데 그래서 바다를 바라보는 산이라는 의미란다..
동북간으로는 노자가 가라사되 망산에 오르면 천하제1경을 바라 볼수 있다...즉 노자산과 가라산이 가로막고 있고 망산에 오르면
한려수도 해상공원인 이곳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한눈에 쏘옥 조망할수 있어 힘들게 올라 땀을 식히면서 바라다 보는 이곳의
풍광은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이 2% 부족한 느낌이 들 정도로 멋져 그냥 감탄사가 나온다.
내봉산을 지나서 바람이 들부는 평평한 곳에서 12시가 막 지난 이른 점심상을 펼친다.
금새 멋진 한정식 밥상이 펼쳐진다. 완전 산해 진미다...
후미조가 도착할쯤 우리는 식사가 거진 끝날 무렵이였고 식사중에 자리를 틀고 일어서서 오후 산행을 시작했다..
능선길이 끝나고 망산을 오르는 된비알이 시작되자 금새 숨이 가파온다..
등로도 거칠다..눈을 뗄수가 없을 정도로 등로가 불규칙하게 울퉁불퉁하게 돌들이 많은 길이다.
더뎌 망산(397m) 정상이다..
눈아래 대병대도며 소병대도가 손에 잡힐듯이 닥아오고 누렁섬,소덕도,대덕도 장사도.매몰도가 조망된다..
망산 정상 남사면은 깍아지른 절벽인 넓적한 암봉을 이루어 정말 사통 팔달이다..
정상엔 우리 무심산우들 뿐이고 다른 팀은 한명도 없다..
오늘 완전 정상을 전세낸 기분이다..
정상 표지석 정면엔 망산이라고 표기가 되 있고 뒷면엔 천하제1경이라고 적혀있다..
인증샷을 맘껏 남기고 하산을 서둘렸다..
정상에서 내려서는 등로의 경사가 만만찮다.
바람은 계속 강풍이 불어되지만 내려서는 길에서도 땀은 삐질 거린다.
약 4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하산이 끝났다.
돌아오는 차창에 갑작스럽게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새 진눈개비로 바뀐다.
거제도에서 첫눈을 보다니 정말 귀한 보석을 만나듯한 기분이다..
그것도 존경스럽고 사랑스러운 산우들과 함께한 하루이기에 더욱 값진 선물인듯 싶다.
뒷풀이는 부산 만덕 김성태 사장님 건물에 있는 횟집에서 한단다..
부지런히 달려 부산에 도착하니 4시다...곧 술(酒)時라는 의미다.
사실 오늘 회장님이 있었드라면 생귤로 뒷풀이를 한다고 했었는데 산행도 일찍 마쳤고 거제도에선 너무 이른 시간대라 곧장
부산으로 와서 뒷풀이를 했지만 워낙 참가한 인원이 적은데다 회까지 먹인다니 완전 적자지 싶었는데 찬조를 해주신 선배님들
덕분에 배불리 먹었던것 같다..
오늘 찬조를 해주신 분이 오륙도 박태호 기사님이 뒷풀이 동참도 안하시고 거금 십만원을 찬조해 주셨고 조이사님과 배평순님이
거금 오만원씩 찬조해주셨고 나머지는 김성태사장님이 거하게 쏘신 모양이다.(전체 횟값 4십만원)
아마도 무심이라는 자생단체에서 만난 귀한 인연 때문에 그런 거금을 찬조해주신 분들에게 머리숙여 깊은 감사를 전해본다.
돌아오는 길에 오랫만에 걸었던 탓에 조금은 피로가 몰려 왔지만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마감할수있었다......
똥배가 태산이였다가 丘陵으로 변해가는 소담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