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2호 취재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바로 <하늘목장>이었습니다.
해발 600미터 고지대에 수만평 너른 초원을 만들고 거기에 3백 여마리의 양떼가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뛰놀고 있는 곳. 멀리 강원도 대관령에만 있는 줄 알았던 이런 양떼목장이 내가 살고 있는 괴산에 있다니! 이토록 아름답고 수려한 목장이 괴산주민에게 알려져있지 않다는 점도 의아했고, 괴산살이 무려 십 년이 지나서야 이곳을 방문하게 된 제 자신의 무관심에도 반성을 하게 되었어요.
하늘목장 김운혁 대표 부부가 이곳에서 목장을 시작한지는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염소를 기르는 목장이었는데 2018년부터 젖을 짜는 산양목장으로 바뀌었어요. 2011년에 구제역으로 염소 350마리를 몽땅 잃고 실의에 빠져있으면서 사람과 동물이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목장의 길은 없을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지금 하늘목장은 동물복지 친환경농장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산양유를 생산해서 판매하고, 더이상 젖을 짤 수 없는 나이가 되면 천수를 누리다 목장에서 자연사하게 둔다고 합니다. 육용으로 고기를 판매할 수도 있지만 살아있는 동안 내내 젖을 제공해준 양들이 고맙고 식구같아서 자연으로 보내주고 싶다고 하는 목장 대표님 말에 잠시 숙연해집니다.
내년에는 이곳 하늘목장에 뉴질랜드에서 새로운 어린 양들이 식구로 들어옵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양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목장을 개방하고 있는데요, 아무 댓가없이 개방하는 목장에 찾아온 손님들이 쓰레기를 마구 버리고 가는 일들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특히 쓰레기를 돌 틈 사이같은데 끼워두고 가면 미처 쓰레기를 찾아내지 못해 양들이 이 쓰레기를 삼키고 죽는 일도 일어나곤 한다고 해요.
방문객들이 편한 시간 보냈으면 싶어서 주차장에 벤치를 설치하고 그늘막도 만들어두었더니 얼마 가지않아 그곳은 고기를 구워먹은 흔적과 쓰레기들로 뒤덮였다고 합니다. 하는 수 없이 벤치를 철거하고 머물지 못하게 했다고 해요.
대체 인간이란....왜 그러는 것일까요....
무료로 들어와 즐거운 시간을 누리면서, 그 땅을 함부로 하고, 동물을 해치고, 쓰레기를 버리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히는 이런 사람들은 대체 어떤 이들일까요....말만 들어도 너무나 속상했습니다.
지금도 하늘목장은 방문을 원하는 이들에게 열려있습니다.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와 생명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에 공감해주길 바라고 있는데요, 함부로 홍보하고 싶지가 않습니다. 망가질까 두려워서요.
"툭" 2호를 보시면 하늘목장에 대한 소개 기사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만일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반드시 조용히 초원을 거닐며 양떼를 놀라게 하지 말고, 함부로 행동하지도 말고, 무엇보다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착한 여행을 권해드립니다.
**툭2호는 숲속작은책방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인터넷 서점에서도 구매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