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 하나이던 이전 시기와는 달리
3학년 시기의 아이들은
세상과 나의 분리를 느끼며
내적 공간을 원한다고 합니다.
이런 바램이
물리적으로는 자기방을
갖길 원하고, 무언가를 구조화 시켜 보고자하는
열망으로 나옵니다.
또한 이전과는 다르게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실제성에서 오는 불안함들을
의식주 해결을 경험해 봄으로써 안정감을 찾도록 돕습니다.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도 갖게 하고요.
무등 3학년은,
농사는 에포크로 계획하지 않고,
학교 앞 밭에 작물을 심고 가꾸고 거두고
나누어 먹는 작업을 봄부터 가을까지 하려고 합니다.
집짓기는 5월 에포크 수업으로 잡았습니다.
먼저 집이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곳일까요?
“집” 하면 떠오르는 말들로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다양한 말들이 나왔지만, 엄마 아빠는 공통된 단어였어요.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의 집도 알아보고요.



교실 밖에서는 터다지기(망께 이용)와 흙벽돌 만들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흙을 반죽해서 나무틀에 채워 넣을 때
잘 다져 넣지 않으면 벽돌에 금이 가거나 부스러진다는 사실을 말로 하지 않아도 알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조금이라도 더 단단히 다지려고 애를 썼지요.
터다지기를 할 땐 네 사람이 힘을 맞추고 호흡을 맞췄을 때 쿵 소리와 함께 땅이 단단해져감을 몸 속 깊이 느끼는듯 했습니다.









셋째주엔 집을 이루는 것들의 역할을 알아보고
흙으로 자기만의 집을 만들어 보았어요.
(사진이 없어 아쉽네요)
그리고 마지막주.
우리가 만든 흙벽돌을 이용해서 화덕을 만들기로 했지요.
화덕을 만들자고 하니
아이들은 왜 작년 3학년들처럼 큰 집이 아니냐며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만든 벽돌을 이용 할 것과
완성 후 피자(먹을 것이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가 되어서는 안되지만...)를 구워서 학교 사람들 모두에게 선물 하자는 말에 모두들 좋아라 했습니다.
실은 피자가 아니라 해도 시작부터 완성까지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 있었으므로 규모가 작긴 했지만 불집(화덕)을 만드는 일에 모두가 동의를 했던것 같습니다.
작년 3학년이 쓰고 남은 벽돌 50여장과
추가로 사온 벽돌 70장,
우리가 만든 흙벽돌 30장,황토몰탈 25kg 7포대,
지붕에 쓸 스탠파이프 약70cm짜리 3개,
중간에 불칸과 열칸을 나누는 곳에 어떤 재료를 쓸것인가 고민 끝에 도자기 가마에서 쓰던 내열판 두장을 쓰기로 결정.
아이들은 화덕 만들 곳 땅을 반듯이 정리하고 단단히 다지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너도 나도 벽돌 쌓는 일만 하겠다고 하더니
이틀째 부터는 황토몰탈을 포대에서 퍼내는일, 물에 개는 일, 나르는 일 쌓는일로 나누어 일을 하더군요. 노동요 대신 옆에서 만담을 하며 웃게 하는 역할까지^^ 척척 손발이 맞는 느낌이 들때 말없이 일에 몰두하는 순간들을 자주 경험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말을 안했나....쩝)
한 줄에 들어가는 벽돌 높이를 맞추기 위해 긴 나무판을 올려놓고 쿵쿵 망치로 칠 때면 아이들 영혼이 이 땅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려는 듯 느껴졌고,
황토반죽의 묽기를 조절하여 최적의 상태를 찾아 내려 하는 모습은 마치 세상과 관계 맺는 법을 배워가는듯 했습니다.
마지막주 4일을 에포크 시간과 형태그리기, 수채화, 수학연습 시간까지 모두 동원해 완성한 우리의 화덕은 꽤 그럴듯한 모습입니다.
아이들도 나름 만족스러운지
“ 도움 받지 않고 우리가 만들었지요?”를 확인하면서 뿌듯해 하는 얼굴들입니다.
물론 제일 중요한, 화덕이 제 기능을 하는지는 다음주 금요일에(마르는 시간이 필요했으므로) 확인해 봐야 할 일이지만요.
피자 구워 형님, 동생들에게 대접할 생각에 기대감이 가득입니다.







집짓기 한달 수업이 끝나고
바닥난 제 체력과는 반대로
아이들은 새로운 기운이 도는듯 보였어요. ㅎ
5월 한달 동안 열심히 배우고 일한 3학년!
수고 많았습니다~
첫댓글 타고난 일꾼들이 만들어낸 화덕은 전문가의 냄새가 폴폴 나더이다ㅎ
3학년 아이들은 생기가 넘치고 선생님의 눈과 손은 퉁퉁 붓고..!ㅜㅜ 고생많으셨어요^^;;
화덕피자 기대하고 있을게요!♡
기대해 주세요~ㅋ
완성된 화덕을 옆에서 보니 거북이 같기도 하고..작지만 위용이! 멋져요! 밴질 3학년 아이들 데리고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제대로 피자가 구워져 나오면 아이들 기뻐서 하늘로 튀어 오를것 같네요.
열혈복습녀 유단이는 파스텔로 그림 그리는 제 옆에서 푹,꾹,쭉 세 단어로 벽돌 만들기를 정리했더랍니다.^^
푹, 꾹, 쭉
정말 기발한 표현이네요. ㅎㅎ
어른들도 하기 힘들었을텐데 아이들이 힘을 합쳐서 잘도 만들었내요.
옆에서 얼매나 많이 고생하셨을까요. 우리선생님 ^^
남학생들에게 무거운거 나르는 일 부탁했다가 여학생들 항의가 쇄도. 왜 우리는 안하냐며...;;
집짓기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민석이는
화덕이 만들어지자마자
흙은 마르지도 않았는데,
구워먹을 빵을 어떻게 공수할건지 묻더이다.
피자를 구워 돌릴 생각에 흥에 겨운 지난 며칠입니다.
고생많으셨어여. 선생님.
그러게요.
꼭 기대에 부응해야 할텐데요...ㅎ
성에 차고도 넘칠만큼 맛난 수제 피자로 감동을 준 3학년!! 한 달 동안 착착 다져지고 볕에 잘 말려진 벽돌로 만들어진 화덕도 참으로 멋졌고.. @.@ 그 화덕 안, 뜨거운 불의 온기로 구워진 피자를 뿌듯함과 즐거움으로 기쁘게 나누는 3학년의 모습에서.. 복 받은 아이들과 선생님이구나 생각했지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집짓기수업!! 역시 무등의 대표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