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남단에 있는 영암은 ‘영암아리랑’의 발상지이며, 빼어난 월출산과 일본에 천자문을 전해준 왕인박사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는 딱히 떠오르는 상징이 없는 농촌지역으로 알기 쉽지만 영산강 하류의 삼호읍 간척지에는 대불국가산업단지에
신항만과 조선소를 비롯해 거대한 중공업단지가 들어서 있고, 2010년에는 세계최고의 자동차경주인 F1 경기가
국내 최초로 열렸다.
국토의 끝자락에 있지만 문명과 산업에서는 첨단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월출산이 바라보이는 백룡산과 활성산 자락을 잇는 백리길은 산업화와는 별도로 훌륭하게 보존되고 있는 대자연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산뜻한 여로다.
* 달이 뜨는 월출산의 고장
영암 하면 단연 월출산(809m)의 고장이다. 거대한 기암괴석과 바위 봉우리들이 즐비해 금강산을 빼닮은 산세가 출중한 기세로 하늘을 찌른다. 처음 월출산 아래에 서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감탄을 멈출 수가 없다.
높이는 금강산(1638m)의 절반이지만 저지대 평야에서 솟구친 암봉들은 치밀하면서도 고고하다. ‘영험한 바위’라는 뜻의
영암(靈巖)이라는 이름은 통일신라시대인 757년에 붙여졌고 월출산 천황봉에서는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천신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전하니, 옛사람들도 바위가 춤을 추듯 하늘을
가르는 산세를 특별히 보았던 모양이다.
중국과 일본을 중계하는 국제무역항이었던 상대포는 영암읍 서쪽의 영산강변에 있었는데 왕인과 최치원이 배를 타고 떠난 곳으로 전한다. 왕인은 5세기 초 일본에 건너가 오사카와
나라지방을 중심으로 발흥한 아스카(飛鳥) 문화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지금도 일본인들은 왕인박사 유적지를 찾아
문화를 전수해준 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으니, 옛날 목동이 소나 말을 탔듯이 현대의 방랑자는
일본 문화의 원류 한 가닥은 월출산의 정기를 타고 흘러갔다고 자전거로 황야를 누빈다.
할수있다
활성산 정상에는 한때 목장과 산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황량한 초원지대만 남았다.
* 활성산에 남은 산성 터와 목장
영암읍은 월출산 북쪽 들판에 자리하고 있다. 서쪽은 영산강 하류 방면으로 평야가 계속되지만 동쪽과 북쪽은 산으로
가로막혀 영암읍에 서면 분지처럼 느껴진다.
북쪽을 가로막은 산이 백룡산(421m)이고, 동쪽은 활성산(498m)이 월출산과 더불어 영암을 에워싸고 있다.
월출산이 땅속에 박힌 화강암이 거칠게 드러나 골짜기마다 천길 절벽이 가득하다면
활성산은 정반대로 바위 하나 드러난 데가 없을 정도로 무덤덤한 육산이다.
산정에는 아예 넓은 고원까지 형성되어 있어 옛날에는 산성이 있었고 최근까지는 목장이 있었다.
활성산이란 이름도 산정에 있던 활성(活城) 산성에서 유래했다.
임진왜란 때 활 쏘는 훈련장으로 쓰인 데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하며 정상 일 대에는 지금도 토성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백룡산은 이름은 그럴 듯하지만 높이나 산악미는 평범해서 전국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보통 산이다.
그러나 위에서 보면 주능선이 세 갈래로 뻗어나가 삼각형을 이루는 특이한 형태다.
백룡산은 숲이 울창해서 산림관리를 위한 임도가 많이 개설되어 있는데, 이 임도와 활성산의 목장길을 연결하면
산악과 초원 그리고 들판이 어우러지는 멋진 코스가 된다.
활성산 정상에 서면 월출산도 바위로 어우러진 전모를 드러내며 등정을 반겨준다.
이 코스는 2007년부터 산악자전거대회가 열려 전국적인 명성을 높여가고 있기도 하다.
* 코스안내
총길이 36km이며 휴식 포함해서 4시간 정도 잡는다.
갈림길에는 산악자전거대회 코스 표지판이 남아 있어 길 찾기가 편하다.
1. 산악자전거대회의 출발점이기도 하면서 시가지 외곽에 있어 찾기 쉬운 영암공설운동장을 기점으로 삼는다.
나주 방향 13번 국도를 따라 5.5km 가면 오른쪽으로 수현마을 갈림길이 나온다.
수현마을을 통과하면 본격적인 임도와 만난다. 임도는 백룡산의 북쪽 자락을 돌아 활성산과의 사이에 있는 고개인
영운재까지 계속 남쪽으로 이어진다. 도중에 갈림길이 몇 곳 있는데, 왼쪽 길은 대개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므로
직진 같은 우회전을 해야 한다.
2. 수현마을 초입에서 백룡산을 휘돌아 15.5km 가면 산길을 벗어나서 819번 지방도로 내려선다.
도로에서 우회전해 500m 올라가면 영운재 고갯마루 쉼터에서 왼쪽으로 좁은 아스팔트길이 갈라진다.
이 길이 활성산 오르는 길이다. 2km 정도 오르막을 올라가면 갑자기 시야가 트이면서 초원지대가 나타난다.
예전 목장이 있던 터다. 그대로 초원 가운데로 난 큰길을 따라가면 통신탑이 있는 활성산 정상 아래 삼거리에 도착한다.
근처에 있는 둑 형태의 구조가 활성산성의 토성 흔적이다.
3.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700m 정도 내려가면 잠시 경사가 완만해졌다가 장암리 쪽으로 급하게 내려가는 임도가 이어진다.
산을 벗어나서 선황제를 오른쪽으로 돌아 들판으로 들어서면 잠시 후 고색창연한 장암정이 왼쪽으로 보인다.
819번 도로와 만나 좌회전해서 2km 가면 출발지인 영암 공설운동장이다.
활성산 초원지대 뒤로 월출산의 영험스런 바위들이 하얗게 전모를 드러냈다.
활성산은 남도의 놀라운 기암절경인 월출산 전망대이기도 하다.
* 주변관광지
* 구림 전통마을
구림마을은 전통이 무려 2200년이 넘고, 440년이 넘은 대동계가 아직 맥을 잇고 있는 특별한 곳이다.
백제의 왕인박사, 신라 말의 도선국사, 고려 초의 최지몽이 이곳 출신이다.
전통 주택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어서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하다.
인공으로 조성한 민속촌이 아니어서 더욱 자연스럽고 왕인박사 유적지도 마을 옆에 있다.
영암읍에서 목포 방면으로 819번 지방도를 따라 8km 정도 가면 나온다.
*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IC에서 강진 방면 2번 국도를 따라 21km 가다 독천에서 영암 방향 819번 지방도로 갈아타면
영암까지 35km, 약 30분 거리다. 호남고속도로 광산IC에서 13번 국도를 타면 45km, 40분 거리.
* 주차: 암공설운동장 입구에 무료주차장이 있다.
* 숙박: 암 읍내의 모텔이나 읍내에서 5km 떨어진 월출산온천을 이용한다.
* 식사: 암읍내에 식당이 많이 있으며, 바다가 가까워 해산물이 풍부하다.
* 휴식: 백룡산과 활성산 사이의 영운재, 활성산 목장터, 장암정 등지가 쉼터로 적당하다.
* 주의: 영암읍내에서 장산리까지 5.5km는 왕복 4차로의 13번 국도를 따라가야 하므로 과속하는 자동차에 주의한다.
영운재에서 활성산까지는 좁은 아스팔트길이고 간혹 자동차가 다니므로 오르내릴 때 신경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