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촌의사에 국의대사까지 소의 걸음으로 걸어오다.”
현대 중의 비위병의 국수(國手)
리쩐화李振華
1. 생애
리쩐화 교수는1924년 11월에 출생하였고, 허난(河南) 중의학원 주임의사이자 교수이다. 1943년 3월부터 임상 진료를 시작하여 60여년간 중의 임상, 교육 연구에 매진하였으며 풍부한 임상경험과 깊은 학술적 지식을 쌓았다. 급성 열병, 비위병 및 난치병의 치료에 특출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제 7회 전국 인민대표로 선출 되었으며, 중국 중의약학회 상무 이사, 종신이사를 역임하였다. 위생부 고등 의약 교재 편찬위원회 위원, 허난성 중의약 고급 직책 평가위원회 부주임, 1990년 전국 초대 명노중의 경험 계승작업의 교수를 맡았다. 2009년 4월 인력자원·사회보장부, 위생부, 국가 중의약 관리국으로부터 제1기 '국의대사'로 선정되었다.
2. 학술사상과 사유방식의 특징
(1)비위脾胃학술 사상
리교수는 수 년간의 임상경험과 비위학설의 연구를 통해 “비는 원래 허하고, 실증이 없으며, 위는 대부분 실증”이라는 학설을 제시하였다. 비허는 기허 증상이 위주이지만 심하면 양허에까지 이르고, 비는 음허 증상이 없지만, 위는 음허 증상이 있다고 하였다. 리교수의 장기간에 걸친 비위병의 임상경험과 통계자료에 의하면, 각종 만성 위장병 환자 중에서 비위기허 증상인 사람은 90%에 이르고, 위음 부족인 사람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비위병을 치료할 때, 리교수는 만성 비위병의 기(양)허 환자의 90%이상을 사군자탕, 오미이공산五味異功散, 육군자탕, 향사육군자탕, 평위산, 온담탕, 귀비탕, 사신환, 위령탕, 시령탕柴苓湯등의 경방經方, 시방時方을 기초로 치료에 임하는데 여기에 자신의 수 십년간의 임상경험에서 도출해낸 경험을 더하여 비, 간, 위를 동시에 치료하는 이씨향사온중탕李氏香砂溫中湯과 위위방萎胃方을 만들었다. 이 두 방제는 각종 만성 비위병의 비위기(양)허증에 아주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위음허증의 비위병 환자는 대부분 열성병(열성 전염병 포함)후기, 고열 혹은 온조溫燥한 약의 과용, 음허내열의 체질 등의 원인에 의해 위음이 상한 경우가 많다. 이 때, 리선생은 자양위음약을 많이 사용하는데, 섭천사선생의 양위탕을 기본방으로 하여 백작약, 지모, 화분, 진피, 계내금, 초삼선을 가미한 처방을 주로 사용한다.
또한 리선생은 “7.5”국가 중점 과학기술 공식 항목인 “만성위축성 위염 비허증의 임상 및 실험연구”를 진행하면서 상기질병의 병리특징인 비허, 간울, 위체의 를 근거로 하여 도출한 “비의건脾宜健, 간의소肝宜疏, 위의화胃宜和”(비장은 건비로, 간은 소간으로 위장은 화위법으로 치료한다)의 학술관점을 제시하였으며, 비위병의 치료가 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2)외감열병外感熱病학술 사상
리선생의 외감열병에 대한 학술사상은 “상한의 기본 병리는 손양상정損陽傷正이다.” 그러나 “신체 자체의 양기가 왕성하거나 또는 열성熱性약의 과용으로 체내에 열이 울결되면 차가운 약을 사용한다.” 는 것이다. 그는 이런한 관점의 이론으로 상한병과 난치병을 치료하였다. 온양부정법은 리선생이 임상에서 사용하는 기본 치료 방법이다. 그는 이 방법으로 수많은 내상 잡병을 치료하였다. 그러나 리선생은 사하약瀉下藥의 사용에 대해 아주 신중하였다. 이는 그가 비위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임상 사상과 용약 특징은 장중경의 《상한론》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 리선생은 장중경 사상에 포함되어 있는 비위보호이론을 기초로하여 그 위에 자신의 임상경험을 통한 이론적 성과물을 더하여 독특한 비위학설로 발전시켰다. 또한 온병사상을 종합하여 청열, 해독, 진액의 보존을 중시하는 치료법으로 온병의 여러 병증을 치료하였다. 리선생은 음양학설의 강령을 운용하여 “온병의 치료는 음양이론을 기본으로 해서 양증의 문제를 해결한다.” 로 기본사상을 확립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사상으로 온병을 파악하고 외감열병을 치료하여 많은 성과를 낳았다.
(3)내상잡병 학술 사상
내상 잡병 방면에서 리선생은 비위학설 외에도 심양心陽학설, 어혈 병증치료 및 사진합참, 변증용약 등 모든 방면의 이론을 참고하였다. 심장병의 치료에서는 심양을 중시하였으며, 각종 원인으로 인한 혈어는 반드시 원인을 확실히 찾아내고 변증 치료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중의진단방면에서는 우선 진맥으로 주요 증상을 기본적으로 판단하고 기타 진단방법을 통하여 나온 결과를 동시에 참고한다. 이렇게 사진을 종합하여 분석하여 변증하고 거기에 맞게 치법과 방약을 도출해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변증을 통한 용약을 중시하여 약의 사용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할 것을 강조한다.
리선생은 중의와 서의는 서로 다른 이론 체계를 가진 과학적인 학문으로 각각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하였고, 선진화된 기계의 사용으로 진단이 많이 편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중의 변증과 용약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였다.
3. 임상 사례
(1) 만성 천표성위축성 위염(건비, 소간, 화위和胃로 치료하다)
장張모, 남, 51세. 학교교사, 2005년 7월9일 초진.
[초진]위완 부위의 창만감이 2년 반이 되었고, 계속적인 과로상태였다. 오랜 기간의 강의와 학생 지도로 불규칙적인 생활이 지속되어 피곤하고 잠을 쉽게 들지 못했다. 2003년 1월부터 위완 부위의 창만감이 있고, 식사량이 줄었으나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같은해 8월 통증이 심해져서 약국에서 약을 사서 복용한 후부터 통증은 완화와 가중이 반복되어 나타났다. 12월24일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만성 위축성 위염의 진단을 받고 중약과 양약을(구체적인 것은 기억 못함) 처방받았다. 약을 복용한 후 통증은 기본적으로 사라졌으나, 현재 위완 부위의 창만감이 있고 가끔씩 은근한 통증이 있다. 식사 후 복부가 더욱 불편하였고 입맛이 없으며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편안해진다. 전신에 힘이 없고 피곤하며 안색이 좋지 않고 마른 체형이다. 설질은 옅고 설체는 반대胖大하며, 설태는 백니하고 맥은 침현하다. 위비(胃痞·만성 천표위축성 위염)로 진단하고, 치법은 이기화위, 건비온양, 조습화담으로 정하고, 향사온중탕을 기본으로 해서 다른 약들을 가감해서 처방했다.
[처방]백출10g, 복령12g, 진피10g, 반하半夏10g, 향부자10g, 사인12g, 후박20g, 회향10g, 오약10g, 계지5g, 백작약10g, 지각10g, 목향6g, 침향3g, 택사15g, 초의이인25g, 오수유6g, 유기노15g, 감초3g. 물로 달여서 하루에 한 첩씩 20일 연속 복용한다.
[재진]복용한 후 위완 부위의 은근한 통증은 사라졌다. 완복 부위의 창만감과 무력감은 이전에 비해서 경감되었으며, 식욕도 호전되었다. 대변은 하루에 1회이고 묽었다. 원 처방에 초삼선炒三仙, 내복자를 가미해서 장기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삼진]30일 복용 후 위완 부위의 은근한 통증이 가끔씩 나타나는 것 이외에 다른 증상들은 모두 호전되었다. 위내시경 결과는 위두점막 천표성/위축성 염증에서 천표성 위염으로 개선되었다. 마지막 처방에 지모를 가미하여 30첩을 다시 처방했다.
[경과]2005년 10월21일 환자가 직접 찾아와 모든 증상이 사라졌으며, 현재 음식, 정신, 체력 모두 면에서 회복되었다고 하며 치료를 멈추기를 원해서 그렇게 하였다.
(2)비신양허의 오경설사五更瀉(온보비신, 수렴리습으로 치료하다)
안安모, 여, 30세. 2006년 4월 15일 초진.
[초진]대변이 무르고 설사를 한지 3년 여가 되었고, 최근 2개월간 가중되었다. 매일 새벽 5~6시에 화장실을 가는데, 배변이 원활하지 못하고 복부에 창만감이 있다. 반위反胃, 오심이 있고, 가끔 대변 중에 점액이 섞여있으나 핏덩이는 보이지 않았다. 차가운 것을 싫어하고, 쉽게 상화上火하지는 않지만 평소 입맛이 쓰다. 딱딱한 음식이나 육류는 먹을 수 없었고, 좌측 하복부에 창만감과 통증이 있고, 가끔씩 식욕이 없다. 위내시경 결과, 만성 결장염으로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가 이상적이지 못하였다. 설질은 담하고 설체는 반대하며, 설태는 약간 백니하고, 맥은 현세하다. 치법을 온보비신, 수삽리습법으로 결정하고, 사신환과 위령탕을 가감해서 처방했다.
[처방]백출10g, 복령15g, 저령10g, 택사15g, 계지6g, 창출10g, 진피10g, 후박10g, 오수유6g, 오미자10g, 보골지10g, 육도구10g, 가자12g, 초의이인25g, 오약10g, 부자10g, 포강6g, 감초3g. 물로 달여서 14일 연속 하루에 한 첩씩 복용한다. 음식은 담백하게 먹고 날 것이나 느끼한 음식은 삼가한다.
[재진]14일 복용 후 복부의 창만감이 완화되었고, 반위, 오심, 구토 등의 증상도 사라졌다. 습조기체湿阻气滞의 증상은 점점 해결 되어가는 것으로 보이는데, 설사는 멎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신양허 증상은 여전한 것으로 보였다. 대변에 점액이 동반되고 최근에는 트림이 자주 난다고 하였다. 이에 원 처방의 포강을 건강8g 으로 바꾸고, 황련6g 을 가미해서 14일치를 처방했다.
[삼진]14일 복용 후 배변이 순조로워 졌고 점액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복부의 한기를 꺼리는 느낌도 경감하였다. 실사實邪가 사라졌다고 보고 고한한 성질의 황련을 빼었고, 비신양허가 회복되었다고 보고 대신대열한 성질의 건강을 빼고, 수렴하는 기운을 높인다는 의미로 오적골10g을 가미해서 다시 14일치를 처방했다.
[사진]14일 복용 후 대변이 형태를 띠기 시작하였으며 횟수도 정상이 되었다. 그러나 복부의 한기를 꺼리는 느낌은 여전히 존재하였다. 비신양허의 증상이 아직 모두 없어진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부자의 양을 12g으로 늘이고, 포강6g을 가미해서 온보비신 작용을 증강하는 처방을 환자에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