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하천연(丹霞天然. 736∼824)스님은 당나라 스님이다.
중국 선종 8대조인 마조도일(馬祖導一, 709~788)의 제자이다.
단하는 속가에서 유학(儒學)을 공부했다.
유학공부가 어느 정도 되어 누구나 보는 장안으로 과거를 보러 가다가 주막에서 한 선승(禪僧)을 만났다.
선승: “유생은 어디로 가는가?”
유생: 단하 “과거를 보러 가는 길입니다.”
선승: “과거에 급제해서 무엇을 하겠느냐? 과거급제보다는 공문(空門)으로 들어가야지 .
유생 단하: “공문이 무슨 말씀인지요?”
선승: “유교에는 없으나 불교에서 도를 깨우쳐야 볼 수 있는 빌 공(空)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공문으로 들어가 공(空)을 깨쳐서 스스로 도인이 되는 것이다.”
유생 단하: “스님! 공, 공하시는데, 공이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선승: 공은 "‘텅 비어 가득 찼으며 가득차서 텅 비었다’고 부처가 말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인연(因緣)화합으로 생멸한다. 세상 일체 만물은 원인과 결과로서 상호의존 하되 영구불변으로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이것이 무아(無我)이자 곧 공(空)이다. 공은 괴로움과 즐거움, 있음과 없음 양극단을 떠난 중도(中道)다. 내 몸과 함께하는 공(空)사상을 깨달음을 얻으면 세상에 얽어 매인 종으로 살지 않고, 세상 주인으로 영원히 산단다.
유생 단하: "공문으로 가려면 어디를 가야 합니까?"
선승: "마조(馬祖)선사를 찾아 가거라.”
유생 단하는 과거 발걸음을 돌려 마조선사를 찾아갔다. 유생 단하는 마조선사께 큰 절 인사도 올리기 전에 큰방으로 들어가서 나한상을 옆으로 눕혀 깔고 앉은 체 마조스님을 기다렸다. 그러자 이를 알게 된 대중들이 경악하여 급히 마조스님께 아뢰었다.
마조 스님은 “야~ 이 무슨 물건인지, 천연(天然)스럽구나?”
유생 단하는 나한상에서 일어나 마조스님께 큰절하면서 말하였다. “이름을 지어주시니 고맙습니다.”
그 후 단하는 겨울밤 혜림사(慧林寺)에서 하룻밤 묵다가 목불(木佛)을 태워 군불을 지폈다. 주지가 야단을 치자 “사리도 나오지 않는 부처라면 불이나 피워 언 몸을 녹이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이후 ‘단하소불(丹霞燒佛)’ 이라는 유명한 화두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목불을 태우는 행위를 통해 중생과 부처는 둘이 아닌 하나다. 외적인 권위와 군림보다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평등사상을 실천해 보였다. 절대 권위인 부처도 우리와 똑 같은 사람으로 격하시켰다. ‘불교 경전의 신성한 지위’를 평등, 보통에 방편(用)으로 펼쳐 보였다. 오늘날 우리에게 선불교의 궁극적 목적은 불교는 살아 있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최고이자 보통인 불교철학 사상을 설파했다.
출처 : 시니어 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