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아름다운 맛, 투플러스(1++) 한우의 맛에 푹~ 빠진 날/부천 해밀
생선회는 거부감 없이 먹으면서도 육회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비싸서? 아님 믿을 수 없어서? 평소 먹어보지 않아서?
아무튼 나부터 육회는 그리 자주 접하지 않는 음식이었는데...
그러나 이곳에서 먹은 육회와 회초밥은 그동안의 편견을 없애주기에 충분했을 뿐만 아니라
'참 맛있는 고급 음식'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요즘, 부실해진 체력(?)을 보강한다는 핑게로 평소와 달리 맛집을 찾아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그 중 맛집 블로거로 유명한 K씨의 소개로 찾은 '한우전문 정육식당 해밀'에서의 고기맛은
엄지손가락을 번쩍 치켜들 정도로 만족스러운 곳이었고, 자신있게 추천할 만한 맛집이어서
정보 공유 차원에서 소개하겠다.
지금까지의 편견(고기는 익어야 먹는다는)을 송두리째 깨버린
육초밥... 과연 어떤 맛이길래?
육회도 부위별로 맛을 보니
제각각 조금씩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는데
양념으로 무친 육회와 또다른 매력을 지닌 것 같다.
고기와 와인의 관계?
그야말로 찰떡 궁합이 아니던가.
양식 먹을 때만 와인을 곁들이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해밀에서는 와인을 함께 마실 수 있는
흔치 않은 고깃집이다.
'해밀'이라는 이름을 보고 처음엔
외국인 이름에서 따왔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라고 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최고 등급의 한우를 맛있게 먹고 난 후의 기분이 바로
'해밀' 같은 기분이 아닐까...
해밀은 정육식당인 관계로
상차림은 어른 3천원, 초등학생 2천원.
새콤달콤한 과일소스를 뿌린 샐러드로
입맛을 자극해 주면...
고기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기와 파무침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고기를 한층 감칠맛나게 만든다.
부위별 이름은 잊었지만,
구이가 아니라 육회다.
생선회보다 더 감칠맛 나는 게
'살살 녹는다'는 표현은 이런 데 써야한다고 생각했다.
소금을 찍어먹어도 좋고
기름장 혹은 마늘 섞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나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는데
블라인드 테스트였다면
아마도 '생선회'인 줄 착각할 만큼
부드럽고 고소했다.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또 하나의 육회.
예전부터 잔칫상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것인데,
육초밥과 달리 육회는 소금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버무린 거라
바닥에 깔아놓은 채썬 배와 함께 먹으니
아삭아삭 씹히는 육질이 어찌나 부드럽고 고소하던지...
생선초밥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나지만
생고기로 만든 육초밥은 먹을 일이 흔치 않았던 탓에
솔직히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검은 접시에 초록과 붉은색의 조화가
마치 미술 작품을 마주한 듯,
너무나도 깔끔하고 예쁘게 담겨져 있어
한 점 먹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했다.
입안에 넣자 부드러운 식감과 달큰하게 느껴지는 맛이
전혀 거부감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고급 생선초밥을 씹는 느낌이었다.
"생고기도 이렇게 부드럽게 넘어가네~!"
향기로운 꽃 한 송이 먹는 기분이었다.
고기는 누가 뭐래도 숯불에 직화구이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이집은 강원도에서 만든 한국산 숯만 쓴다고 하는데
숯의 차이는 역시 고기를 구워봐야 안다.
이날 우리 일행은 '입에서 살살 녹는' 한우의 매력에
푹~~ 빠졌더라는~~
내가 좋아하는 꽃등심 등장~!!
꽃등심은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
마블링이 예술이다~ㅎ
얼리지 않은 싱싱함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숯불에 올리고 기다린다.
센 불에서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딱 한 번 뒤집는데,
익지 않은 속살이 살짝 보인다 싶을 때가
가장 맛있게 구워진 상태.
정육식당답게 테이블마다 작은 저울이 놓여 있다.
고기를 100g 단위로 원하는 양만큼 갖다주기 때문에
혹시라도 의심스러울 경우 직접 무게를 달아보도록 하고 있다.
과거에 슬쩍슬쩍 양을 줄여서 내주는
비양심적인 업주가 종종 있었던 탓에
소비자의 불신을 샀던 게 사실.
레드와인 한 잔으로
암소 한우 투플러스1++ 최고 등급 부위의 고기맛에
근사한 분위기를 보태본다.
고기맛도 좋고 와인맛도 좋고~~~
기분은 더욱 좋고~~~
고기 먹은 후의 냉면 한 그릇은
왠지 속을 정리해주는 것 같아 꼭 먹게 된다.
이날 내가 먹은 비빔냉면은 매운맛과 단맛이 너무 강해
맛을 반감시켰는데,
사장님에게 얘기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참고하시라'며 말씀드리니
선뜻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마인드의 업주라면 믿을 수 있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덜 맵고 덜 달았다면
분명 '다시 찾고 싶어지는' 냉면이 될 것이다.
남편은 육개장을 시켰는데
고기를 배불리 먹은 후였음에도 '진짜 맛있다'며
한 그릇을 모조~~리 비우더라는~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서의 육개장은 당연~히 최고 등급의 한우로 끓였을 테니까~^^*
정육식당의 장점~!!
고기가 신선하다~!
가격이 착하다~!
우리가 이곳을 방문하기 사흘 전에 들어온 한우의
등급판정 확인서.
함께 식사한 DJ 김광한 씨에게 싸인을 부탁한
'해밀'의 사장님 부부와 기념촬영한 김광한 씨.
해밀은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암소 한우 전문 정육식당 해밀은
부천 원미경찰서 정문 바로 앞에 있어서
찾기도 쉬운데
7호선 신중동역 원미경찰서쪽 출구로 나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