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정원
2015년에 뇌출혈로 많이 아팠다. 퇴원해서 집에 왔지만 몸을 움직이기가 어려웠다. 10분 정도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어정 한 자세가 지속되자, 손님조차 오는 것을 남편은 막았다. 고통 속에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넘쳤다. 문학관 쪽의 활동을 살펴보고 수강신청 기간이 지나버렸지만 등록했다. 문예교실에 나갈 수 있었고, 몸 상태는 120분 강의를 50분 받는 정도로 허락됐다. 오고 갈 때는 남편이 도와주었다. 점점 회복이 되면서, 시 창작 활동, 일상의 글쓰기를 하는 모임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길로, 나를 이끈다. 문학이 주는 힘이다.
문예교실을 지도하셨던 선생님께서 당부 말씀이 있었다. 목포를 떠나기 전 마지막 말이라고 했다. 나름대로 모임을 만들어 살라고 했다. 사사로운 생각을 버리고, 1년에 한 번 만나 밥을 먹고, 이야기하고,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만나면 건강한 삶이 채워진다. ‘돈에 구애받지 않도록 너무 많은 수가 아닌 다섯 명 이내로 한다, 돈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내고, 맛있게 먹고 그다음 사람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아직도 장애학생을 사랑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두 분 선생님을 소개한다. 근무할 때 친하게 지내었고. 여전히 만나고 있다. 워낙 반듯하고, 헌신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 정신지체를 맡은 선생님들은 제자가 없다. 그리고 가르치는 내내 고통스러운 마음이 짓누른다. 열심히 지도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는 매우 드물고 연임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행동장애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난폭해지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을 때리고 오줌똥도 주 1회 이상 싼다. 말초신경에 두꺼운 금이 간다. 이런 제자에게 넓은 가슴을 내주고, 모든 것을 감싼다. 만날 때마다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학생들에게 힘써 달라는 말을 붙박이로 한다.
선생님들에게 문예교실 선생님 말씀을 했다. 우리 모임도 영구히 가도록 1년에 한 번 9월 9일로 못을 박았다. ‘가볍게 만나고 밥값은 내가 꼭 낼 게요‘ 하니. 생긋 웃으면서 ‘그러세요’ 한다. 2016년에 한 약속이다. 코로나 19로 시간은 느리게 간다. 가끔 두 선생님이 생각난다. 중년을 넘은 남자들이다. 훌륭한 선생님이 곁에 있다는 것이 기쁘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어 가는 일이다.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5월부터 시작되는 팬텀 싱어가 있기 때문이다. 티브이에서 팬텀싱어는 3년 내리 감동을 준다. 팬덤 싱어는 성악, 뮤지컬, 국악, K-pop 보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천상의 목소리를 갖고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진정한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을 총망라하는, 국내 최초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 말한다. 신기한 마술을 보듯 정신을 빼앗고 긴장감을 준다. 출연자들은 조를 이루어 경연한다, 불타는 젊음을 보는 이들에게 마음껏 선사한다. 황홀한 마음으로 그들을 찾아간다
첫댓글 저도 2019년도에 퇴근길에 뇌출혈로 쓰러져 대학병원, 한방병원에서 치료했어요. 선생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됩니다. 정기검진 받는 교수님에게 "선생님 저 너무 무서워요. 재발하면 어떡해요" 했더니 평소에 건강검진 잘 받고, 음식조절하고 무리하지 않으면 그럴일은 없다고 하시네요..
정선례님 소중한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를 주셔서 건강에 큰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