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월 22일 금요일의 일이다.</p><p> </p><p>하루 전날 5,6학년이 화랑도에 참가한다고 1박 2일 일정으로 학교를 떠났다.</p><p>일의 시작인즉은....</p><p>단원의 절반인 5,6학년이 수업에 빠지게 되면서,</p><p>금요일 6,7교시 오케스트라 수업을 쉬게 된것이다.</p><p>아침열기 시간에 공강 이야기를 듣고 </p><p>부랴부랴 반대표이신 유단 어머니께 문자를 보냈다.</p><p>이러저러해서...3시 하교합니다... 사정이 안되는 가정은...기존대로...</p><p> </p><p>그런데  아이들은 그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고</p><p>집에도 알렸다는것이 아닌가...</p><p>고뤠???</p><p>그렇지, 지난 수업 때 얘기했었겠네...</p><p>근데 난 왜 공지를 안한거?</p><p>음 ... 바쁘고 정신없는 김@민 선생님이 전달하는걸 깜빡하신 모양이군...</p><p>아이들은 5교시 후에 하교라는 사실에 모두 신나했었다.</p><p>무튼 수업은 시작되었고 에포크 수업이 끝날 무렵</p><p>교실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린다.</p><p>아.... 우리 천사같은 1학년들이 항상 배고파있는 8학년들에게</p><p>간식을 나눠주러 온건가...</p><p>네~어서 들어오...신 분은</p><p>...행정선생님이셨다.</p><p>선생님은 방긋 웃으며 말씀하셨다.</p><p>"유단 어머니한테 전화가 왔는데,</p><p>대치 사는 아이들... 동욱이 태인이 유단이 그리고 도현이</p><p>오늘 학교 끝나면 대치로 걸어오랍니다~~"</p><p>아... 네...네???  (행정선생님 이미 가고 안계심)</p><p>애들 웅성,  얼굴 상기,  순식간에 분위기 험악,,  </p><p>말도 안돼...부터 시작해서 거의 욕할 기세...  </p><p>걸어가려면 두시간은 걸릴텐데 일찍 끝나는 의미가 없다,</p><p>왜 엄마들 맘대로냐, 나는 집에 안가고 여기 있어불란다...</p><p>미리 말했으믄 자전거를 타고 오지 않았겠냐....등등</p><p> </p><p>전화하러 간다는 녀석, 투덜대는 녀석 등등으로 몇 안되는 교실안이</p><p>소란스러움을 넘어 아조 난리 난리다.</p><p>'흐미...어쩌자고 행정선생님은 저 이야기를 하필 이 때 와서 하신거여...~?</p><p>끝나고 집에 갈 때 하시든지  하지...</p><p>글고 먼 두시간은 두시간이여...</p><p>한 시간이믄 걸어가겄구만...</p><p>오메  쟈들 하는꼴이 오늘 수업은 다 해부렀네...</p><p>흐미...하필 4교시도 내 수업(장구)이고,,, 5교시도 내 수업(목공)인디....</p><p>으짜스까...저 놈들  뚜따발해갔고 있을것 같은디 ,,, 성가시네.....'</p><p>그나저나 엄마들 모의를 잘하셨네 ㅋㅋㅋ</p><p> </p><p>아니나 다를까 3교시 중국어 수업이 시작됐는데도</p><p>이녀석들 나온 오리입은 들어갈 줄 모른다.</p><p>3교시가 끝났는데도 여전하다.</p><p>못참고 한마디했다.  (다음 시간이 내 수업인디...어쩔것이여요...)</p><p>"니들,  3시에 있을 일 가지고 지금 부터 계속 그렇게</p><p>얼굴 퉁퉁 부어있을 참이냐???</p><p>오늘 할 일이 집에 걸어가는것만 있는게 아니잖냐...</p><p>오후에 있을 일 가지고 종일 화내서 너희한테 좋을게 뭐냐?"</p><p>한 녀석이 얼굴 붉히며 대든다.</p><p>"선생님 같이 걸어가실래요???"</p><p>"그래! 가자, 내가 같이 걸어가면 화가 안날 일이냐??" (근디 우리집은 그쪽이 아니여...)</p><p>쭈볏쭈볏 입은 움직이는데 말소리는 안들린다.</p><p>장구 수업하러 강당으로 가는 녀석들 뒤통수에다 대고 </p><p>"한 번 걸어 간다고 뭔일 안일어 난다잉.</p><p>고만 투덜대라이"  나도 큰 소리를 내놨다.</p><p>어이어이 4교시를 마치고 점심을 먹는다.</p><p>그래도 밥 안먹어버리겠다는 녀석은 없네^^</p><p> </p><p>날마다 엄마 아빠가 시간맟춰 데려다줘 데리러와줘</p><p>그래,,, 한번도 차도 없어 자전거도 없어 돈도 없어,,,</p><p>저희들끼리 집에 가볼 일이 없었겠지.</p><p>엄마가 데리러 오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감사한줄은 몰랐겠지.</p><p> </p><p>얘들아</p><p>살면서 예고 없이 찾아오는 일들이 얼마나 많겠니...</p><p> </p><p>입이 댓발 나와 걷다가도</p><p>문득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도 아름다워 오래 오래 기억될수도,</p><p>날마다 붙어 놀던 친구와 그전에는 나누지 않았던 속마음을 나눌수도,</p><p>네 녀석이 걸어가며 별 이야기 아닌것에 깔깔대기도 하지 않았을까...</p><p> </p><p>마침을 하며 한 마디 했다.</p><p>엄마 아빠는 너희들 키우면서</p><p>처음 해보는 육아에 힘들고 놀라는 일이 한두번이었겠냐고...</p><p>아이가 갑자기 아프기라도 하면</p><p>얼마나 무섭고 가슴 졸이는줄 아느냐고...</p><p>아무리 힘들고 두려워도 그 시간을 참고 견디고</p><p>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지</p><p>아이를 내다버리는 엄마 아빠는 없다고...</p><p>그렇게 너희 키운거라고...</p><p> </p><p>그리고 가는길에 더울테니 </p><p>7하고 11 써진 점방에서 아이스크림 사먹으라고 돈을 건냈더니</p><p>아니란다.</p><p>자기들 아랫길로 가기로 했다는거다.</p><p>거긴 가게 없다며, 아이스크림은 들살이 때 사주란다. (흠...안먹는다는 말은 안하는구먼)</p><p> </p><p>다행이다.</p><p>지들끼리 고새 어느길로 갈건지 얘기도 했구만...</p><p>아침에 난리난 분위기하고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p><p>두시간 걸릴거라던 길도, 한시간으로 줄어든것 같다.</p><p>가방 메고 나가는 폼이 걸을 맘 먹은 사람 모습이다.</p><p> </p><p>계속 툴툴대면 어쩌나... 걱정했던</p><p>나만 바보였던거지.</p><p> </p><p>집에 가서 엄마한테도 조금만 툴툴댔기를 바래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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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걸어오는데 너무 더웠다고 툴툴대기는 했어요. 1시간 20분 걸렸더라고요. 그래도 금방 언제 그랬냐 하더라고요. 근데 다른 차 얻어타고 오지않기, 함께 걸어오기 조건의 '미션'이라고 한 게 잘못이었나 봐요. 뭔 큰 일을 했다고 유단이가 미션완수했으니 상을 줘야한다고 엄청 상타령을 하길래 얼음에 포카리 부어 마시라고 줬어요.ㅎㅎ
엄마들이 이런 거 시키지않아도 자기네끼리 학교 일찍 끝나는 날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자하고 그러면 참 좋겠네요. 너무 큰 바램인가요?....,ㅜ.ㅜ
첫댓글 걸어오는데 너무 더웠다고 툴툴대기는 했어요. 1시간 20분 걸렸더라고요. 그래도 금방 언제 그랬냐 하더라고요.
근데 다른 차 얻어타고 오지않기, 함께 걸어오기 조건의 '미션'이라고 한 게 잘못이었나 봐요. 뭔 큰 일을 했다고 유단이가 미션완수했으니 상을 줘야한다고 엄청 상타령을 하길래 얼음에 포카리 부어 마시라고 줬어요.ㅎㅎ
엄마들이 이런 거 시키지않아도 자기네끼리 학교 일찍 끝나는 날 학교에서 집까지 걸어가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자하고 그러면 참 좋겠네요. 너무 큰 바램인가요?....,ㅜ.ㅜ
비하인드 스토리~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7과11이 적힌 점방두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