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Teacher
연희동 김숙자
뉴저지에서의 생활도 3개월이 지났다.
요즈음은 하루, 또 일주일이 후딱 지나감을 느끼며 세월의 빠른 흐름을 아쉬워한다.
그리곤 매주 월요일, 수요일을 기다린다. 이날은 River Edge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집에서 차로 5분 거리의 도서관에 가는 것이 서서히 내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손자들 학교에 보내고, 간단히 집 정리 하고, 오랜만에 얼굴에 화장한다.
화장도 지속해서 해야 얼굴이 촉촉한데 어쩌다 한 번씩 하니 얼굴이 거칠거칠 하며 화장이 잘 받지 않는다.
마치 중국의 경극에 등장하는 배우처럼 하얗게 들떠서 거울 보기가 싫어진다.
그러나 이마저 화장을 않는다면, 늙고 추하게 보여서 민얼굴로 나서기가 부끄럽고 자신이 없다.
외출할 때만, 화장하고 얼굴을 맨손으로 토닥토닥 두드려서 붕-떠버린 화장을 가라앉게 하는 것이다.
여기, 미국 사람은 대부분 화장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바를 것은 다 바르며 기초화장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딸은 말한다.
머리카락 색깔도 자기 얼굴과 취향에 맞는 갈색이나 금발색으로 염색을 한듯하다.
그리고 손 손질에 관심이 많은 듯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른 사람들을 많이 본다.
손톱 손질하는 것이 이곳 사람들은 자기 몸 관리 하는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단다.
평생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고 살아온 내 왕손이 부끄럽고,
추하게 보여서 가능한 보이지 않게 하려고 여러 궁리를 한다.
'저 예쁜 손으로 어떻게 가사 일을 할까?'
손톱 끝이 길어서 일하기가 아주 불편할 것 같다.
'남편이 가사 일을 도맡아서 하는 것일까? 아니면 가사 도우미가 조력하는 것일까?'
나이 많은 노인도 가지각색의 매니큐어를 바르고, 손톱 손질에 신경을 많이 쓰는 듯싶다.
나의 선생님도 연세와 비교한다면 손이 아주 예쁘다. 손등의 피부도 곱고, 늘 손톱도 예쁘게 손질하여서
젊은 여자의 손처럼 아름답다.
어느 날은 검은색, 또는 옅은 분홍색, 진분홍색으로 손톱 손질을 예쁘게 하고
우리를 가르치신다.
머릿결의 색깔도 금발이며 적당한 길이와 웨이브로 늘 손질하신 듯,
전형적인 미국 할머니의 Hair Style을 하고 오신다.
의상도 평범한 바지와 티셔츠 또는 블라우스 차림이지만, 색깔이나 디자인이 볼수록 고급스럽고,
상, 하복 색깔의 조화가 잘 어울리는 항상 단정한 옷차림을 하신다.
화장도 안한 것 처럼 보이지만, 피부 색깔에 어울이는 옅은 색으로 화장한듯 얼굴이 항상 청결한 모습이다.
이런 우아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서 1시간 30분 동안 강의를 하신다.
수강자는 일본인 부부, 중국인, 콜롬비아인, 대만인, 루마니아인, 한국인 등
십여 명의 나이가 많은 남, 여 노인들이다.
학습주제가 매시간 마다 다르며, 학습 강의에 필요한 많은 자료를 항상 준비하여 오신다.
그리곤 매주 월요일, 수요일 오전 10시 30분 부터 12시까지 영어 회화를 지도 하시는 것이다.
星條旗의 구조, 미국 國歌의 유래와 歌辭 말의 의미도 설명하신다.
국기를 강의할 때는 불편한 몸(허리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서 거동이 불편하심)으로 도서실 마당에 게양된
국기 게양대에서 현장 학습을 하신다.
세계 각 나라의 國旗의 표본 책을 가지고 와선 자국 국기의 구조와 의미를 설명하라고 하신다.
우리나라 국기 구조가 아주 복잡하고(태극과 괘) 그 뜻이 심오함을 이곳에서 다시 느끼게 된다.
선생님은 미국 國歌의 유래를 해설하며 녹음테이프를 틀어 주신다.
일본인 부부와 대만인 남자는 흥얼거리며 미국 國歌를 따라 부른다.
우린 애조 띄고 감미로운 곡에 심취하며 시어를 리듬에 맞춰 본다.
미국 國歌의 유래는 미국과 영국의 전쟁 말기인 1814년, 전쟁에 참여한 병사가 쓴
'맥 헨리 요새의 방어'란 시에서 유래 되었단다.
그 해 9월13일~14일(25 시간)동안 '볼티모어'에서 함상 포격을 퍼붓는 치열한 전쟁이 끝났을 때
'맥 헨리 요새'에 아직도 펄럭이는 미국의 국기를 보고 'Francis Scott Key'란 무명 시인이
감동하여 쓴 4연의 긴 시다.
처음엔 '맥 헨리 요새의 방어' 란 제목의 시로 일간 신문에 발표 되었고,
영국에서 '존스 태포드 스미스'가 작곡한
'To Anacreon in Haven'곡에 이 시어를 붙여서 영국의 선술집 같은 유흥을 즐기는 곳에서 애창하게 되었단다.
그후 미국의 각 종 행사에 序曲이 되었고, 1931년 3월 31일, 미국 후버대통령에 의해서
'The Star Spangled Banner'라는 국가 공식의 미국 國歌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선생님은 4절 까지의 가사가 기록된 미국 國歌의 인쇄물을 나눠주신다.
동이 트는 아침에 멀리 나부끼는 15개의 별이 박힌 성조기를 보며
감동하여 지은 싯구의 가사 말을 다시 음미해 본다.
의상 디자인과 색깔을 강의 할실 때는 선생님의 옷과 남편의 옷을 가지고 오셨다.
가지고 온 많은 옷의 색깔과 디자인, 구조의 명칭, 옷감의 질감과 짜임 등을 하나하나 설명하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때와 장소에 따라 어울리는 의상을 갗추는 Manner라며,
옷은 그사람의 인격과 신분을 상징한다며, 의상 Manner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인체 구조의 명칭, 유대인들의 명절과 의식, 근로자의 날, 콜롬보스 데이, 할로윈 데이,
미국 국경과 인접한 나라의 청소년들의 불법 밀입국 문제 등.
시사성 있는 신문 기사도 해설하며 차례로 우리에게 Reading을 시키며, 또 질문을 하신다.
그 날 학습 주제에 따라 인쇄물이나 낱말카드, 신문 등, 꼭 준비물을 챙겨 오시는 거이다.
유대인의 명절날엔 (9월 25일) 선생님 댁에서 사과를 넣어서 손수 구운 빵과 꿀, 사과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주며 그들 고유의 명절 의식, 풍습, 음식문화, 자녀들의 가정교육, 예절 등을 강의하신다.
갑자기 유대인의 자녀 교육법, '탈무드'가 생각난다.
'자식에게 열 마리의 물고기를 낚아주려고 하지말고, 한 마리라도 낚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라'
9월 24일(Erev Rosh Hashanah 명절 전날)부터 9월 25일(1st Day of Rosh Hashanah 새해 첫날)은
유대인의 명절인데도 미국의 휴일로 지정되어 이틀간 공휴일이 된다. 손자들도 이틀을 학교에 가지 않았다.
노부부와 딸네 가족은 펜실바니아 주에 있는 Amish Village(아미시 마을 농장)에 다녀왔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유대인이 미국 국민의 3%에 불과하지만,
그들이 미국의 정치, 경제, 금융, 언론, 교육 등에 미치는 영향은 약 33%에 해당하므로
미국의 국정에 크게 반영 한단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2015년도 유대인의 달력을 주신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세계 각지에 분포되어 사는 통계표를 설명하며,
한국에도 600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그들은 세계 각지에서 살며, 노벨 수상자, 경제력, 사회 참여도가 최상의 위치에 있고,
그 결과 국력이 아주 막강한 것 같았다.
선생님 부모도 유대인이었고 본인의 가족 구성원도 모두 유대인이지만,
미국에서 출생하고 대학 교육을 받았고, 사립과 공립의 초등학교 교사로 봉직하였단다.
유대인들의 가족애, 자녀교육, 애국심이 얼마나 강한가를 말씀하시며,
선생님 자신이 유대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가하는 것이다..
Halloween Day 때는 많은 Muffin 빵과 큰 봉지에 든 각종 캔디와 쵸크릿, 젤리 등을 차에 싣고 오셨다.
불편한 몸으로 딸과 온종일 빵을 굽고, 남편은 각종 캔디와 쵸코릿을 사셨다고 한다.
지난 주부터 학습 자료 상자에 준비해 놓은 호박 燈 무늬가 그려진 비닐 봉지를 내 놓으신다.
'아하!, 이 봉지가 오늘을 위해서 준비한 'Jack O' Lantern'(호박 燈) 봉지이구나!'
선생님은 각종 캔디와 쵸크렛, 젤리의 명칭을 설명하며 호박 燈 봉지에 골고루 각 자의 것을 담으라고 하신다.
밤 새워 구운 Muffin빵도 커다란 쟁반에 담아 놓고 우리에게 나누어 주신다.
그리고 도서실 종사원들에게도 보내도록 한다.
그리곤 Halloween Day를 상징하는 유명한 시 'Bones'를 복사해온 것을 나누어 주시며, 시를 감상하고,
할로윈 데이의 유래와 의미를 설명하시는 것이다.
이렇게 온 정성을 다하여 가르쳐 주시는 열성에 감동되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몸이 불편한데도 무료로 자원봉사를 하는 그 정신에 감동되어 My Teacher라는 호징이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며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요즘, 어제 생각했던 것도 까맣게 잊고 꼭 챙겨야 할 것도 기억하지 못는 경우가 빈번하다,
70이 다 된 할머니가 영어를 배운다는 것은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가 높은 둔턱을 넘는 경우와 무엇이 다를까?
사실 선생님의 강의 내용도 귀에 익은 단어가 간간이 들리지만, 전체적인 자세한 내용은 1/3도 이해를 못한다.
이런 쇠퇴한 기억력으로 영어를 배우러 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지만, 결석하지 안고 꾸준히 다니고 있다.
이런 곳이 아니면 미국인의 삶과 지식, 역사, 의식, 관습 등의 자세한 내용의 학습을 어디에서 받을 수 있을까?
딸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어미 소일거리의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여기저기에서 알아본다.
비 영어권 노인을 위한 영어 회화 학습이 River Edge 도서관에서 실시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다..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신청하고, 찾아가야 하는 복잡한 이 환경에서 아는것만큼 만,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을 실감한다.
딸의 도움이 없다면, 이런 제도의 혜택을 어떻게 받을 수 있을까?.
하나를 얻고, 둘을 잃어도 얻은 것이 나의 삶에 활력소가 된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딸이 연수가 끝날 때 까지는 River Edge 도서관을 다니면서,
My Teacher께 영어를 열심히 배우려고 생각한다.
선생님의 건강하심을 마음 속 깊이 빌고 빌 뿐이다.
2014년 11월 13일 뉴저지에서 Kimsj
River Edge 도서관에서








Sue Ann Kagan Teac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