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추가하자면, 아이 태어나고 나서 제가 했던 일들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까지 했는데 뭘 더 어쩌라는거냐가 아니예요. 단지 이렇게 와이프를 위해주고 노력하는 것을 와이프가 인정해주는 것만 바라는거예요. 그냥 딱 말로 "당신 진짜 인정"이라고만 하면 전 행복할거예요. 인정은 커녕 불만, 점점 커지는 요구...이러니 힘드네요.
* 티비보면서 어떤 명품백 예쁘다기에 며칠 후에 몰래가서 서프라이즈 선물 (지금은 못해요 돈 없어서)
* 친구들끼리 해외여행 간다기에 3박4일 보내줌. 전 휴가내고 독박육아.
* 종종 주말에 제가 독박육아하고 와이프 놀러나가게 해줌.
* 진짜 어쩌다 한번이지만, 제가 아이들 둘 데리고 1박2일 (혹은 당일 하루 종일) 놀러갔다옴.
* (제 기분이 더이상 안 나서 빈도가 줄지만) 보면서 예쁘다, 보고싶다, 사랑한다 말해주기...
아래는 원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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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에게 잘했다, 고맙다, 멋지다 소리 듣고 살고 싶은 39세 남자입니다.
연애 때부터 그런 소리는 저만 해왔고, 들어본 적은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결혼한지 10년 좀 안 됐고요. 4, 5살 아이 둘있는 아빱니다. 제가 바라는게 너무 많은 것인지, 만약 제가 모자란 사람이라면 어떤 노력을 더 해야하는지, 결혼하신 여성분들에게서 진심어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저 정말 궁금하고 힘들어요.
전 이런 남자/남편/아빠예요...
* 육아를 정말 열심히하고 있어요. 일주일에 세번 혹은 두번은 (세번이 훨씬 더 많아요) 무조건 회사 정시에 끝내고 바로 와서 애들하고 놀아주고, 아이들 씻기고, 자장가 불러서 재워요. 주말에도 누구 만나러 가지도 않고요, 그냥 애들 봐요. 주말에 약속 잡는건 죄악이라는 생각에 그런건 진짜 뭐 2-3달에 한번 있을까 말까합니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그냥 아빠라서 그럴 수도, 아이들은 저에게 엄청 매달리고 저를 엄청 사랑해줘요.(전 이게 좋고 행복해서 사실 약속 같은거 안 잡고 바로 집에 오는 것도 아주 커요)
* 청소/빨래/설거지도 열심히 해요. 음식쓰레기는 조금은 수동적이지만, 쌓인게 보이면 제가 갖다 아침에 출근할 때, 애들 재우고 버립니다. 재활용쓰레기도 식탁/싱크대에 보이는대로 모아 놓는 곳에 모았다가, 퇴근하고 버립니다. 설거지는 거의 제가 다 합니다. 빨래는 그냥 많이 쌓이면 제가 아무말 없이 세탁기 돌립니다.
* 최소 주 1회는 제가 아이들 유치원 등원시키고 허겁지겁 출근합니다. (아내는 그냥 집에 있고요)
* 돈은 년 1억에서 몇천 빠지게 벌고 있어요. (아내는 전업주부)
* 몇 년 전에 사업하느라 제 연봉 보다 조금 더 돈 써 버렸어요.
* 차는 5년 정도 된 그랜져 타고 있어요.
* 서울에 5억대 30평대 전세 (대출 1억 3천)
* 애들 재우고 나면 와이프한테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애들은 어땠어? 많이 묻는 스타일이고, 제가 밖에서 겪었던 일 이것저것 다 얘기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스타일이에요.
* 출근해서도 제가 항상 먼저 카톡해요. 뭐해? 밥 먹었어?
* 운동을 좀 많이 하는 편이어서 배 나오고 보기 싫은 아저씨 느낌 아니고 그냥 좀 나이 든 오빠 정도의 느낌이에요. (아니면 말고 ㅎㅎㅎ 178에 69키로)
이렇게 살고 있어요... (거의 이런 말만 들으며 살고 있어요...)
* 애들하고 놀아만 주는게 다가 아니다, 아이들의 미래 등에 대해서도 고민 좀 해라.
* 집안 일 도와주는건 당연한거다. 지금이 조선시대냐? 시킬 때만 하지 말고 더 찾아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해라.
* 지금 연봉은 그냥 나쁘진 않다. 그런데 그렇게 벌어서 언제 좋은 동네로 이사가냐. 힘들고 지친다.
* 집에 가면 와이프는 언제나 뾰로퉁, 울상.
* 옆에서 관심 가져주면 그건 당연시 되고, 먼저 연락 좀 하고 나에게도 이것저것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면 자기가 힘들어서 그런데 꼭 그렇게 부담줘야 되냐고 해요. (이 말은 지난 10년 간 한 20만번 정도 들은 듯)
* 회사에서 칼퇴하지 말고 더 일찍 못 나오냐.
* 아침에 아이들 유치원 등원 좀 더 자주 할 수 없냐.
전 제가 지금 노예12년 아니면 일하는 기계, 혹은 욕/짜증 받이의 삶을 사는거 같아요. 와이프에게, "열심히 일 해서 멋지다, 고맙다, 아이들 열심히 봐줘서 애들이 참 좋아한다, 앞으로 열심히 돈 모아서 더 좋은데로 이사가고 행복하게 살자." 이런 얘기 들으며 살고 싶어요. 그런 말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원래 다 이런가요? (남자분들 보다 유부녀분들의 이야기가 정말 듣고 싶네요)
[출처 : 미즈넷 미즈토크 / 결혼생활백서] - 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