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0~24:15분까지 이어지는 선상 오페라 공연과 라틴파티는 열정의 무대다. 저마다 기륭항에 하선하여 신청한 여행코스를 또는 우리처럼 자유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 아직도 첫 기항지 대만 여행의 감흥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맞는 절정의 시간은 황홀감 그 자체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지는 선상의 밤은 흥분의 도가니다. 그곳에는 젊음이 있고 청춘의 끓는 피가 있다. 강함과 부드러움의 조화가 빛난다. 무대 위의 동작과 관중석의 동작이 일치되는 벅찬 감격의 소용돌이에 취한다. 가수와 댄서들의 목소리와 율동이 불을 튕기며 불빛에 번쩍인다. 휘황찬란한 조명 아래 반라의 아름다운 여체와 건강한 탄력이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황홀한 역사, 숨막히는 드라마틱한 역사는 밤의 화려함과 함께 온다.
몰입은 시간개념을 잊는다. 그 황홀한 몰입이 시간을 정지시킨다. 몰입의 경지, 그 현란한고 찬란함에 빠져 집중할 수 있다는 자체는 아직도 젊음이 남아 있다는, 삶의 에너지가 넘친다는 의미다. 춤과 노래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존재했다. 몸과 목소리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 그를 통해 시름을 잊고 때론 신명의 시간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정화했다. 어느덧 그 황홀하고 격렬했던 시간은 마무리 됐다. 그 황홀감속에서 깊은 잠에 빠질 있다는 생각마저 행복하다.
상쾌하다. 오늘이 12.10일이다. 아침 06:00분, 오늘의 일정을 일정을 상세히 체크하며 바라본다. 09:00부터 19:00분까지 하루 일정으로 타이베이 등을 자유여행으로 즐기고 저녁에 이러지는 칵테일 파티와 라틴덴서들의 화려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힘차고 행복한 하루의 시작은 시작되었다.
06:30분 옥상 갑판위로 나갔다. 기륭항을 밤새 밝힌 불빛이 지쳐 있었다. 밝음이 어서 오길 밤새 기다렸다는 듯 점점 옅어져 간다. 기륭 시내의 불빛들도 서서히 사위어 간다. 기륭항의 새벽, 낯선 곳에서의 새벽 풍광은 어떨까? 장소가 주는 느낌은 언제나 다르다. 같은 장소도 늘 새로움으로 변모한다. 똑같은 새벽은 없다. 늘 다르다. 계절마다 또 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그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은 경탄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그 신비 그 놀라움에 고개 숙여진다.
선상 꼭대기, 2019.12.10일의 지금 풍경과 똑 같은 풍경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새벽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아주 적은 인원 몇 사람들이 갑판위를 돌며 저마다 이 풍경을 즐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가장 먼저 오늘을 본 사람들, 오늘의 역사를 시작하는 사람들, 일출의 기를 받고자 심호흡을 하는 사람들, 그들을 보통 부지런한 사람들이라 한다. 새벽형 인간이라고 한다. 저마다 생체리듬이 다를다. 저녁형 인간 또는 올빼미형 인간은 밤을 즐긴다.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글쓰고,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밤을 즐긴다. 무엇이 좋고 나쁨으로 구분할 수 없다. 자신의 생체리듬에따라 알차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농경시대는 거의 새벽형으로 흘러갔다. 전기불도 없는 캄캄한 밤을 즐기기엔 열악한 조건들이 많았다. 낮에 일터에서 힘든 일에 지쳐 있기도 했다. 당연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낮처럼 밝은 밤이다. 즐길거리들도 많다.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에 밤은 제격이다. 차 한잔을 나누고 가까운 사람들과 차 한잔, 아니면 술자리를 갖는다. 그래야만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낼 수 있다. 기뻐서 한 잔, 괴로워서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그 기막힌 시간이 밤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순리는 낮은 움직이고 밤은 일찍 자고 밝음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 순리에 따르는 것은 진리가 아닐까?
어둠이 물러나고 밝음이 새로운 날을 시작한다. 어느덧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사람들의 모습이 하나 둘 늘어난다. 오늘을 시작하는 부지런한 마음들이 움직인다. 동쪽 하늘에선 일출의 용트림이 시작된다. 그 용트림 주변은 어느새 붉은 노을들이 넓게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그렇게 세상 속으로 장엄하게 나온다. 세상 사람들의 설렘 속에서 그렇게 태어난다. 앙드레 지드가 아프리카 여행 후 그 느낌이 떠 오른다. '만물이 거기서 태어나듯이 바라보라'...
그 감동속에서 샤워를 하고 07:30분에 아침식사자리에 앉았다. 09:00분에 입국수속을 마치며 타이베이 여행을 할 계획이 잡혀 있다. 8층 메인레스토랑의 전망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아침식사를 즐긴다. 저마다 식성에 맞게 선택해온 음식을 나누는 시간은 입과 마음이 행복한 시간이다. 어제의 감동과 오늘의 일정이 도마위에 올라오면서 식사 자리는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하루 일정을 김박사에 맡기고 우리는 안내에따라 즐기기만 하면 된다는 결론이다.
간단한 입국 체크를 거치면서 다시 기륭항으로 빠져 나왔다. 타이베이 자유광장에 도착했다. 어느 도시나 광장은 그 나라, 그 도시의 중심이다. 붉은광장, 광화문 등과 같이... 타이베이는 자유광장이다. 타이베이는 '중국 남동쪽에서 타이완 해협을 가로질러 195㎞ 떨어져 있는 타이완 섬의 북쪽 끝에 있다.
1895년에 일본이 이 섬을 차지해 타이베이를 수도로 삼았으나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자 중국에 반환되었다. 1949년 중국 본토에서 벌어진 국공내전에서 국민당이 패배한 이후 국민정부의 수도가 되었다. 1967년 특별시가 되었으며, 성과 동등한 지위를 획득했다.
타이완의 중요한 섬유공장이 대부분 이곳에 몰려 있으며 전자제품, 전기기계 및 설비, 와이어·케이블, 통조림 제품, 냉동장치, 선박, 모터 사이클, 고무제품, 다양한 수공예품 등의 제조공장이 있다. 국립 구궁박물관은 원래 베이징에 있던 박물관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고대 중국의 공예품·서예품·회화 및 도자기를 소장한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의 하나로 손꼽힌다-다음백과-'
자유광장에서 우뚝 솟은 중정 기념당이 우리 눈에 들어온다. 중정은 장개석, 즉 장제스 총통을 이르는 말이다. 장제스는 1928~49년 중국국민당 정부의 주석을 지냈고 1949년 이후에는 타이완의 국민정부 주석을 지냈으며 해안에 인접한 저장 성의 비교적 유복한 상인·농민 가문에서 태어났다. 1913~16년, 중국의 공화주의자들 및 기타 혁명가들과 합세하여 중국의 새 총통이며 후에 황제로 등극한 위안스카이에 대항하여 싸웠다.
1925년 이래 혁명군의 총사령관으로 재임하면서 1926년 중국 북부의 군벌들을 제압하기 위하여 싸워 중국 전역을 장악했으나, 일본이 미국에게 항복하고 1946년 국공내전이 다시 시작된 후 1949년 중국 대륙을 공산당에게 내주게 되었다. 그는 국민당 잔여부대를 이끌고 타이완으로 건너가서 국민당 지도자들과 함께 중화민국을 건국하고 장기간 통치했다.
기념당에는 장제스의 성장과정에서부터 일생을 담은 업적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그는 대만의 영웅과 국부로서의 추앙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기념당이었다. 기념당은 자유광장을 내려다 보게 되어 있게 건축되어졌다. 권위의 상징이다. 이곳에서 우리와 같이 자유여행을 하는 팀을 만났다. 손호철, 임춘근 교수 팀이었다. 1회째 함께 그린보트에 참여해서 아는 사이다. 마침 임춘근 교수도 대만에서 유학을 해서 이곳을 잘 알아 안내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입장이다. 우리는 김텃골 박사가 대만 유학생이었기에 김박사의 안내를 받고 있으니까.
용산사로 향했다. 용산사는 불교, 도교, 유교의 중요한 신을 함께 모시는 종합 사찰로 참배객의 향불이 끊이지 않는다. 네모난 뜰을 중심으로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가 3번 반복되는 3진 사합원의 궁전식 건물로, 타이완 전통 사원 건축의 극치를 보여 준다. 벽면에는 생생한 그림이 그려져 있고 석조 역시 매우 정밀하며, 기둥과 처마의 경계 부분은 못을 쓰지 않는 전통 방식으로 되어 있다. 지붕의 사방에는 용, 봉황, 기린 등 상서로운 상징물이 조각되어 있으며 채색 기와로 마감되어 있다. 맨 처음 지어진 것은 1738년인데, 자연재해와 화재 등으로 여러 차례 파괴된 것을 1757년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국가 2급 고적으로 지정되었다.(백과 참조)
수많은 여행객들과 기도 드리러 본국인들로 들끓었다.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면 이루어진다는 그 영험함에 더욱 많은 기도객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남녀노소가 없다. 마침, 짝이 이루어지는지를 알아내는 기도처라해서 우리나라 윷을 던져내듯이 앞뒷면으로 된 두개의 윷판을 던져 서로 다르게 나오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짝을 찾는 젊은 남녀들이 줄을 서서 이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남현우 변호사와 함께 대열에서 기다려 던졌다. 나는 소원성취다.
시장기가 돌았다. 우리가 찾은 곳은 꽤 유명한 식당이다. 고기라는 식당이다. 품격도 있어 보였다. 이곳을 안내한 것은 이형미씨다. 이형미씨는 처음 오는 대만이지만 철저하게 준비하여 왔다. 오히려 김박사를 압도하며 안내하는 열정이 아름답다. 점심식사 후에 아이스 빙수가 유명하다는 곳으로 안내를 하여 찾았다. 빈틈이 없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았는데 수많은 한국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이 남아 있어 반가웠고, 마치 한국에 온 느낌이다. 빼곡하게 다녀간 흔적들이 적혀 있었는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천정까지 빈틈이 없었다. 망고 아이스크림을 택했는데 맛이 있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팥빙수 집 같은 곳이다. 이곳의 안내도 이형미씨였고, 아마도 타이베이의 유명한 곳들에 대해서 충분한 준비를 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간단한 쇼핑을 하기 위해서 대형마트점을 향했다. 모든 물건들이 우리나라보다 저렴하단다. 저마다 간단히 선물들을 사들고 나왔다. 선물꾸러미를 들고 나오는 표정들이 가볍다. 하나의 숙제를 해결한 듯한 행복한 표정이다. 아마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그 마음 때문이리라. 그 고마운 이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그렇게 끼쁨을 가져왔으리라. 18:30분까지 귀선이다. 서둘러야 했다. 정확한 시간에 귀선이 되었고, 바로 저녁 미팅에 들어갔다. 오늘 즐거웠던 하루를 이야기하며 수다들을 떨었다.
20:45분부터 한 시간의 라틴댄서들의 댄스쇼에 참석하기로 하고 각자 룸으로 들어가 휴식 후에 만나기로 했다. 매일 열리는 쇼지만 그 흥미는 배가 된다. 무대의 화려함과 율동들이 불꽃을 튀긴다. 칵테일 파티도 함께 이루어진다. 모든 시름을 날려 보내고 오직 몰입할 수 있는 그 황홀감에 열기는 뜨겁다. 대열에 뛰어들어 함께하는 김텃골, 강뜰에 부부도, 끝내 자리에서 그 화려한 동작에 박수를 보내는 나머지 우리들도 즐기는 것은 같다. 모두가 한 마음이다. 흥겨운 여운을 식히지도 않고 이제 각자의 안식처를 향해 흩어졌다.
아쉬운 것은 오늘 20:00분에 기륭항을 출발하여 화련으로 갈 예정이 바뀌었다는 안타까운 안내방송이었다. 우리가 도착하는 예정된 날, 제주도 근방의 높은 파고로 화련을 못가고 제주도를 향하여 출발한다는 소식이다. 아쉽지만 안전을 위해 택한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오늘의 즐거운 하루를 정리하며 꿈나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