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선 24강 중의 유일한 초단인 백현우(오른쪽)가 8년 만에 GS칼텍스배 본선에 등장한 김형우 8단을 꺾고 16강에 합류했다.
제25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24강전
베테랑 김형우 상대로 133수 불계승
프로 데뷔 6개월, 공식전 아홉 번째 대국. '햇병아리' 프로기사 백현우 초단이 국내 최대 개인전인 GS칼텍스배 16강에 진출했다. 백현우는 2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4강전에서 16년차 베테랑 김형우 8단을 꺾었다.
신예답지 않은 침착함과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앙쪽 백대마를 곁눈질하면서 벌인 하변 전투에서 우위에 선 후 완승 흐름을 이끌었다. 싸우면서 국면을 정리해 나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때이르게 비세에 놓인 김형우 8단은 마지막엔 공격하다가 역습을 받고 더 곤란해졌다.
▲ 신예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백현우 초단(19). 9전째를 치른 프로 전적은 7승2패. 7승 중의 4승을 GS칼텍스배에서 거뒀다.
133수, 2시간 45분 만의 종국. "두다가 조금 긴장되어 내용은 약간 별로였다"는 국후의 백현우 초단은 "좌상귀 3ㆍ三을 파고 나서 자연스럽게 싸우면서 승기를 잡았다"는 감상을 밝혔다.
백현우는 지난해 10월 '포인트입단'으로 프로가 됐다. 포인트입단은 오픈기전 등의 성적에 따라 아마추어에게 소정의 점수를 부여, 누적 100점시 입단을 승인하는 한국기원의 특별입단제도이다. 백현우는 지난해 제4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16강 진출로 100점을 획득했다.
▲ 63수째에, 상대보다 10분 51초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수읽기에 대한 확신은 없었고, 싸우면서 정리하는 게 편하다고 봤다"는 국후의 백현우 초단.
"이동훈 9단은 정상급 기사이기 때문에 꼭 이겨보고 싶고, 잘 준비해서 꼭 이겨보도록 하겠다."
다음 대국의 각오를 묻자 결의에 찬 모습으로 표정이 일변했다. 이동훈 9단은 백현우 초단의 16강전 상대이다. 21기 대회 우승자이기도 한 랭킹 5위의 강자 이동훈은 상위 랭커로 16강에 직행했다.
▲ 랭킹 63위 김형우 8단(32).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때는 지금의 백현우와 비슷한 나이였던 2008년. 세계대회 LG배 8강에 오르고 국내에서도 국수전ㆍ천원전 8강 진출과 함께 바둑리거로도 활약했다.
"백홍석 9단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스승님이시기도 하고, 영향을 많이 받아서 바둑도 비슷한 것 같다"는 백현우. '돌주먹'으로 불리는 백홍석 9단은 알아주는 인파이터다. '수비형' 이동훈 9단을 맞아 어떤 바둑을 둘지 기대된다.
286명의 프로기사가 참가한 예선에 이어 24강 본선토너먼트, 결승5번기로 우승자를 가리는 제25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상금은 우승 7000만원, 준우승 3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는 1분 1회.
▲ 윤현석 해설자는 "백현우 초단의 침착한 반면운영과 함께 난해한 장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은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백현우는 6명째 포인트입단 프로기사. 조인선ㆍ최현재ㆍ안정기ㆍ윤성식의 뒤를 이었다.
▲ 과묵한 중저음 목소리를 지닌 김형우는 17기 때 16강에 오른 후 8년 만에 본선에 등장했다.
▲ "최근에 김명훈 선수와 이창석 선수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