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독송기도로 숙부의 영가를 천도하다
1988년에 있었던 일이다.
내가 있는 울산 학성선원에 다니는 불자중 미장원을 하는 미혼여성이 있었다.
그녀의 고향은 경상남도 진영으로,
가족으로는 과수원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오빠, 언니, 아래로는 남동생이 있었다.
또 그녀에게는 숙부가 있었는데, 진영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매일같이 술만 퍼마시고 살았다.
어느 해, 추석전날 아버지는 동생인 숙부에게
장에 가서 제사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오도록 시켰다. 그러나, 해가 저물었는데도 숙부는 돌아오지 않았고, 대신 마을 사람들이 달려와 일러주었다.
"자네 동생이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데,
죽은 것이나 아닌지 도무지 깨어나지 않네."
온 가족이 마을 사람을 따라 현장에 가보았더니, 호흡과 맥박도 멎고 손과 발도 식어있었다. 오직 가슴만 따뜻할 뿐이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명절 전에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집에 두지않고 바로 산에 묻는 풍속이 있었다. 그 풍속대로 가족들은 숙부를 산에 묻게되었다.
그런데, 그 때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하였다.
그 숙부의 영가가 '죽지도 않은 나를 파묻었다'며 보복을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시집을 간 언니에게서 먼저 시작되었다. 언니가
갑자기 기억상실증에 걸려 살림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는 수없이 친정에 데려다놓았더니, 집에 사람이 없을 때
혼자 집을 나갔다가는 집을 찾아오지 못했다.
그 때마다 온 집안과 동네사람들은 언니를 찾아 헤매어야했다.
가출이 잦아지자 그녀는 언니를 울산으로 데려와, 낮에는 미장원에서 밤에는 집에서, 하루 24시간을 함께 지내야했다.
또, 멀쩡했던 막내동생도 군에서 제대를 한 뒤부터 정신이 이상해져서,
칼이건 낫이건 손에 잡히는대로 들고 가족을
죽이려 하였다.
할 수없이 가족들은 그 동생을 기둥에 묶어놓고,
어머니가 하루 세 끼밥을 떠먹이고 대소변을 받아내어야만 했다.
집안이 이 지경에 이르러 굿도 여러차례 하였지만 효력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마치 그 녀가 학성선원으로 찾아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방법을 묻기에 말하였다.
"안 죽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숙부를 그냥 땅에 파묻었으니
그 원결(怨結)이 얼마나 깊겠느냐?
지독한 원결은 지극한
기도가 아니면 풀리지 않는다.
하루에 한글 금강경을 21번씩
백일동안을 읽을 수 있겠느냐?"
미장원을 하는 그녀가 하루에 금강경을 21번씩 읽으려면
잠을 제대로 잘 수조차 없기때문에,
참으로 무리한 주문이라 하지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하겠다'고 하였다.
"그래, 힘들겠지만 해보아라. 집안을 위하여 작은
아버지를 천도해 드려라."
그리고, 10 여일이 지났을 때 그녀가 다급한 음성으로 전화를 하였다.
"스님, 언니가 집을 나갔는데 찾을 수가 없어요."
"그만 내버려둬라. 길거리에 쓰러져 죽었으면 그만이고,
살아있으면 기도 마칠 때쯤 찾아올거다.
언니를 찾으려하지말고
기도나 열심히해라."
"그래도 스님...."
"내 버려둬. 너에게는 기도하는 일이 더 바빠."
그녀는 금강경 독송의 기도를 계속하였고,
백일을 다 채우기
7일을 앞두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진영의 집에서 온 전화로,
울산역앞에 있는 음식점에서 언니를 데리고 있다는 연락이 왔으니
가보라는 것이었다.
과연 언니는 그 집에 있었고, 음식점 주인은 언니를 보호하게 된 사연을 들려주었다.
약 70일전, 얌전하게 생긴 아가씨가 음식점으로 들어왔는데,
옷은 갈기갈기 찢어져 완전 거지옷이오,
얼굴에는 때가 가득 묻어있었으며, 이름도 사는 곳도 기억하지 못하였다.
불쌍한 생각이 들어 목욕을 시키고 새 옷을 사다가 입혔더니, 그 집에서 나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틀 전에 말을 하였다.
"우리 친정집은 진영입니다. 아버지는 과수원을 하시고요."
그리고는, 아버지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억해내어 집으로 연락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백일기도가 끝나기 7일 전에 기억을 회복한 언니는 다시 시댁으로 들어가 아기를 낳고 잘 살고 있으며, 가족을 죽인다고 했던 막내동생도 예전의 상태로 돌아와 착하게 살고있다.
또 그녀는 기도를 하다가 이 세상의 돈이나 명예나 사랑으로는
맛볼 수 없는 깊은 환희를 맛보게 되었고, 지금도 모범적인 불자로
잘 살아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