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혈을 중심으로 한 풍수 사상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천혜의 조건과 환경을 갖춘 동굴 등을 찾아 기거하며 종족을 번성시켜 왔다. 최적의 공간을 찾아 안전을 추구하는 동물적 감각에 사고를 통한 경험 지식의 판단과 대응은 자연스럽게 풍수 사상으로 발전되어 왔다. 이렇게 최적의 기거 공간을 찾는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풍수는 점차 집단적 정주와 내세 사상에 따라 최선의 음택 입지까지 고려하며 발전해 왔다. 풍수에는 긴 역사만큼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설은 文籍으로 남아 전해온다. 오래된 것으로 漢代의 『靑烏經』*과 晉代에 郭璞이 쓴 『葬書』**가 대표적이다. 이들 서책에서 풍수의 작용은 기를 통해 설명된다. 이후 풍수는 形氣派와 理氣派로 기를 읽어가는 방법에 따라 갈라진다. 형기는 밖으로 드러난 자연의 모습을 통하여 내재 된 기의 특성을 살펴 간다. 반면에 이기는 기의 작용 원리를 이론적으로 설명해 간다.***
풍수는 인간의 출현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고유한 특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수가 단순히 최적의 생존 입지를 찾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상으로 발전되어 온 것은 매우 특이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풍수가 사상으로 발전되어 온 핵심은 바로 ‘혈’에 있다. 혈이 갖는 특성으로 인해 풍수는 사상으로 전개‧발전되어 왔다.
이 절에서는 풍수 사상을 견인한 혈을 중심으로 풍수를 간략히 정리해본다.
*『청오경(靑烏經)』은 『금낭경(錦囊經)』·『동림조담(洞林照膽)』·『호순신(胡舜申)』·『명산론(明山論)』과 함께 조선 시대 음양과 과시서(科試書)이자 취재 지리서(取才地理書)였다. 『청오경』은 『금낭경』과 함께 조선 시대 내내 배강으로 시험을 치렀다. 당나라 말기 양균송(楊筠松)은 서문에서 『청오경』은 한나라의 청오자(靑烏子)가 지었으며 『금낭경』 저술의 배경이라 하였다. 참고: 위키실록사전.
**‘곽박(郭璞)’의 『葬書』라는 이 책은 진대(晉代)의 원형이 그대로 전해온 것이 아니라 천여 년 중국의 풍수 사상이 용융(熔融)된 결정체로 끊임없이 다듬어져 오면서 다양한 판본을 출간되었고, 풍수의 여러 전집류에도 빠짐없이 수록되어왔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 셋을 든다면 다음과 같다. ① 청대(淸代)에 『葬書』란 이름으로 사고전서(四庫全書)에 수록된 것이 가장 새롭고 권위가 있다. 내편, 외편, 잡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역주본의 저본으로 삼은 판본이다. ② 『장경(葬經)』이란 이름으로 『地理天機會元』에 수록된 것은 明代로부터 널리 유통되어 온 것으로, 원문은 비교적 새로운 형태의 편집이지만 註는 오래된 것이며, 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③ 규장각본인 『금낭경(錦囊經)』은 조선조에 지관(地官) 선발을 위한 과거시험 과목 중에서도 가장 중시하여 암송을 요구했던 책으로, 당대(唐代)의 주가 붙어 있는 비교적 낡은 형태이다. 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조: 허찬구 역주, 『장서역주』, 비봉출판사, 2005, 5쪽.
***우에다 마코토 지음‧최재목 감수‧조용미 옮김, 『풍수 환경학』, 21세기문화원, 2022, 44쪽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