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소리의 빛」
줄거리
늦가을 저녁 무렵 탐진강가 주변의 천 씨 주막에 한 사내가 찾아와 주막집의 눈먼 여인에게 소리를 청한다. 사내는 단가를 부르는 눈 먼 여인에게서 진짜 소리인 판소리를 제대로 해달라 청하면서 소리를 좋아하게 된 내력을 묻는 여인의 질무에 자신의 내력을 털어놓는다. 사내는 어린 시절 떠돌이 소리꾼이 찾아와 사내의 홀어머니와 살게 되고 어머니가 딸을 낳고 세상을 떠나자 소리꾼에 대한 증오를 품게 된다. 이후 사내는 소리꾼과 여기저기 떠돌다 도망치지만 세월이 흘러도 소리를 버리고 살 수 없어 소리를 찾아 헤매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한다. 사내의 북장단에 여인은 밤새 소리를 하며 사내가 자신의 오라비임을 알게 되지만 서로 내색하지 않는다. 이튿날 사내는 주막을 떠나고 여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옛 이야기를 천씨에게 털어놓는다. 여인도 10년게 머물던 주막을 떠날 것임을 천씨에게 말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서편제」, 「선학동 나그네」와 함께 연작으로 구성된 「남도 사람」 중 한 편이다. 한의 자리를 찾아 헤매던 이복 오라비와 소리꾼 누이가 만나 하룻밤 소리판을 벌이지만, 서로 오누이임을 알면서도 그냥 헤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소리를 통한 한(恨)의 승화를 담고 있다.
장흥읍 인근 주막에서 일을 하며 지내는 눈먼 여인을 찾아온 사내는 여인에게 판소리를 청한다ㅑ. 소리를 찾아다니게 된 내력을 듣는 여인에게 사내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함께 소리 속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 소중스러운 것‘ 즉 ’어떤 뜨거운 햇덩이에 대한 기억‘을 털어놓게 되고 여인은 사내의 북장단에 맞추어 밤새 소리를 하게 된다. 다음날 아침 사내는 말없이 떠나고 여인은 천씨에게 밤새 다녀간 사내가 자신의 오라비임을 말하며 오라비가 지닌 ’햇덩이‘가 의붓아버지와 관계에 의해 생겼음알 알려준다. 소리를 찾아 떠도는 오라비의 행동에는 과거 의붓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로 인해 누이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행동에 대한 죄책감 및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의붓아버지에 대한 사내의 복수심, 자신을 눈멀게 한 아버지에 대한 여인의 분하고 억울한 심정이 서글프고 아름다운 비애의 감정으로 변하고 있는 이 이야기에서, 작가는 소리를 통해 원한이 풀어짐을 보여 주며 판소리가 긴장 이완과 화해의 기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연작소설
성격 : 전통적, 예술적
배경 : 1960년대, 장흥읍 인근의 시골 주막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한의 예술적 승화
특징
․현재와 과거가 교차되는 역순행적 구성 방식을 취함.
․세 편의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연작 소설 중 한편임.
출전 : <남도 사람>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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