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의 꿈<제92회>5장 아군과 적군(18)
중경현덕부 현주성.
오소도의 말에 몇몇 대진국 장수들,놀란 표정을 보이고 있다.
"불가하다,어째서 그렇다는 말이냐?"
정요 황녀가 오소도에게 반문한다.
오소도,아무 말 없이 웃고 있다. 그 눈빛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설명안해도 알것이라는 무언의 신호가
담겨 있엇다.
"어째서 공은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인지..."
여장수 여진이 조심스럽게 묻는다.
"설마 아무 증거도 없이 그들을 모함하려는 것은 아니겠지요?"
여장수 여정 역시 조심스럽게 묻는다.
"설마 거란 여장수들이 아무런 증거없이 서찰을 보낸 것이겠습니까?"
오소도가 말했다.
"설마 그대도 그 서찰의 내용을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겠지?"
정연 황녀가 날카롭게 묻는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그것을 믿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
오소도가 다시 한번 더 말했다.
"오소도 장군, 말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장영이 보다 못해 다소 화난 어조로 한마디 말했다.
"꼭 그렇게 밖에 생각을 못하는 것입니까?"
오소도가 다시 한번 웃으며 말했다.
"자,자 일단 지금은 우리들끼리 싸울 데가 아니니,그만들 하십시오."
위상이 침착하게 말햇다.
"이미 그 문제는 결론이 난 것입니다. 결론이 난 것을 갖고 또다시 왈가왈부함은 옮지 않습니다."
오서불 역시 침착하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두 분 황녀님이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닙니까?마땅히 이를 따라야지요."
양선지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거란 여장수들의 농간 따위에 넘어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선이 차분하게 말했다.
"오소도 장군과 장영 장군은 그만 화해를 하고,그 이야기는 그만 했으면 합니다."
방종수 역시 조용히 말한다.
"나라를 세우기 전 우리들끼리 먼저 싸우면,그것은 거란이 바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이복이 조용히 그윽한 어조로 말했다.
대진국 부흥군 장수들 말없이 서로를 지켜보고 있다.
철리부.
맹경유,뇌란,은거야인이 모여 있는 객실로 천애선,소미령,은소소,당약란,장염미,양수향,임선옥,장홍련,왕숙영
대진국 부흥군의 아홉 여장수가 들어가고 있다.
그 뒤를 은거야인의 양자 주법운과 은거야인의 양녀 서설랑이 뒤따르고 있다.
주법운과 서설랑, 은거야인을 보더니 그만 크게 놀라더니 이윽고 은거야인 앞에 예를 갖추고,앉는다.
"아버님,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소자 불효자 주법운입니다."
"아버님,저는 불효녀 서설랑입니다.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줄 알았습니까?"
주법운과 서설랑, 두 사람은 은거야인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울기 시작한다.
은거야인,천천히 주법운과 서설랑을 마주보다 이렇게 말한다.
"내 너희들을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으나,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뭐라해야 할지 모르겠다."
은거야인이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맹경유와 뇌란 그리고 천애선,소미령,은소소,당약란,장염미,양수향,임선옥,장홍련,왕숙영 아홉
여장수 등 열한 사람도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끼고, 생각 끝에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잊기 힘든 날이 될 것 같습니다.아니 그렇습니까?"
여장수 양수향이 천천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은거야인 님의 그 공허한 마음이 조금은 채워진 날이 아닙니까."
여장수 임선옥 역시 천천히 말했다.
"아무튼,무척 다행한 일입니다. 은거야인 님의 외로움 정도를 짐작해볼수 있었습니다."
여장수 왕숙영이 조용히 말했다.
"우리가 조그마한 역할을 했다니... 우리로서도 의미가 있는 일을 한 셈이 되었습니다."
여장수 장홍련 역시 조용히 말한다.
"그렇습니다. 그대들이 은거야인에 큰 도움을 드리게 된 것입니다."
맹경유가 웃으며 말했다.
"은거야인과 주법운,서설랑 세 분은 그대들의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말은 안해도 말입니다."
뇌란 역시 웃으며 말했다.
"과찬입니다. 저희들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것입니다."
여장수 장염미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제 홍라녀와 녹라녀를 찾아야 합니다."
여장수 은소소가 강하게 말했다.
"홍라녀와 녹라녀가 어느 의국에 있는지를 알 수 없어 마음에 걸립니다. 답답한 일입니다."
여장수 당약란 역시 강하게 말했다.
"홍라녀와 녹라녀를 찾으면 바로 떠나야 할 것입니다. 이 곳에 남을 이유도 더 이상 없으니..."
여장수 천애선이 단호하게 말했다.
"우리로서는 홍라녀와 녹라녀를 찾아야 할 임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최종 목적입니다."
여장수 소미령 역시 단호하게 말했다.
은거야인,주법운,서설랑 세 사람은 방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맹경유와 뇌란 그리고 천애선,소미령,은소소,당약란,장염미,양수향,임선옥,장홍련,왕숙영 아홉 여장수는 흡족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객실 밖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다.
철리부의 다른 객점. 거란 여장수들이 모여 있다.
월명도,소율발,아희지,장미,은란,안해령,이향,오보금,사예,채월,안소사,이진형 거란의 열한 여장수를 포함한 열두 여자가 모여 있다.
그 때 객실 밖에서 조그마한 살이 날아오더니 이들이 회의중이던 탁자에 날아왔다.
거란 여장수들,살을 탁자에서 뽑아내어 살에 묶인 종이를 읽는다.
"지금 당장 철리부 뒷산의 석굴로 오기 바라며, 그대 열두 분 모두를 정중히 초대를 하는 바입니다.석굴 앞에 표시를 해두었으니 쉽게 찾아올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해시(밤9시-밤11시)까지 석굴 앞에 오시면 바로 석굴 안으로 모두 들어오시면 될 것입니다. 그 곳에서 비밀리에 그대 모두에게 할 이야기가 있으며 그 곳에서 긴급 회동을 갖도록 할 것입니다."
종이에는 그렇게 적혀 있고,누가 보냈는지 거기에 대한 언급도 보이지 않는다.
그 시각 철리부의 초옥.
초옥 안 밀실에서 두 여자가 밀담을 나누고 있다.
"채영(彩榮) 언니,과연 거란 여장수들이 우리들에게 속아줄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채명(彩明)아, 그들은 반드시 편지를 읽고 우리 뜻에 따라 석굴로 올것이다."
먼저 말한 사람은 채명이란 여자이며, 뒤에 말한 사람은 채영이다. 즉 채영,채명 자매이다.
이들은 바로 얼마 전 야율명민,야율수기,야율예 세 사람에게는 대진국 여장수들을 감시하고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에게는 거란 여장수들을 감시하라고 밀실 안에서 명령을 내린 두 여자이다.
이들 자매는 자신의 부하들을 불러들였다. 야율명민,야율수기,야율예 세 사람과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 그리고 완안진과 신소성을 불렀다.
채영,채명 자매는 조용하면서도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완안진,신소성,야율명민,야율수기,야율예 다섯 사람은 이 곳에 남아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다."
채명이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는 우리 자매와 같이 석굴로 갈 것이다."
채영 역시 차갑게 말했다.
"속하들이 두 분의 영을 따를 것입니다."
야율명민,야율수기,야율예,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완안진,신소성 여덞 사람이 일제히 힘차게 대답했다.
잠시 후. 철리부 뒷산의 어느 산길. 거란의 여장수들이 산길을 오르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월명도,소율발,아희지,장미,은란,안해령,이향,오보금,사예,채월,안소사,이진형 열 두 여자들이다.
"아무래도 이 편지를 보낸 자들은 우리를 협박하려는 자들이 보낸 것이 분명합니다."
여장수 아희지가 차분하게 말했다.
"이번 기회에 그 자들의 정체를 알아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장수 은란이 조용히 말했다.
"저들이 우리의 적인지,동지인지 좀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보여집니다."
여장수 안해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나 왜 하필 다른 장소도 아닌 석굴로 우리를 불러들였는지,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여장수 이향이 궁금하다는 듯한 어조로 의아해 한다.
"일단 석굴로 우리 모두 다같이 가서 그 점도 한번 조사를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여장수 장미가 침착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이것은 누군가의 계획된 음모일지 모르니,모두 조심해야 합니다."
오보금 역시 침착하게 말했다.
"저들이 만약 우리에 맞서려 한다면 우리에게도 다른 방안을 갖고 대비를 해야 할 것이지."
여장수 안소사가 강하게 말햇다.
"우리들로서는 저들과 일단 회동을 갖고 다음 대비책을 미리 생각 중이지."
여장수 채월이 단호하게 말했다.
"일단 모든 것은 저들과의 비밀 회동 내용에 따라 달라 질 것이야."
여장수 이진형 역시 강하게 말했다.
"우리들로서도 손해를 보는 그런 거래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일세."
여장수 사예 역시 단호하게 말했다.
"일단, 서둘러 석굴로 가서 어떤 일인지 파악한후, 다음 계획을 추진하도록 해야겠지."
여장수 소율발이 나긋한 어조로 말했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될지 모르니 경계를 늦추어서도 안 될 것일세."
여장수 월명도 역시 나긋하게 말했다.
잠시후, 거란 여장수 일행은 석굴 앞에 도착했다.
월명도,소율발,아희지,장미,은란,안해령,이향,오보금,사예,채월,안소사,이진형 열 두 여자는 석굴 입구를 확인한후, 석굴 주위를 살펴본다. 곧 이어 석굴 문을 열고 석굴 안으로 거란여장수일행 모두 들어왔다.
"그대들 모두 이 석굴로 잘 와주었다. 고귀한 두 분자매가 너희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우리를 따라 석굴로 들어오너라.석굴로 들어오면 바로 회동이 시작될 것이다."
"오래 기다렸다.무얼 꾸물거리고 있어,어서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느냐?"
동굴 안은 넒은 것 같았으나,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몹시 어두웠다. 거란 여장수 일행들, 조심스럽게 전진한다. 밤이라 더욱 어두운 동굴, 그 어두운 와중에 동굴 어디선가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들 세 사람의 목소리 주인공은 다음과 같았다.
첫번째로 말한 사람은 야율의덕,두번째로 말한 사람은 야율의선,세번째로 말한 사람은 야율의양이다.
"그대들 우리 자매의 편지를 받은 모양이군. 자,어서 오너라. 난 채영이다."
"우리 자매를 포함해 모두 기다리고 있다. 난 채명이다. 진심으로 너희 모두를 환영하다."
채영과 채명 자매가 잇달아 차가운 어조로 말한다.
채영,채명 자매와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자매 다섯 여자는 묘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거란 여장수들,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급히 뒤돌아 동굴을 빠져 나가려 했으나 동굴 문은 이미 닫혀 있다.
아마 그들 다섯 사람중 누군가가 몰래 다른 통로로 접근해 석굴 문을 닫은 것 같다.
채영,채명 자매와 야율의덕,야율의선,야율의양 세 사촌 자매 다섯 여자의 석굴 안 차가운 웃음소리...
월명도,소율발,아희지,장미,은란,안해령,이향,오보금,사예,채월,안소사,이진형 거란의 열한 여장수를 포함한 열두 여자, 석굴에 순식간에 갇혀버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