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원래 그렇게 더운 계절은 아닌 듯한데 올해도 참 덥다.
특히 현충일을 즈음해서는 더욱 더...
동작역에 내리니 80 중반쯤 되어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힘든 걸음을 옮기고 계신다.
어떤 분은 꽃다발 하나를 허리춤 뒤에 숨기고(?) 계단을 오른다.
난 저 나이 때에 이렇게 현충원을 찾을 열정이나 가지고 있을까? 생각하며 겸언쩍은 마음으로 그 분들을 지나친다.
예년 동기회 현충원 행사는 현충일 몇 일 전에 시행되어 그런지 잔디광장이나 현충문 앞이 그렇게 붐비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현충일 직전으로 행사 준비를 위한 각종 행사시설들이 가득 설치되어 있다.
잘 정돈되어 있는 의자들을 보면서도 행사 준비의 엄숙함이 보인다.
2022년도부터 시행된 동기회 현충탑 행사를 올해도 이어서 한다.
아주 잘 한 일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도 이제 원로의 반열에 확실히 들어 섰다는 것을 실감한다.
너무 빨리 도착했나?
아무도 없다.
오늘 행사장소인 현충문 앞에서 얼쩡거리다 사진을 하나 찍었더니
옆에서 불쑥 어떤 녀석이 나와 사진 찍지 말라며 찍은 것 지워달란다.
아마도 국정원팀 참배였던가보다.
아직도 쓸데 없는 짓거리를 한다.
잡아야 될 것은 못 잡으면서...
저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팀이 그들인 듯하다.
안에서 담았던 것은 결국 지웠다.ㅎ
참배시간이 임박하니 하나 둘씩 얼굴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은 몇 명이나 참석할 수 있을까?
유각균 동기회장만 바쁘다.
이준복 사무총장이 와서 준비를 해야하는데 못 나왔다고 회장이 발로 뛴다.ㅎㅎ
대신 옆에서 같은 중대 강배형, 유태하, 김춘규 동기가 밀착 도움을 주고 있다.
김철국 동기는 중대 홍보대사를 맞아 카메라를 준비해 왔는데 그럴 줄 알았으면 내가 그냥 왔을텐데...
그가 해야 할 일을 내가 한 듯해서 미안하기도 했다.
전에 이준복 사무총장이 요청을 해서 수락했기 때문인데....
정지호 동기가 나를 보고 저리 환하게 웃는 이유는?
아마도 한 장 담아달라는 무언의 표시였던 듯하다.
두 사람의 표정이 이 나이에 어찌 저리 순진할 수 있는지 새삼스러운 모습이다.
카메라 앞에만 서면 모두 어린아이가 되는 듯하다.ㅎㅎ
시간이 되어 안내에 따라 입장을 한다.
예전에는 좌우에 기수단이 있었고 나팔수도 있었는데 오늘은 다른 곳에 행사지원을 나가서 없단다.
좀 허전하다.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마치고 현충문으로 나와 기념 촬영!
참석인원 24명
한 두명을 제외하면 예년에 비해 특별히 새로운 얼굴은 안보이는 듯하다.
잘 참석하던 사람들의 빈 자리가 더 눈에 띈다.ㅎㅎ
1년에 하루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렵다.ㅎ
동기생 참배를 시작한다.
더운 날씨 때문에 은근히 걱정이 된다.
더 젊었을 때는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다녔는데 나이를 더 먹고 나니 걸어다녀야 한다.ㅎㅎ
아직은 시작이라 멀쩡하다.
내가 마치 사열을 받는 기분이 든다.
최동희, 이유호 동기부터 순서대로 참배한다.
매년 반복되는 그 때 그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조금만 빨리 손을 썼었더라면....하는.
충혼당으로 이동하는 길이 이젠 멀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이동하다 이처럼 쉬어 가는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ㅎ
이젠 이동하는 동안 그늘이 있으면 수시로 쉬어 가야하는 나이가 되었다.
아직 마음은 청춘들인데...
충혼당 앞에 놓여 있는 조화에 여기에 있는 동기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작년까지는 없었다가 올해부터 이름을 넣어달라고 했었다.
그렇게 하다보니 조화의 크기가 커지긴했는데 비용이 좀 더 들어갔을 듯.ㅎ
하기야 다른 동기들은 개별 조화가 놓여지는데 여기는 일괄로 하니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보기에 마음이 흡족하다.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은 5명의 동기들의 이름들!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진다.
충혼당 안으로 들어가 그리운 동기들의 얼굴을 마주 대해 본다.
이름만 봤을 때의 감정보다 더 울컥하는 느낌이 깊다.
우리도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지만 이 친구들에게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
이 정훈 동기의 손주들이 쓴 손 편지가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할 수 있을 때 손주들에게 더 많은 정성과 사랑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아진다.
조금 가까운 길을 놔두고 다소 먼길을 택해서 근호, 청일, 충석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아마도 이들에게 우리의 안이하고 편안함을 보여주기 싫다는 유 각균 동기회장의 배려(?)인 듯하다.ㅎ
하루 전에 와서 사전 답사를 해봤다니 몰라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근데 도착해서 바로 찾지 못하고 "여기가 아닌가벼?" 하는 듯하다.ㅎㅎ
김근호 앞에 와보니 어떤 나이드신 두 분이 참배를 하고 계셨다.
근호 형님이시라고 하신다.
육사 22기라고 하셔서 너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덤덤하게 "지 운명이지 뭘!"하신다.
오늘 동기들이 참배하고 있다고 올라오고 있어 만나보시겠냐고 하니 그냥 가시겠단다.
아마도 더 마음에 아리실 듯했다.
참배하고 내려가는 뒷 모습이 눈에 더욱 아련하다.
준용, 진국에게 내려가는 길에 참배객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저 분들의 소중한 아들, 딸, 남편, 친구 들일 것이다.
뭉그러진 마음 속에 한 가득 들어 있을 눈물이 느껴진다.
준용, 진국!
너희들은 지금의 우리처럼 쭈그러지고 주름진 얼굴이 아니라,
아직도 젊고 패기가 넘치는 모습 그대로 있으리라.
우리들이 다시 만날 때 서로를 기억할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이곳에 최근까지 다녀간 동기들의 얼굴을 기억해서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따라 현충지의 수련이 더 붉게 보이고,
언제 내년까지 기다리느냐는 듯 왜가리의 목은 그렇게 길어 보일 수가 없다.
참배할 때 먹고 사는 문제를 잠시 잊고 있었는데 현실로 돌아오니 바로 생존경쟁이다.ㅎ
점심은 만남의 장소에서 설렁탕으로 했다.
더운 날씨에 평안한 마음으로 참배를 마쳤다.
내년엔 올해보다 많은 동기들이 참석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다른 출신, 기수들보다 모냥 빠지지 않게....ㅎㅎ
참석한 많은 동기분들 수고 하셨습니다.
특히 유각균 동기회장을 비롯해서 2중대 임원(강배형, 김춘규, 유태하, 김철국)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그럼 내년에....
Ps. 원래 <동기회 활동> 카테고리에 글을 써야하는데 난 자격이 없나 봅니다.
그래서 사진 동호회에 올립니다.(죄송)
첫댓글 더운 날씨에 수고들 많이 하셨습니다.
여기서도 주작가를 만날 수 있군요. 동기회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그 모습이 참 고맙고 아름답습니다.
애쓰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ㅎㅎ
올해까지만.ㅎㅎ
2024년에도 현충원 참배의 이모저모를
자세히 표현해주신 주작가님께 먼저 감사드려요. 당연히 회장님과 고생하신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우리도 가까와 오고
있음을 새삼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다시한번 힘을 내자 하고 다짐해봅니다.물론 먼저
쉬고 계시는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올해까지만 할께요.ㅎ
주작가님! 무더운 날씨에 촬영장비 완전군장으로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생생한 애잔함을 담아 주셔서 다시금 먼저가신 동기생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유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들, 참석하신 동기분들, 그리고 모든 동기생들,
모두 건강관리 잘 하셔서 내년행사에서도 뵙기를 기대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소중한 옛 이야기를 못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핸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주작가님의 열정어린 글들을 보니 ㆍㆍ먼저 우리를 떠나 그곳에서 쉼을 갖고있는 동기들의 모습이 선하네요. 동기회 유회장님을 비롯한 임원분들과 참배에 참석하신 분들 수고하셨구요.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우리 동기생 여러분들 모두가 건강하길 기원합니다!!!
저의 열정이 허접한 글에서 보이시나요?ㅎ
그 보이는 열정을 배우고 싶은데...ㅎㅎ
감기에 몸컨디션이 안좋은 데도 불구하고 수고하신 주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
날이 많이 더운데 거기는 복잡해서 모두 걸어서 다녀야 하는 모양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서울 현충원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듯 하여 거기 계시는 동기생들께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다음에 상경 할 일이 있으면 일부러라도 찾아 뵈어야 하리라 다짐 합니다.
참배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꼭 찾아뵙고 후기 올려주세요.ㅎㅎ
주작가님~
항상 생생한 사진과 구수한 설명으로
정신없이 보고 읽다보면
벌써 다 읽어보게되었네요
더운 날씨에 사진봉사 넘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김철국 진사가 있었는데 괜한 오지랍을 떨었습니다.
사무총장님 권유에 올해까지만 하겠습니다.ㅎㅎ
감사.
전국을 카메라 들고 다니시는
주작가님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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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아닌데요?ㅎ
드론 영상 많이 보여주세요.
매년 모든 행사때마다 헌신과 열정을 보여주는 주창일 동기에게 감사드립니다.
몸이 예전 같지도 않은데 무거운 장비를 메고 다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네요.
잘못 생각하면 훌륭한 사진과 글로인해 주작가를 능가할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책무라 생각할까봐 걱정도 됩니다, 하루 빨리 신입(동기생 자녀등)을 구해 짐을 덜어드리고 싶네요, 다시한번 열정과 헌신에 존경을 표합니다,
동기회장의 중책을 맡고잏는 유각균 회장님과 2중대원들의 끈끈한 단합과 임무수행에도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김 회장님! 무신 말씀을 그렇게 심하게?...ㅎㅎㅎ
능력은 미천한 데 잘 봐주시니 감사!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