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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을 간단히 돌아보도록 할까요. 어떤 1년 이었나요?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처음으로 경험 해 보기도 했고 개인적으론, 굉장히 충실했던 1년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아직 한번도 클럽에서 유럽 무대를 밟아본 일이 없어요. 그래서 세계 탑 레벨의 선수들과 경기했던 일은 매우 귀중한 체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진 않았지만 제 존재를 어필할 수도 있었고요. 바라는 게 있었다면 좀 더 많은 시합에 나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4시합에 출장해서 3골을 넣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대회 후에는 무사히 아틀레티코와 계약을 연장하기도 했고, 모든 것이 순조로웠어요.
그렇다면 잔류인지 이적인지 확실히 답을 내지 않은 채로 월드컵에 임했다는 거네요? 대회기간 동안에는 시합에 집중하는 일이 힘들진 않았습니까?
그렇지도 않았어요. 독일에서는 월드컵이라는, 축구선수에게 있어 최대의 이벤트인 이 대회를 즐겨보자. 그것만 생각했었으니까요. 그리고 만약 이적하게 됐다 해도 시장 마감일은 8월 31일이잖아요? 때문에 정말로 초조함 같은 건 없었어요. 대회 중에 저의 장래를 걱정했던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라이벌인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여름 회장 선거를 했습니다. 페르난도의 영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자도 몇 명 있던 걸로 아는데 마드리드 이적을 고려해봤던 적은 있었나요?
설마!!! 마드리드란 클럽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그 클럽으로 이적을 생각했던 일은 일찍이 한 번도 없어요.
지난여름은 토튼햄, 인테르, 밀란,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서도 오퍼를 받았지요. 그런데 왜 잔류의 길을 선택한겁니까?
당시에는 「곧 런던에 집을 알아볼 예정이다.」같은 소문도 돌았었는데 말이죠.(웃음) 제가 아틀레티코에 남았던 것은 이 클럽을 마음 속 깊이 사랑하고 있고, 아직 남아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팀은 「유럽 무대에 진출한다.」라는 목표를 두고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하잖아요. 물론, 잔류한 것에 후회 따윈 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이적했다면 그랬겠지요.
2008년까지였던 계약을 단 1년밖에 연장하지 않은 것은 어째서죠? 22세라는 나이를 생각해 봤을 때 좀 더 장기계약을 맺어도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장기계약은 좋아하지 않아요. 이 나이에 10년 계약에 사인 해 버렸다면 장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는 반면, 위기감과 긴장감은 잃어버리게 되죠. 매일매일 노력이라는 의무를 자신에게 부여하기 위해서라도 계약기간은 짧은 것이 좋습니다.
그럼, 바이아웃 금액을 9000만 유로에서 절반도 안 되는 4000만 유로로 낮춘 것은 어째서입니까? 서포터들은 「조만간 아틀레티코를 떠날 작정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거 같던데, 실제로 바이아웃 금액을 감액한 것에 어떤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우선 서포터 여러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은 제가 아틀레티코에 만족하고 있고 클럽이 저의 퍼포먼스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과, 여길 떠날 예정은 없다는 겁니다. 바이아웃 금액을 감액하기를 요구했던 건 만약 제가 클럽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을 때, 잔류를 강요받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차후에 출장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이 생기면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서 이적을 요구하겠지요. 그 때 9000만 유로를 지불할 수 있는 팀이 없어서 “벤치신세”가 되는 건 참을 수 없거든요. 이적에 관해서는 클럽과 나 상호간에 이득인 오퍼가 들어오면 검토 해 보겠지만 적어도 계약이 만료되는 2009년까지는 여기에 남을 겁니다.
그럼, 그 때까지는 리그에서 우승하고 싶겠네요.
확실히요. 하지만 당면 목표는 다음 시즌의 UEFA컵 진출권을 따는 거예요. 그게 되지 않으면 이번 시즌은 아틀레티코에게 「대 실패의 시즌」이 되어 버려요.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4위 이내)을 딸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UEFA컵 (5~6위) 이라도 물론 좋습니다. 그 목표를 이룬다면 그 후 3~4년은 별로 멤버를 바꾸지 않으면서, 보강도 한 시즌에 1명이나 2명, 빅 네임을 보태는 정도로만 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분명 어떤 타이틀이라도 딸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팀이 완성되는 거죠.
이번 시즌의 라리가는 누가 우승할 거라 생각 하나요?
누구보다도 우승에 가까워진 팀은 역시 바르셀로가나 아닐까요. 전력의 밸런스도 잘 맞고 팀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아요. 또한 무엇보다 에투와 메시도 복귀할 예정이니까요. 하지만 2위부터는 대 혼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세비야, 마드리드, 발렌시아의 실력은 큰 차이가 없으니까요. 아틀레티코에게 난관인 것은 홈에서 별로 승리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어웨이는 바르셀로나와 똑같이 15포인트 (1월 7일 기준 / 4승 3무 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홈에서는 「절대로 질 수 없다.」라는 초조함 때문인지, 별로 좋은 게임을 할 수 없었어요. 실제로, 여기까지 겨우 13포인트 밖에 못 얻었다고 불평하고 있기도 합니다. (4승 2무 3패)
리그 우승은 확실히 이루기 어려운 미션이긴 한데, 코파 델 레이라면 어떤가요?
가능성은 많다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코파 델 레이는 아틀레티코와 매우 상성이 잘 맞는 토너먼트니까요. (과거에 9번 우승)
페르난도는 지금까지 5골을 넣었습니다. 이 성적에는 만족하고 있나요?
조금 부족하죠. 하지만 이번 시즌은 저 말고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아주 많이 있거든요. 아구에로나 마니셰라던지. 그리고 포워드는 골만이 요구되는 게 아니에요. 전방에서 수비, 동료의 서포트 등 별로 눈에 띄진 않지만 그런 일도 함께 평가해 주면 좋겠어요.
그럼 이건 주장으로서의 의견을 묻고 싶은데, 모든 선수들은 아기레 감독의 지휘에 만족하고 있나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 결과를 봐도 감독의 지도방식이 옳았다는 걸 확실히 증명하고 있고요, 막시와 페토로프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상위에 랭크되어 있으니까요. (17라운드 기준 6위)
아기레 감독의 장점은 한 가지 들자면요?
선수와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요. 주전 선수와도, 그렇지 않은 선수와도 구분 없이 정말 자주 대화를 해요. 지금 팀이 매우 좋은 분위기에 놓여있는 것도 감독 덕분이에요.
오사수나와 아틀레티코는 요구하는 것이 정말 달랐을 텐데, 아기레 감독은 그런 변화에 확실히 대응하고 있습니까? (오사수나는 아기레 감독이 아틀레티코를 맡기 바로 직전에 맡았던 팀)
이 세계에서 감독은 가끔 심한 비판을 견디면서 지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아기레 감독은 냉정함을 잃지 않고 정말 잘 하고 있어요. 이 클럽 역사의 중요함이라는 건, 안에 있는 사람밖에 알지 못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사실 상당한 압박으로 다가와요. 우리들은 그 역사에 부끄럽지 않을만한 성과를 매일매일 요구받고 있는 거예요.
아기레 감독의 지휘로 더욱더 의문시 되는 논쟁거리가 바로 아구에로의 기용입니다. 이번 시즌에 상당히 주목받던 선수인 그를 당시 선발로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페르난도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근에는 점점 선발로 자리 잡는 듯 보이는데요.
분명 감독에게는 감독 나름의 생각이 있다고 생각해요.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던지, 젊은 재능을 주변의 압박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서라던지, 천천히 정성들여 키우고 싶다고 생각했다던지, 진짜로 어떤지는 저도 모르지만요.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세르히오(아구에로)는 훌륭한 선수임과 동시에 진정한 프로라는 겁니다. 완전히 서브신세였던 전반기에도 그는, 감독에게 불만을 털어놓지 않고 매일 한결같이 트레이닝에 힘쓰고 있었어요. 본래 불평도 하나쯤 말하고 싶어질 텐데도 말이에요.
이것도 아구에로의 기용과 연관되는 이야기인데, 원톱과 투톱, 페르난도는 어느 쪽이 하기 쉽나요? 개인적으론 투톱이었을 때가 좋은 축구를 보여주는 거 같은데요.
투톱으로 뛰는 것이 훨씬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는 건 분명해요. 하지만 이 팀은 전방에 포워드를 두 명 놓아두면 극단적으로 볼 점유율이 저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좋은지 말하기가 그렇네요.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전술도 바뀌어야 하겠죠.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는데, 아틀레티코는 기나긴 부진에서 완전히 빠져나왔다고 말해도 좋겠습니까?
빛나는 미래를 향해 이제 겨우 한걸음 내딛은 정도일까요. 저는 95-96시즌에 서포터로서 맛보았던 그 「더블」 (리그와 컵대회 2패)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그 감동을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선수로서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 지금 제일의 소원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휴가는 아르헨티나에서 보냈다고 들었는데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예전 팀 메이트 시메오네가 이끄는 에스투디안스가 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만약 그가 감독으로서 아틀레티코에 돌아왔다면 역시 기뻤을까요?
지금은 아기레 감독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그렇게 된다면 최고겠죠.
시메오네도 페르난도도 아직 젊고, 때문에 그렇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겠어요?
사실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도 「언젠가 감독으로서 아틀레티코 벤치에 앉고 싶다.」고 말했었죠. 그렇다고해도, 감독이 된 지 1년도 채 안돼서 자국리그 제패를 달성해버리다니, 역시 대단한 사람이에요 촐로(디에고 시메오네의 애칭)는.
스페인 대표팀에 대해서도 조금 묻고 싶은데, 2006년 마지막 게임에서 (11월 15일 루마니아 전 / 친선경기) 페르난도는 엔트리에서 제외됐었습니다. 2004년 아라고네스 감독이 부임한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인 듯한데, 그런 현실을 곧 받아들이게 됐나요?
솔직히 쇼크였어요. 하지만 저도 프로에요. 우리들이 있는 곳은 결과가 전부인 세계죠. 때문에, 저 자신에게 이런 말도 해줬어요. 「이번에 발탁되지 못했다면 2월 친선경기(잉글랜드 전)에 소집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면 돼.」라고요.
어째서 멤버에서 제외된 건지 감독에게 직접 설명을 요구하거나 그러지 않았나요?
설마 그럴 리가 있나요. 전 그런 게 가능한 입장의 사람이 아닌데요. 뽑혔을 때는 이유를 묻지 않으면서 뽑히지 못했다고 이유를 묻는 그런 행동은 할 수 없어요.
페르난도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라울도 대표팀에서 제외됐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다시 말하지만 전 감독이 결정한 일에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입장의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도 한 가지 말하자면 지금 스페인 대표팀의 부진은 라울 한 명의 책임은 절대 아니라는 거예요. 하지만 최근에는 그도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듯해서, 곧 대표팀에도 복귀할 거라 생각해요.
그렇다고해도 3경기를 치르고 1승 2패라는, 이번 유로 예선은 꽤 험난한 상황이라 막판 총력을 기울여야 될 처지에요.
그래도 예선은 아직 9경기나 남아있어요. 시작은 실패했지만 역전 할 시간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걸 위해서라도 우선은 3월에 열리는 두 홈경기, 이것을 연승으로 극복해야겠죠. (24일 덴마크, 28일 아이슬란드와 대전) 이걸 발판 삼으면 그 이후론 자신감을 갖고 시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제가 철이 들었을 무렵부터 스페인 대표팀은 월드컵과 유로라는 빅 토너먼트의 단골손님이었어요. 유로를 TV로 본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네요.
시간이 얼마 없으니 이것을 마지막 질문으로 하지요. 스페인 내에서 페르난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길거리에서 페르난도를 알아보는 일도 적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데 유명인이 된 것을 후회 한 적은 없나요?
이 일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로 후회는 없습니다. 확실히 사생활은 거의 없는 처지지만요. 그런데 돌아보면 저도 어렸을 적에 동경하는 선수를 보면 자주 사진촬영이나 사인을 졸랐었어요.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팬의 요구에는 응해주고 싶다고 생각해요. 다만…….
다만?
만약 하루만 보통의 22세 청년이 된다면 무엇을 바꾸더라도 아깝지 않을 거라 생각한 적은 있었죠.(웃음)
첫댓글 역시 페르난도....................;ㅁ; 전부터 알고 있던 성숙함이지만 한글로 다가오니 더 딱딱해 ㅠㅠ 난 너의 빙구짓을 보고 싶다만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월드싸커다이제스트였군요...(아픈 기억이orz) 정말 전부터 느낀 거지만 토레스, 나이는 어려도 생각이 깊어요. 자기 가치관,사고관이 매우 뚜렷하고...역시 아구에로에 대한 내용도 빠지지 않았네요~ 저 역시도 경기를 봐 보면 득점력면에서는 확실히 토레스/아구에로 투톱체제가 낫긴 한데 아슬아슬한 부분은 많더라구요;(참 토레스 지금은 7골!장하죠 허허) 아기레감독님이 오사수나에 계셨군요;ㅗ; 이건 또 몰랐네요~ 최근 오사수나와의 경기가 많았는데...리가에서는 승리했지만 코파 델 레이에선 무1패1...덜덜 흠! 요 생각깊고 장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신성인 둘이서 아틀레티코의 영광을 재현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마드리드란 클럽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그 클럽으로 이적을 생각했던 일은 일찍이 한번도 없어요← 와.... 말 진짜 멋지게 한다 토레스 역시 멋쟁이ㅋㅋ
잘 읽었습니다.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히 답변하는게 참 T^T 마지막 문장은 왠지 찡하네요. 단 하루라도 평범한 청년이 되고 싶은 마음이라.ㅠ_ㅠ 이번 잉글친선경기에는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ㅁ+)/
완전 멋지다 ㅜㅜㅜㅜㅜ 이햐...이런 빙구똘구띨구와는 거리가 먼녀석같으니...ㅜㅜ..후우우
나랑바꿔
또레는 말도 멋지게 하는군하^^ 마지막 말 단 하루만 보통의 22세 청년이 되고 싶다는 말에서 쫌 가엽다고 해야 하나?? 안쓰럽게 느껴지네요//
진짜 어른스러운 것 같아요 매번 생각하는거지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결혼한다며..........................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