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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푸른 이끼 바위
푸른 콩 튀는 산색 거암은 휘호(揮毫) 받아
잣향기 풍겨오니 심마니가 휘파람을
삼복 날 여기에 오면 청노루도 반기지
* 청태산(靑太山 1,200m); 강원 횡성. 인공림과 천연림이 잘 조화된 국유림 경영시범단지로서, 숲속에는 노루, 멧돼지, 토끼 등 각종 야생동물과 식물이 고루 서식해 마치 자연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이성계가 이곳의 아름다운 산세와 이끼가 낀 큰 바위에 반해, 청태산이란 휘호를 내려 이같이 부르게 되었다. 유래로 봐, 靑苔山이 맞을 듯하다. 백덕지맥이다.
*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551(405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62. 크게 아름다운 산
주름 안 골물이사 굽이쳐 아름답고
오솔길 부드러워 산토끼가 힐끔힐끔
비탈진 배추밭에는 지친 농부 땀 맺혀
* 대미산(大美山 1,232m); 강원 평창. 산세는 육산이라 부드럽다. 대부분의 수계(水系)는 남한강의 지류인 평창강(平昌江)으로 흘러든다. 북쪽 유포리 일대의 상축덕·하축덕 마을에서는 고랭지채소와 홉(hop) 등 특용작물을 재배한다. 대개 청태산과 묶어 등산한다.
63. 돌부처 미소
꼭대기 둥글바위 검버섯 폈다마는
비로봉 응시하는 미인 입술 참 곱고
거대한 약사 돌부처 알쏭달쏭 저 미소
* 팔공산 동봉(東峯 1,167m); 대구광역시 동구, 경북 영천. 일명 미타봉(彌陀峰)이라 한다. 하늘이 허락한 팔공산 최고의 전망대이다. 주봉인 비로봉(1,193m, 군부대)과 400m 거리 밖에 안 된다. 주봉 밑으로는 고려시대에 다듬은 전체높이 6m에 달하는 거대한 마애석불이 있다. 얼굴은 두 볼이 풍만하고,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띠고 있어 자비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정식명칭은 동봉석조약사여래입상이다.(시도유형문화재 제20호)
* 산영 제1-581(424면) ‘쟁패는 허망’-팔공산 시조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579(422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64. 황금은 없어
앞에서 바라보면 큰 大 자 모양인데
금광은 어디 있소 돌복숭아만 눈에 띠여
멀쩡한 청맹과니가 두밀천에 눈 씻어
* 대금산(大金山 704m); 경기 가평. 옛날에 금광이 발견된 후, 유명해져 그렇게 불렀다. 청평휴게소 좌측에 대금산, 불기산, 깃대봉, 청우산과 나란히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등산길 주변에는 야생 복숭아나무가 많고, 봄에는 철쭉이 활짝 펴 온산이 연분홍색으로 물든다. 산 아래 남동쪽으로 ‘두밀천’이 흐른다.
65. 꽃봉오리 맺혀
산유화(山有花) 벌어질까 봉우리 포동포동
꽃구름 감돈 산록 더덕향 코 스치니
큰골에 겨울 때 씻고 삶의 소망 캐리라
* 화채봉(花彩峰 966.7m): 강원 영월. 정상은 꽃봉오리를 닮았다. 이 봉을 중심으로 북쪽에 ‘큰골계곡’이 흐르고, 남서쪽으로 선위골이 파고든다. ‘선위’라는 말은 호랑이를 잡는 덫을 뜻하는데, 그만큼 옛날에는 이 골짜기로 호랑이가 자주 출몰했다 한다. 동쪽으로는 널목재와 유명한 구봉대산이 자리한다.
66. 삿갓 쓴 방랑객
청산이 삿갓 쓰고 방랑길 나서는데
냇가의 버들개지 눈 비비며 배웅하고
여울에 구른 조약돌 봄 시(詩) 한 수 읊나니
* 삿갓봉(1,029.8m); 강원 횡성, 영월. 수주면 운학리 마을에서 보면, ‘삿갓을 씌운’ 모양이라 그렇게 불린다. 사자산에서 서쪽으로 가지 친 지능선상에 솟은 산이다. 헬기장인 정상 가까이 ‘침니바위’가 있고, 남쪽으로 이름도 맛깔스런 ‘노랑골’이 흐른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 1-316(257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67. 옛 절은 푸르고
산승이 초입 막고 된비알 숨 가빠도
수북이 쌓인 낙엽 황장목(黃腸木) 울울창창
사고지(史庫址) 쓸쓸하건만 천년고찰 푸르다
* 각화산(覺華山 1,177m); 경북 봉화. 태백산 자락의 터 넓은 지역으로 산세가 중후하고, 모난 데가 없는 육산의 풍모를 보인다. 천 미터급 산이 즐비한 왕두산 일대는 계곡이 깊고, 수량이 풍부해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마르지 않아, 황장목 등 수목이 우거져 있다. 남쪽 산록에는 신라 때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세웠다고 전하는 각화사(覺華寺)가 있는데, 임진왜란까지 국조사고(國朝史庫)가 있어 사료를 보관하였다(미복원). 춘양면(春陽面)은 우리나라 수목 중 가장 쓰임새가 많았든 춘양목의 발상지이다.
68. 어설픈 뿔산
배부른 와폭(臥瀑) 지나 힘겨운 깔딱고개
웃자란 계류 갈대 능선은 뿔난 바위
조망은 거침없어라 가지런한 북녘 산
* 각흘산(角吃山 838.2m); 경기 포천, 강원 철원. 38선을 훨씬 지나, 숨은 듯 솟아있다. 빼어난 계곡, 부드러운 능선, 웅장한 바위가 삼위일체를 이룬 소위, ‘초여름 산’이다. 아담하고 얕은 3km의 물줄기 ‘각흘계곡’이 주변 경관 속에 파묻혀, 처녀지처럼 고요히 흐른다. 와폭 2개가 영락 업는 초기 잉부(孕婦) 모습이다. 산악인들은 흔히 ‘속세를 벗어나 수도의 길을 걷는 기분’이라 비유한다. 북녘 조망이 뛰어나다.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53면.
69. 뱃길을 놓친 산
섬산은 누운 황소 동백나무 뒤덮고
타오른 붉은 암봉 깻돌 씻는 하얀 파도
세연정(洗然亭) 풍류에 취해 오는 뱃길 놓쳤어
* 보길도 격자봉(格紫峰 430m); 전남 완도군 보길면. 섬산의 주봉이다.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산 앞면이 붉은 색’으로 변한다 하여, 일명 적자봉(赤紫峰)이라 부른다. 멀리서 바라보면, ‘황소가 드러누운 형상’을 띠었고, 산은 온통 동백나무로 덥혀있다. 능선에 오르면 암봉이 줄지어있고, 조망이 장관이다. 정상에 서면, 북으로 부용리 일대와, 쪽빛 바다 건너 해남 땅끝과 달마산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산길에 때 아닌 독사가 나타나 섬찟했다. 햇빛에 반짝이는 예송리 해수욕장의 깻돌은 밀리고 쓸리는 하얀 파도에 구르며, 억겁의 이야기를 토해낸다.
*세연정: 1636년 병자호란 때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가 제주도로 가던 중, 보길도의 자연경관에 심취해 부용동(芙蓉洞)에 연못을 파고, 세연정(洗然亭)을 세워 선유를 즐기며, 「오우가(五友歌)」와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 등을 남겼다.(전라남도 기념물 제37호)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210면.
70. 펄럭인 깃대
장쾌한 능선 따라 동선(動線)은 가뭇없고
삼둔 땅 사가리 곳 삼재(三災)는 얼씬 못해
황량한 인생살이에 푸른 깃대 펄럭여
* 방태산(芳台山) 깃대봉(1,436m); 강원 인제 홍천. 높은 산릉, 수없이 깊은 계곡, 향기가 넘쳐나는, 이름 그대로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명산이다. 방태산의 빼어난 봉우리 중 하나이다.
* 삼둔 사가리;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 일곱 군데 비결지를 기록하고 있는데, 난을 피하고 화를 면할 수 있는 곳으로, 삼둔은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다.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곁가리로 예부터 오지 중 오지로 꼽힌다. 한자 조경동(朝耕洞)을 풀이하면 ‘아침가리’가 되는데, 높은 산봉우리에 가려 "아침나절 잠깐 비추는 햇살로 밭을 간다"하여, 붙여진 마을이다.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193면.
71. 병자는 다 오라
아는 이 몇몇일까 구름 속 첩첩산중
산신(山神)이 내린 약수 선녀만 뜯는 약초
어진 문 열어놨으니 병든 자는 다 오라
* 개인산(開仁山 1,341m) 강원 인제 홍천. 아! “이산”하면, 우선 약수부터 먼저 떠오르지만, 각종 약초가 많이 나는 남한 제일의 청정지역으로, 지병을 치료하려는 환자들이 상주한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위치인 해발 약 1,000m 지점에서 샘솟는 탄산약수다. 상탕과 하탕 두 곳인데, 상탕이 원탕이고, 수량은 하탕이 많다. 약한 철분 냄새와 단맛이 입안에 감도는 청수(淸水)로, 당뇨병(소갈병)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1891년 함경북도 출신의 ‘지덕삼’이라는 포수가 백두대간에서 수렵생활을 하던 중에 발견했다고 전한다. 전설에 의하면 현재의 약수 위에 원래 ‘장군약수’가 있었는데, 그 약수는 양쪽 겨드랑이 밑에 용비늘이 세 개씩 붙어 있는 아기장수가 혼자 마시고는, 큰 바위로 덮어버려 아무도 찾지 못했다. 이 아기장수는 후에, 제 자식이 혹 역적이 되어 멸문지화를 당할 것을 두려워한 부모의 손에 살해당했다. 약수터 둘레에는 무병장수를 빌며 쌓아놓은 돌탑이 늘어서 있다. 또 심마니들이 산신제를 올리는 제단이 남아 있는데, 계류와 잘 어울려 무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이 약수를 정화수로 올려놓고 기도하면, 신이 잘 내린다는 연유로, 무당들이 神을 많이 받아간다고 한다. 30여 년 된 너와집도 꽤나 알려졌다.
* 『한국산악시조대전』 제59면.
72. 어디든 명당
마애불 친견하고 돌문에 오르거다
수정을 꿰찬 다음 옥바다에 드는 게야
명당을 제 알려거든 남연군묘(南延君墓) 들러라
* 가야산(伽倻山 677.6m); 충남 예산, 금북정맥. 석문봉(653m)까지 암릉을 형성한 후, 두 줄기로 나뉘어 일락산과 옥양봉(621.4m), 수정봉(453m)을 향해 갈라진다. 산 북쪽 서산의 ‘보원사지’에는 백제시대 마애석불의 걸작으로 꼽히는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비롯한 여러 보물이 있다. 정상인 가야봉은 출입금지구역으로 중계탑이 설치되어있다. 석문봉은 글자에서 풍기듯이, 가장 바위가 많은 봉우리다. 동쪽 자락에는 선말(鮮末) 명지관(名地官) ‘정만인’이 점지했다는, 남한 최고의 명당 ‘남연군’(南延君,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부)묘가 자리한다. 규모는 작아도 볼거리가 많은 명산이다.
* 졸저 산악시조 제1집 《山中問答》 제24번, 139~140 쪽 ‘남연군묘 풍수론’. 제46번, 67, 153쪽 ‘옥양봉 능선 종주’ 시조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8면.
73. 재물은 필요 없어
사자(獅子)는 어디 있나 꼴불견 봉우리만
바위들 앙상한데 계류 숲은 푸짐한 즉
세끼 밥 먹으면 됐지 무슨 재물 필요해
* 사재산(四財山 1,181m); 강원 영월. 지능선인 연화봉 석굴에 있다는 꿀과, 먹을 수 있는 흙인 전단토, 칠기의 도장 재료인 옻나무와, 산삼 등 네 가지 재보가 많이 나는 까닭에, 그리 불렀다. 절골을 사이에 두고 백덕산(1,350m)과 마주한다. 남쪽능선 끝자락의 그림 같은 구봉대산(870m)을 비롯해, 곳곳에 기암과 폭포를 가지고 있다. 골이 깊어 많은 수량과 청정함을 유지하고 있으며,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법흥사가 터 잡고 있다.
* 사자(獅子)가 아닌, 사자(四資)로 풀이해도 무방하다. 한글로 쓰면 혼동하기 쉬워, 사재산(四財山)으로 표기한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247면
74. 여름눈 내린 산
폭염에 눈 내리니 청산이 자지러져
무거운 육신인들 하늘 등살 이겨내랴
딱새만 용하구곡(用夏九曲)에 깃 적시고 날아가
* 하설산(夏雪山 1,028m); 충북 제천. 월악산 국립공원 내 비경인 용하구곡(用夏九曲) 동쪽에 우뚝 솟은 육중한 산으로, 구름이 항상 끼어 있다. 초여름에 얼음이 낄 정도로 춥고, 겨울이 일찍 시작된다. 북서쪽 능선은 어래산(814.5m)을 거쳐, 멀리 다랑산(591.2m)까지 이어진다. 일명 용하산이라 부른다. 구곡은 반석지대와 폭포, 탕, 소 등이 즐비하며, ‘여름을 갖고 논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1곡인 청벽대를 필두로 선미대, 가학정, 석운대, 수룡대, 우화굴, 세심폭, 활래담, 강서대가 계곡을 따라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 딱새; 꼬리를 딱딱 거리는 귀여운 텃새로, 참새목 지빠귀과다. 단독으로 생활하며 관목에 앉아 꼬리를 까딱까딱 상하로 흔들며 운다. 관목 꼭대기, 바위 위, 지붕 위, 담장 위 등 낮은 곳 또는, 전망이 좋은 장소를 택하여 앉는다, 먼 거리나 고공을 날지 않으며, 단거리를 낮은 고도로 비행한다. 지상에 내려와 뛰어다니며 먹이를 찾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오래 머물지 않고 날아오른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590(431면). 2018 6 26 도서출판 수서원.
75. 매 머리에 올라
솔숲은 향긋해도 등행(登行)길 멧돼지 똥
실없이 투덜대며 산 이름 원망타가
퉁명한 매 머리빡에 꿀밤 한 방 먹이지
* 매두막봉(1,100m); 충북 제천. 정상은 조망이 나쁘고, 매 머리 마냥 둥그스름하다. 솔숲이 우거져 멧돼지 똥이 너절하며, 오두현으로 내려서는 비탈길이 가파르다. 서쪽에는 계곡미가 빼어난 용하구곡이, 동쪽에는 성천이 흐른다. 남쪽 끝머리인 문수봉(1,162m)과 이웃한다. 혹자에 따라 응두봉(鷹頭峰)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보통 뫼두막(메두막)이라 함은 산의 급한 비탈길을 지칭하는데, 아무튼 이름이 좀 그렇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170면.
76. 지혜부처를 만남
지혜의 보살인가 예리한 산 눈동자
모난 돌 정을 맞지 산꾼 더러 무던해라
구곡은 절승이건만 각진 바위 얄미워
* 문수봉(文殊峰 1,162m); 충북 제천. 월악의 최고봉이다. 수려한 암골미와 짙푸른 수림지대는 월악산에 뒤지지 않는다. 국립공원 한가운데에 있으며, 제천시에서 가장 높다. 형태는 풍수상 소가 엎드린 우복형국(牛伏形局)이다. 북쪽사면은 성천(城川), 서쪽사면은 용하구곡을 통한 광천(廣川)의 발원지로 생태보존지역이다. 구곡 상류의 바위들이 뾰족하고 날카롭다. 문화광산은 1945년 문을 연 이후, 약 10년간 흑연을 채굴해 단성역으로 운반했다. 왜정 때 구리를 채집하던 광산도 있었다. 심산유곡에는 산삼을 비롯한 약초가 자라고 있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181면.
77. 북녘 산 실루엣
마루금 통제선이 정강말 마다하랴
삼엄한 철책 너머 무산(巫山)은 지척인데
실루엣 먹고 싶으나 오목눈이 장타령
* 향로봉(香爐峰 1,296m); 강원 고성 인제, 남한 쪽 백두대간 최북단으로, 산세가 매우 험해 소위 향로봉산맥으로 분류한다. 무산이 가까우며, 북녘 산릉의 실루엣이 정말 환상적이다. 능선으로 운행이 불가능하고, 군 작전도로로 출입이 가능하다. 민간인 통제선 북쪽에 있는 동부전선의 요충지로, 한국전쟁 때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향로봉·건봉산 구역은 1973년에 천연기념물 제247호로 지정되었다. 정상부에는 주로 주목·신갈나무·갈참나무 등이 식생하며, 신갈나무 군락지에는 멧돼지·노루·오소리·너구리·족제비·하늘다람쥐 등이 관찰된다. 8월 평균기온은 17.5℃, 2월 평균기온은 –14.5℃이다. 또한 남한의 대표적인 다설지로 11월부터 4월까지 눈이 내린다. 군 당국의 허가를 얻어 통일기원 산제(山祭)를 지내기도 한다.
* 오목눈이; 참새목>오목눈이과이다. 박새과로도 분류한다. 몸만큼 긴 꼬리를 가진 산에 사는 작은 꼬마새다. 사람이 사는 주변 산림에 서식하고, 무리를 지어 이동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한자리에 오래 머물지 않고, 쉴 새 없이 울음소리를 내며, 나무와 나무사이를 이동한다. 번식기외에는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박새류와 어울려 다니기도 한다. 땅 위에 내려앉는 일은 극히 드물고, 비행시 불규칙한 비행을 한다. 낙엽활엽수림, 소나무 숲, 잡목림, 관목림 속에 둥지를 만든다.(텃새 과학관에서 인용)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439면.
78. 삼신산(三神山)에 올라
쑥새 떼 우짖는 길 가끔씩 밟힌 산죽
조밀한 솔밭 지나 칠성대가 반기고
유선사 팔작지붕 안 삼존불도 정겨워
* 두승산(斗升山 444m). 전북 정읍. 부안의 변산(邊山), 고창의 방장산(方丈山)과 더불어 삼신산(三神山)으로 꼽히는 호남의 명산이다. 옛날에는 도순산(都順山), 영주산(瀛州山)으로 불렀다. 1936년 발행된 정읍군지(장봉선 저)에 의하면, 최고봉에 석두석승(石斗石升)이 있었는데, 1883년 초동(樵童)들의 장난으로 바위를 산 아래로 굴려 파손되어, 덕천면에 사는 거사 최석학(崔錫鶴)이 고적보존의 의미로 그 흔적이 있는 큰 바위에 斗升(되와 말)을 조각하였다. 그 후 동초(東樵) 김석곤(金晳坤)이 ‘수두목승’(水斗木升) 네 글자를 조각하였다 한다. 또한 멀리서 이 산을 보면 거북 형상과 흡사하다. 산세가 비교적 단조롭지만, 산죽군락, 작은 계곡과 바위틈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풀꽃이 정답다. 정상 부근의 칠성대(七星臺)는 신선이 놀던 곳으로, 기우제와 천제(天祭)를 지냈다. 북서쪽 유선사(遊仙寺, 현 두승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으로, 비로자나불·약사불·석가모니불의 청동삼존불이 모셔져 있고, 수백 년 된 느티나무가 옹골차다. 야경이 좋으며, 자락의 옻나무꿀집도 잘 알려졌다. 평생 두 번 가기 힘든 산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144면.
79. 활공하는 산
전망이 근사하지 굽이돈 저 평창강
장송은 빼어나고 멋진 기류 흐른 상공
노을 진 물돌이말로 활강하는 사람새
* 장암산(壯岩山 836m); 강원 평창. 이 산은 남병산을 베게 삼아 남북으로 길게 누웠다. 서쪽 오대산 자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속사천을 거쳐 평창강과 남한강으로 흘러들면서, 이 산을 끼고 돌아 산 정상에서 보는 주위경관이 수려하다. 한편 상공의 기류가 좋아, 정상 남쪽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들어섰다. 석양이 뉘엿뉘엿 질 무렵, 남서쪽 한반도 지형을 닮은 ‘물돌이마을’을 내려다보면 황홀하기 그지없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363면.
80. 두류의 명월
백두(白頭)가 떨어트린 화천 땅 작은 지리(智異)
무성한 수림 아래 기암 빚은 백마계곡
가인아 돌아누워렴 감춘 정부(情夫) 누구디
* 두류산(頭流山 993m); 강원 화천. 수복지구에 속하는 귀중한 땅이다. 계곡 물이 맑고 숲이 울창해 여름산행에 제격이다. 금강산을 찾아가는 신선들이 뛰어난 풍경에 반해 잠깐 들러 쉬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빼어나다. 마치 기생 명월이가 누워 있는 옆모습 같다 하여, 명월산(明月山)으로도 불리며, 마을이름도 명월리다. 백마계곡에는 화엄종에 속한 대명사(大明寺)가 있으며, 이 절 밑에는 독수리가 드나드는 높이 30m높이의 신선바위가 있다. 정상은 운모가 섞인 광석토양이라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 없지만, 사방으로 펼쳐진 주름진 산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옛날부터 이 산자락 여섯 곳에 명당이 있다 하여, 이곳 촌로들은 일명 육명당산(六明堂山)이라 부르기도 했다. 들목인 사창리(史倉里) 옛 이름은, 마을이 꼭 떡을 찌는 그릇인 시루 속에 들어앉은 듯해, ‘시루안’으로 불렸다고 한다. ‘두류산’이라는 이름은 지리산(智異山 1,915m)의 별칭이기도 하다. 이같이 불리는 산은 북한에도 두 곳이 있다. 함북 길주군 양사면과, 함남 단천군 북두일면 경계를 이루는 두류산(2,309m)이고, 함남 문천군 운림면과, 평남 양덕군 대륜면 경계를 이루는 두류산(1,324m)이 그것이다.
* 고려 말의 문신 근재(謹齋) 안축(安軸, 1282~1348)의 山評
금강수이불웅(金剛秀而不雄); 금강산은 수려하나 웅장하지 못하고
지리웅이불수(智異雄而不秀); 지리산은 웅장하나 수려하지 못하며
설악수이웅(雪岳秀而雄); 설악산은 수려하며 또한 웅장하다
* 서산대사의 산평
지리장이불수(智異壯而不秀); 지리산은 장엄하나 빼어나지 못하고
금강수이불장(金剛秀而不壯); 금강산은 빼어나나 장엄하지 못하고
구월불수불장(九月不秀不壯); 구월산은 빼어나지도 장언하지도 못하고
묘향수이역장(妙香秀而亦壯); 묘향산은 빼어나면서도 장엄하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 1-143(142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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