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도, 누구의 탓도 아닌데 미안한 마음이 든다.
때론 전염병 혹은 참사 현장에 자책한다.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코로나 걸리지 않았다면,
좀 더 주의했다면...
입과 코에 면봉을 후비고 진단 키트에 검사했다.
선명한 한 줄에 안도했다.
몇 분 후 더 깊은 면봉을 코끝까지 밀어 넣었다.
그리고 희미한 두 줄이 째려본다.
큰일이다.
일단 교인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드렸다.
연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진단 키트 불량은 아닌지,
감기를 코로나로 오인한 것은 아닌지,
좀 더 지켜보자는 분도 있었다.
괜찮다고 말씀하시는 분,
이번 기회에 푹 쉬시라 하시는 분,
코로나에 면역력 생겼으면 좋겠다는 분...
다들 위로의 말씀에 감사하다.
열도 없고 특별히 아픈 것도 없지만,
혹시나 다른 분들이 힘들어할까 걱정이다.
선조들의 죄악에 바벨론 포로로 잡혀 온 다니엘,
자기 잘못이 아닌데
자기 잘못처럼 회개한다.
눈물로 쓴 예레미야의 편지에
가슴을 찢는 애통과
비 오듯 쏟아지는 눈물,
예루살렘 회복을 위해 기도한다.
나는, 참담한 국가적 재난이나 국제적 전쟁과 기아 등에 관해
잠시 기도가 전부일 뿐, 책임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든 당할 수 있는 현실이니
다니엘의 마음이 부어지길 기도한다.
연대 책임을 느낀 다니엘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안아준다.
품속에 꺼낸 ‘좋은 소식’을 보여준다.
괜찮다는 말,
힘내라는 말,
나보다 당신을 위한 그 마음이 천사보다 귀하다.
부디 평강의 주께서 모두 교우들을 지켜 주시고,
주님께서 힘주시고 위로해 주시길 기도한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