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참가했습니다. 사실 20년 전에는 저 자리에 제가 앉아 있었죠” 프로기사 이재웅 6단은 이렇게 말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바둑 바둑판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을 가리켰다.
제3회 인천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 겸 제13회 미추홀 전국아마바둑 최강전이 6월13일(일요일) 9시30분 인천 도원 시립 실내체육관에서 함께 열렸다. 대회장의 한쪽에서 미추홀배 전국아마최강전이 진행되는 사이 오전, 오후로 나뉘어 인천의 각 학교와 바둑교실에서 찾아온 어린이들이 인천시장배에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승부를 가렸다.
전국에서 모인 아마강자들과 인천지역 초등학교와 바둑교실까지 집계된 참가선수만 1100여명,관람객이 400명으로 1500명이 참여한 초대형 바둑축제였다. 원래 인천시장배와 미추홀배는 9월과 11월 각각 열리던 다른 대회였지만 올해만은 인천광역시의 예산관계로 통합개최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청프로기사는 인천광역시 바둑협회 부회장인 나종훈 6단과 인천지역 거주 프로기사 서능욱 9단, 이현욱 7단, 이재웅 6단이 참여해 지도대국과 다면기 행사를 가졌다.
인천광역시 바둑협회는 매년 6월 인천시장배 전국아마바둑대회와 11월 미추홀배 전국아마바둑 최강전을 개최했었다. 2007년 7월 대한체육회에 준 가맹 확정되었으며 정가맹승인을 앞두고 있다. 전국체전에서는 서울경기에 이어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또한 미추홀배 전국장애인 바둑대회 개최와 지역 구치소 위문대회 등 소외계층을 위한 바둑행사에도 노력해 왔다. 꾸준한 대회 개최와 유지를 위해서는 인천바둑협회의 노력과 인천광역시의 지원, 지역기우회인 아원기우회의 협찬이 있어서였다.
아원기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화 인천바둑협회 고문은 대회 참가인원이나 관객면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한 대회였지만 미추홀배 아마최강전만의 여러 가지 부대행사와 타지역 참가자를 위한 배려가 줄어든 점이 아쉽다면서 앞으로는 예전처럼 분리하여 미추홀배와 인천시장배가 고유의 문화적 특색을 살려서 개최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병철 인천바둑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올해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있어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이 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있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8년 홍콩아시안게임으로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정식 종목에 채택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자긍심을 높이고 전 세계인이 바둑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라고 말하며 인천바둑협회도 아시안게임 바둑종목 진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며 전국의 바둑팬들에게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미추홀배 전국최강전은 주니어부와 시니어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각 부의 결승자와 준결승자가 통합결승전을 치렀다. 여성최강부는 따로 없이 시니어부와 함께 대회에 참여했다. 저녁 9시까지 진행된 전국 최강부의 우승은 류수항, 준우승은 이문의 아마7단이 차지했다.
입상자 명단
전국최강부 우승: 류수항 준우승:이문의 3위:강성석 4위:이선아
여성부 우승: 박성희 준우승:김복동 공동3위:이경숙 공동3위:이경희
학생부 우승: 김도협 준우승:강태민 공동3위:정성문 공동3위:박중용
일반부 우승: 김세영 준우승: 이민영 공동3위:김명회 공동3위이민희
단체부 우승: 이경학외 2명 준우승:조성대외 2명 공동3위: 송혁외 2명 공동3위:최규외 3인
어린이최강부 우승:박지훈 준우승:장성빈 공동3위:신재원 공동3위:윤동욱
▲대회가 열리는 인천 도원시립 실내 체육관
▲대회개시 직전
▲전국아마 최강부 대국모습 (주니어부)
▲오전에 벌어진 이현욱 6단의 지도대국
▲바둑열기로 뜨거웠던 대회장
▲대회 시상을 기다리는 즐거운 시간
▲이재웅 6단에게 어린소녀가 복기를 받고 있다.
▲다면기에서 이현욱 7단에게 호선으로 도전한 배짱소년
▲전국아마 최강부 대국모습 (시니어부)
▲고사리 손으로 대국하는 어린이 승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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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배 어린이부 우승자들의 기념 촬영 대회 in 인터뷰-CLUB A7
“대회 시작 전 새벽 아무도 없는 고요한 체육관에서 수백 개의 바둑판이 정렬된 것을 보고 있으면 감동이 밀려옵니다. 이건 정말 예술입니다. ”
이번 대회의 행사진행을 맡은 ‘CLUB A7’ 홍시범씨는 이렇게 말했다. 대회를 개최하는데 필요한 바둑판과 바둑알 테이블과 의자등을 공급하고 세팅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지만 ‘CLUB A7’은 회사는 아니다. 멤버들 모두 자신의 직업을 가지고 있고 대회가 있을 때마다 가능한 인원이 모여 함께 작업을 한다.
일본에서 프로기사로 활약하고 있는 홍맑은샘의 아버지로 소개하면 더 익숙한 홍시범씨는 ‘CLUB A7’에서 감독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가족이 그리고 바둑을 사랑하는 젊은 아마강자들과 함께 이 일을 한다.
“ 바둑알도 대회시작 전날 모두 세척해서 가져옵니다. 대회 전날은 거의 밤을 샌다고 봐야해요. 그리고도 일단 대회가 시작되면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바쁩니다. 정말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대회 세팅 뿐만 아니라 결과 기록과 대진기록 작성등 잔손이 가야할 일이 산더미와 같다. 제13회 미추홀배 & 제3회 인천시장배는 대회장 곳곳에서 보람찬 하루를 보내는 CLUB A7의 30명의 요원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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