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추모와 진상규명의 촉구 예배행진
당당뉴스 방현섭 | racer69@naver.com
세월호 참사 추모와 진상규명의 촉구를 위한 촛불교회 예배행진이 13일(주일) 오후 7시 국회 앞에서 약 3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긴급하게 열렸다.
이날 예배는 그동안 진행된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에서 보여준 국회의원들의 무성의한 조사 태도와 유가족이 요구하는 내용이 배제된 특별법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긴급하게 모이게 되었다.
이수호 전 의원은 ‘가만있어라’라 라는 추모시를 낭송하였다.
‘시대의 증언’에는 우선 세월호참사 국민대책위원회 김태현 공동대책위원장이 발언을 했다. 그는 “최근 5년 동안 세 가지 참사가 발생했다. 용산철거민 참사, 쌍용차 강제진압 및 해고 25명 사망 참사, 세월호 참사가 그 세 가지이다. 이전의 참사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피해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있는데 세월호 참사가 또 터졌다. 이번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4월 16일 이전과 이후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돈 때문에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우습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달라져야 한다. 유가족들이 국회에서 농성하고 있는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지만 이 나라는 특별법 하나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 많은 참사 중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세월호까지 왔다. 이제 한자리에 모여 돈을 위해 가진 사람들이 돈 없는 사람들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이런 것을 끝내야 한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세상 만드는데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두 번째 증언으로 세월호참사 일반인유가족 정명교 부위원장이 발언을 했다. 그는 먼저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줘서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바른 일이라고 생각하며 함께 해주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님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야기를 했다. 정 부위원장의 아버지는 생신 여행을 가기 위해 세월호를 탔다고 한다. 그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인터넷으로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회사를 뛰쳐나와 바로 진도로 향했으며 진도로 가면서 ‘곧 구조될테니 걱정 말라’는 아버지의 문자가 마지막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울먹였다. 그는 밤 11시 경에 배를 빌려 세월호 부근에 갔으나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면서 자신은 아들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일반인들이 안치된 인천분향소는 정부와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사태해결을 위해 국회의원과 이야기를 하는데 팔짱 끼고 눈 감은 채로 유가족의 이야기를 듣는 국회의원에 분노했다. 앉아서 서류 받아보고 펜대만 굴리지 말고 발로 뛰고 움직이는 유가족의 의견 수렴해달라는데 오히려 국회의원들은 유가족이 참여하면 회의를 원만하게 진행할 수 없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 국가에서 잘 해결해줄 꺼라고 믿고 기다린 게 벌써 3개월이나 지났다. 이 참사를 계기로 안전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힘들지도 외롭지도 않다”며 지금의 심정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미래의 주역이고 부모님들은 지금의 한국이 있게 만든 분들인데, 국가가 이들을 헌신짝 취급하는 것이 화가 나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테니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단원고 사고학생 학부모 대표로 발언한 김도언 학생의 엄마는 “4월 16일로 시간이 멈췄고 지금은 아이들과의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하였다. 그는 “유가족도 국민인데 국회 앞에서 땡볕 아래 있었다. 아이들의 희생으로 단원고 학생들 학부모들, 국민 모두가 친구가 되었다. 아이들 죽음의 이유도 모른 채 가슴 아파하고 있다. 오늘의 이 가슴 차픈 현실은 우리의 잘못이다. 이제는 잘못한 우리가 다시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준 서명이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한 나라 만들 것이다. 제발 끝까지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 부천 지역에서 단원고 2-5반 유가족과 함께 서명운동 참여하였던 정태효 목사는 “사람들이 일반 언론을 너무 많이 믿어서 현장소식을 전하느라고 애썼다. 사실 가장 먼저 아이들을 죽인 것은 언론이다. 전원 구조되었다는 오보가 모든 방송에 나간 것은 정부의 명령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5.18 때도 그랬다. 정부가 죽인거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 순간에 대통령, 비서실장, 해경은 당시 이 나라에 없었고 언론은 죽었다. 거룩한 분노를 하고 소리치며 널리 알려야 한다. 목사로서 부끄럽다. 정토회가 일일이 발로 뛰며 14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는데 정작 교회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4대 교단이 함께하겠다고 하는데 보다 열심히 해야 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서울베네딕트수도회 스텔라수녀가 추모시를 낭송하였다.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설교를 통해 외신기사를 소개하였다. 조 목사는 “한 외신기사는 만약 서구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면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또 만약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하는 이런 참사가 발생했다면 대통령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도 없다고, 한국을 조롱하듯이 기사를 썼다. 맞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 참사는 분명히 언론이 저지른 일이고 정부가 저지른 일이다”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들이 함께 뭉쳐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배를 마친 후 촛불과 손팻말을 들고 예배 장소를 한 바퀴 돈 후에 다시 국회 안으로 들어가는 유가족들을 배웅하였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이원호 위원은 “지금은 비상한 시국이다. 국회는 유가족 안을 제외한 여야의 안만을 고려하고 국정조사에 임하고 있으며 특별법도 그렇게 추진하고 있다. 350만 명의 서명을 받아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15일(화) 오전 10시30분 여의도문화광장 국기봉 앞에서 갖고 국회까지 행진하여 청원 서명지를 전달할 것이다. 만약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7월 19일 세월호 국민버스와 7월 26일 참사 100일 100시간 비상국민행동에 참여해 달라”며 향후 일정을 알렸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신문광고 게재, 서울시내 곳곳에 특별법 관련 현수막 게시를 위한 후원을 받고 있다. 관련 내용은 대책회의 홈페이지 sewolho416.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현섭 -
진보적 글쓰기를 위한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통방 http://sotongbang.net
매일매일의 시사논평을 게시하고 있으며 동지들의 글쓰기도 환영합니다. 많은 방문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