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급스런 이미지를 가진 ‘스타벅스’와 서민들이 애용하는 ‘던킨도너츠’가 서로 영역을 넘나들며 커피 전쟁을 벌이고 있다.
11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원두 커피를 주로 팔던 던킨도너츠가 작년 9월 미국 북동부지역 매장들에서 ‘스타벅스’ 스타일의 카푸치노와 라테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던킨도너츠는 “미국 레귤러 커피 시장 점유율은 던킨도너츠가 17%, 맥도날드가 15%로 1·2위이며, 스타벅스는 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 던킨도너츠는 유럽풍의 커피인 에스프레소를 주요 판매 품목으로 올려놓고, 지난주부터는 뉴욕 등지에서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했다. 던킨도너츠의 모(母)회사 영국계 얼라이드 도메크사(社)는 에스프레소가 향후 전체 매출의 5~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던킨도너츠는 커피 가격을 스타벅스에 비해 20% 싸게 매기고, 직원들이 재빠르게 고객을 접대하도록 훈련시키고 있다. 에스프레소 제조 기계는 스위스 제조업체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스타벅스의 설립자 하워드 슐츠 회장은 “우리가 가격을 낮출 압력을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던킨도너츠가 (스타벅스의 주요 제품인) 커피와 에스프레소 광고에 수백만달러를 쏟아 붓는다면 이는 오히려 스타벅스의 사업 증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던킨도너츠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저소득층 지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1998년 흑인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의 존슨개발과 공동으로 흑인과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에 매장을 개설하고 있다. 존슨개발은 도심 지역에서 극장과 외식업체 등을 운영하는 업체로, 지금까지 57개의 스타벅스 매장을 열었다. 존슨개발은 앞으로 수년 내에 68개 매장을 추가적으로 열 계획이다. 하지만 저소득층 지역의 매장이라고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을 낮게 매기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