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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원장 저택 전경 (아침)
#2. 동 저택 주방
아침식사 준비중인 영심과 지혜.
콧노래 흥얼거리며 숙련된 솜씨로 야채 다다닥 보기좋게 썰어 국냄비에 넣는 영심.
식탁에 수저 놓으며 그런 영심을 예민하게 쏘아보고 있는 지혜.
지혜, 참을 수 없는 기분으로 떠올리는..
*플래시 백.. 5부 씬47,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사진을 관람하고 있던 영심과 정우!
지혜 (그 장면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영심 나 혼자 해두 되는데 뭣하루 내려와? 출근하기두 바쁜 사람이?
암튼 우리동선 넘 착해요. 다른집 동서들은 직장 핑계루 요리 빠지구
조리 빠지구 디게 얄밉게 군대든데. (애정 가득한 미소로 돌아보며) 엉?
지혜 (억지 미소) 착하긴요 제가 뭘요.
영심 동서 착해. 착한 동서씨, 오셔서 토란국 간 좀 봐주세용?
지혜 (뒷통수 쏘아보며) 네 형님. (다가간다)
영심 (국자로 떠주면)
지혜 (숟가락으로 한술 떠서 맛보는)
영심 어때? 맛있어?
지혜 (쌀쌀맞은) 짜네요 좀. (숟가락 놓고 식탁으로 간다)
영심 짜? (다시 맛보는) 안 짠데 난? (갸웃 다시 먹어보고 혼자 중얼) 안 짠데?
지혜 (수저 놓으며 복잡하다)
#3. 동 저택 정원
훌라후프 돌리며 아침운동 하고 있는 나여사.
영심 (E) 어머니 식사하세요옹!
나여사 (무조건 못마땅해서 삐죽이며 흉내) 어머니 식사하세요옹. 아우 지겨운 저 목소리! 지겨운 하루 또 시작인가부네!
나여사, 훌라후프 제자리에 놓고 들어가는데, 바닥에 떨어져있는 정우남방.
주워들고는 의아해하는 나여사.
나여사 이런 걸 대체 누가 입어? 순 싸구려 같은데? (들고 들어간다)
#4. 동 저택 주방
재환, 식탁에 앉아 식구들 기다리며 지혜 향해 은밀하게 하트 날리고 있고, 억지 미소 로 받는 지혜.
수현 (들어오며) 언니 훈이.
영심 (받아 안고) 훈이 잘 잤어?
수현 (식탁 보고는) 언니 치매야? 내가 오늘부터 덴마크식 다이어트 한다구
달걀 삶아노라 했잖아?
영심 어머머 참 참! 내 정신 좀 봐.
수현 아후 신경질나 진짜. 첫날부터 초치구 있어 증말.
영심 미안해요 아가씨. 저녁엔 꼭 삶아놀게요. 꼭이요.
수현 (앉으며) 그냐앙 대답만 넙죽넙죽. 언니 도대체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 어?
먹구 탱탱 놀면서 그거 하나 신경 못써? 어제부턴 파출부두 오잖아?
영심 (미안해하는)
아버지와 함께 들어오던 지환, 그러고 있는 영심에게 그저 눈길 한번 주고는 그냥 가 앉는다.
민원장 (앉으며) 아침부터 웬 볼멘 소리들이야?
수현 아무것두 아니예요.
민원장 아무것두 아닌 일이면 그냥 넘어가.
아무것두 아닌 일루 아침부터 집안 시끄럽게 만들지말구.
지환 (영심 못마땅하게 일견한다)
나여사 (E) 이옷 이거 도대체 누구꺼냐? 엉?
식구들 쳐다보고.. 지혜와 영심도 동시에 쳐다보는데..
영심 (헉!)
지혜 (흥! 고소해 하는)
나여사 남자옷인데 니꺼야?
재환 예엥? 어우 그런 싸구려 촌빨을 누가 입어? 어서 났어요 건?
나여사 아니 우리집 정원에 떨어져있잖어 이게. (두 며느리 향해) 니들 이옷 아니?
영심 네,네? 네.
지혜 (너 아주 잘 걸렸다!)
나여사 그럼 그렇지. 나두 니꺼다 싶었어. 자.
영심 (당혹해하며 받는)
나여사 근데 누구 옷이냐? 남자남방이니까 니껀 아니구 왜 이런 옷이
우리집 마당에 떨어져 있어?
영심 (곤혹스런)... ...
지혜 어제 밖에서 훈이가 형님 옷에다 오줌을 샀대요 어머니.
그래서 어떤 남자분이 형님한테 옷을 빌려준 거래요.
나여사 어엉 그랬어? (앉으려다가 말고) 아니 아무리 그래두 그렇지 외간 남자옷을,
걸 그래 빌려준다구 넙죽 받아입었단 말야 넌 그럼? 어머머 애 좀 봐?
애 아주 큰일날 애네. 엉? 아니 길거리에 널린 게 옷가겐데 하나 사입지
어디 외간 남자옷을 받아입어 받아입길? 아후 불결해. 찜찜하지두 않대 넌?
영심 (죽을 맛이다)
지혜 (고소해하는)
지환 (일그러진 얼굴로 아내 쳐다보고 있는데 번뜩 떠오르는)
*플래시 백.. 5부 씬29, 덤벼드는 보호자로부터 영심을 막아서며 보호하던 정우!
지환 (홱 남방을 확인하는데 정우의 남방이다!)... (묻듯 영심을 쏘아본다)
#5. 인테리어 사무실
파르르 출근하는 지혜, 의자에 앉으며 핸드백을 홱 집어던진다.
생각할수록 더 치밀어 오르는 지혜.
#6. 동 인테리어 회사 빌딩 앞
설계도면이며 각종 자료 한아름 안은 정우, 건물을 응시하고 있다.
지혜와 함께 일하게 됐다! 한편으론 기쁘고 또 한편으론 힘들다!
#7. 인테리어 사무실
지혜 일하는 공간 애정어린 시선으로 둘러보면서 걸어오는 정우.
정우의 시선에.. 어느 순간 책상에 앉아있는 지혜가 들어온다. 턱을 괴고 골똘하게 앉 아있는 지혜. 엷은 미소로 잠시 서서 그런 지혜를 바라보고 있는 정우. 지혜 표정 변화 따라 정우의 표정도 시시각각 변한다.
지혜, 책상에서 일어나 걸어나오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우 발견한다.
지혜 (어?)
정우 (미소)... (설계도면과 자료 들어보이며 이거 전달하러 왔다고)
지혜 (파르르 다가가고) 그거 내 책상에 올려놓구 나와. (파르르 나간다)
정우 (?)
#8. 동 빌딩 옥상
지혜 너 우리형님하구 도대체 무슨 사이야? 둘이 사귀니? 연애하니? 좋아졌니?
어디가 좋아? 어디가 그렇게 니맘에 들어?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나 싫다는데
내가 싫대는데 자꾸 만나구 돌아다니는 거야?
정우 무슨 소리야 그게?
지혜 봤어 어제. 사진전에서.
정우 (움찔)
지혜 우리형님 왜 자꾸 만나 너?
정우 어젠 우연히 그렇게 된 거야.
지혜 허! 우연히? 그젠 어쩌다보니구 어젠 또 우연히야?
뭐야 너? 왜 이러는 건데?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너?
정우 ... ...
지혜 너.. 혹시 일부러 이러는 거야?
정우 송지혜?
지혜 아무리 생각해봐두 다른 이유룬 설명 안돼잖어. 연애두 아니구 좋아서 그러는
것두 아니구, 니가 우리형님 만나구 돌아다닐 이유, 것밖에 더 있어?
말해. 솔직히 말해. 나한테 이런 식으루 복수하기루 했니?
너 버리구 다른 남자한테 간 니 여자, 가장 가까이에 있는 주변 여자 골라서
너두 당해봐라 내가 얼마나 고통인지 너두 고대루 당해봐라, 그거야 너?
정우 (어이가 없는) 말 가려가면서 해!
지혜 그럼 너두 행동 가려가면서 해! 내 형님이야! 내 시집식구이야! 너랑 나 사이
폭로해 내 결혼생활 파토낼 생각 아니라면 제발 행동 가려서 해 박정우!
정우 ... ...
#9. 민원장 저택 영심 부부방
다림질 꺼리 쌓아놓고 하나하나 다림질 하고 있는 영심.
무심코 다음 꺼 손에 쥐는데 정우 남방이다!
헤죽 웃으며 정우남방 잘 펴서 정성스레 다림질 하는 영심.
#10. 동 옥상
지혜, 정우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
지혜 미안해. 나두 모르게 말이 심하게 나갔어. 잘못했어.
정우 ... ... (안아준다)
지혜 이거 질투지?
정우 (조금 웃는)
지혜 나 어제 너랑 우리형님 같이 있는 거 보구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 질투루
살인까지 저지르는 이상한 사람들 그 사람들 이해될 만큼 나두 그랬어 어제.
(몸 떼고 깊은 시선으로) 너두 그래?
정우 (끄덕)
지혜 (깊은 한숨) 그래.. 그래..
정우 (짐짓) 야아 욕먹구 기분 좋긴 첨이네! 아침부터 기분 참 더럽구 굿이다 아주!
지혜 치이..
정우 걱정마. 영심씨, 나랑 너 사이 함부루 느이시댁에 얘기할 사람 아냐. 알잖아?
지혜 음. 그래두 신경쓰여. 알구 있다는 자체가. 기왕 작정하구 한 결혼,
속은 문드러지구 부실해두 겉으룬 완벽하구 싶어 나. 완벽한 아내 흠 잡을 데
없는 착한 며느리. (실소) 그게 새로운 내 인생 모토다 나?
정우 그렇게까지 너 신경 쓰이면 앞으룬 우연으라두 영심씨 안 만날게 나.
우연히 만나두 모른 척 할게. 그럼 되는 거지?
지혜 그렇게 해줘 제발. 나두 나지만 우리형님을 위해서!
정우 (?) 영심..씨를 위해서?
지혜 모르니? 못느꼈어? 우리형님, 너 좋아해.
정우 뭐?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말이 돼 그게? 나 참.
아니야. 아니야 지혜야. 오해하지마. 영심씨하구 나는,
지혜 (O.L) 넌 아니지만 형님은 그래. 너한텐 말 안돼는 소리겠지만 우리형님은
너 좋아해. 니 얼굴 바라보면서 설레어 하고 니 남방 빨구 널면서 행복해하구
너 만나기 위해 병원 호스피스까지 자청해 하구. 확실해. 틀림없어.
정우 (충격이고)
지혜 사람한테 쉽게 푹 빠지는 스타일이야. 한번 빠지면 앞뒤사정 못가리는
대책없는 스타일들 있잖아? 우리형님이 그래. 정에 굶주려있는 사람이야.
조금만 다정하게 대해두 다르게 받아들여. 그러니까 니쪽에서 냉정하게 굴어.
진짜루 빠져들기 전에.
정우 (그저 멍한)
#11. 영심 몽따쥬
- 병원에 가져갈 죽을 쑤는 영심.
- 죽과 과일을 정성스레 챙겨담는 영심. (*할머니와 태복 꺼 각각 두 개씩)
- 정우 남방을 쇼핑백에 잘 챙겨넣는 영심.
- 거울 앞에서 설레임으로 치장하는 영심.
#12. 동 저택 거실
영심, 한껏 멋을 낸 모습으로 음식보따리와 쇼핑백 양손에 들고 훈이 재우고 있는 파출 부에게 인사한다.
영심 (소근) 다녀올게요 아주머니.
파출부 (훈이 깰까봐 가라고 손짓)
영심, 나가다가 문득 어떤 생각으로 미소 짓고는 후다닥 그러나 살금살금 2층으로 다시 올라간다.
#13. 아이들 방
어딘가에서 <할리갈리> 게임상자를 찾아내 들여다보며 헤죽 웃는 영심.
#14. 할머니 병실 앞
영심, 노크하고 들어간다.
#15. 할머니 병실
영심, ‘할머니이! 저 왔어요!’ 하고 쾌활하게 들어오는데..
할머니 잠들어 있고.. 병상을 지키고 있는 보호자.
영심 (그저 꾸벅 인사만)... ...
보호자 (누그러졌지만 아직 반감을 가지고 냉랭하게 보는)
영심, 뺨 또 맞을까봐 손바닥으로 가리고서 쭈볏쭈볏 음식보따리 놓고.. 꾸벅 인사하고 는 도망치듯 후다닥 나가다가.. 번뜩 생각나서 핸드백에서 할머니 향수 꺼내 또 손으로 뺨 가린 채 쭈볏쭈볏 음식보따리 옆에 놓고 후다닥 나간다.
보호자 (영심 나가고나면 뭔가 궁금해서 풀어보면 향수다!)... (!!)
#16. 할머니 병실 앞
영심, 아쉬운 듯 잠시 서 있다가 걸어나간다.
#17. 태복 병실 앞
영심, 옷매무새 바로하고 콤팩트 꺼내 얼굴이며 치아상태도 점검한다.
기대하며 노크하는 영심.
#18. 태복 병실
조심스레 들어오는 영심. 그러나 병실엔 정우 없고 태복 혼자라 실망한다.
태복, 기댄 채 그저 멍하게 앉아있다.
영심 안녕하세요?
태복 ... ...
영심 (무안)... (다가가고 음식보따리 올려놓으며) 죽 좀 쒀왔는데 드릴까요?
태복 ... ...
영심 ... 그럼 이따가 드세요.
태복 ... ...
영심 이거 정우씨 오면 좀 전해주세요. 정우씨 옷이예요.
태복 ... ...
영심 그럼 안녕히 계세요.
태복 ... ...
영심 (나가다가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되돌아 병상으로 가서) 수술..하시면
괜찮아지실거예요 틀림없이. 기운..내세요.
태복 ... ...
영심 자식들 원래가 못됐잖아요. 늘 부모님께 짜증내구 화내구 막말하구,
지두 잘 못살면서 항상 부모님께 왜 그렇게밖에 못사냐구 원망하구,
근데요, 그거 전부 다 사랑한다는 말이거든요, 엄마 사랑해, 아버지 사랑합니다, 엄마 아버지 없인 저 못살아요.. 사실은 그말 하구싶은 건데 잘 안되니까 화두 내 구 맘에두 없는 말 쏟아내구.. 아마 어제 정우씨두 그래서..
태복 (처음으로 바라본다)
영심 전요 우리엄마한테 더 심한 말두 막 해요. 얼마나 못되게 구는데요. 정우씬 저같은 자식에 비하면 진짜 착한 거예요 어르신.
태복 ... ...
영심 (머쓱)... ...
태복 ... ...
영심 (불편) 따,따분하시죠? 웬종일 병실에서만.
태복 ... ...
영심 어! 저랑 게임 게임하실래요? (서둘러 꺼내며) 진짜 재밌어요 이거. 하는 방법두 간단하구요. 원래 다른 병실에 계신 할머니하구 같이 할라구 갖구왔는데요 잘됐네 요. 저랑 해요 네? 여기 이거거든요. 어떻게 하는 거냐면요, (할리갈리 게임방법 설명하는)
#19. 동 병실 앞
정우, 무심코 문 열고 들어가려다 안의 풍경에 멈춰선다. ?해서 바라보고 섰는..
#20. 동 병실 안
영심 (세팅마치고) 이게 어르신꺼구요 이쪽껀 제꺼예요. 게임방법 아시겠죠?
간단하잖아요. 과일 다섯개 되면 무조건 이 종 먼저 치는 사람이 이기는 거예요오?
태복 (물끄러미 보고 있기만)
영심 그럼 시이작! 저 먼저 뒤집을게요. (뒤집고) 어 바나나 두 개. 어르신 차례예요.
태복 ... ...
영심 안 하세요? (억지로 손 가져다 뒤집게 만들고) 이렇게요. 어 자두 한 개!
저 할게요. (뒤집고) 또 자두다! 앗싸 자두 합이 세 개! 하세요.
태복 ... ... (그저 뒤집는다)
영심 (싱긋이 미소) 딸기 한 개! (뒤집고)
태복 (뒤집고)
영심 (뒤집고)
태복 (뒤집고)
영심 (뒤집고는 재빠르게 종을 친다) 앗싸 자두 다섯 개! 다섯 개 맞죠? 요기 요렇게 하 나 둘 셋 넷 다섯! 제가 이겼어요? 손 주세요.
태복 (그저 손 내미는데)
영심 (진짜 세게 있는 힘껏 때린다)
태복 (끙, 홱 쳐다본다)
영심 푸헤헤. (카드 세팅하며) 억울하시면 이번엔 어르신이 이기세요.
#21. 동 병실 앞 - 안
정우, 미소로 지켜보고 있다.
정우의 시선에.. 점점 게임을 즐기고 있는 아버지! 승부욕을 불태우며 과일 수를 세고 그림을 맞추고.. 그 어느 순간, 영심에게 질세라 종을 힘차게 울리는 아버지!
정우, 우습다. 그리고 영심의 손목 잡고 때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마음이 짠해진다.
정우, 영심이 고맙다. 깊은 시선으로 영심을 바라보는 정우.
그러나 이내 정우의 시선에 균열이 생기며 지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혜 (E) 우리형님, 너 좋아해.
태복과 즐겁게 게임 즐기고 있는 영심의 모습 위로..
지혜 (E) 넌 아니지만 형님은 그래. 너한텐 말 안돼는 소리겠지만 우리형님은 너 좋아 해. 니 얼굴 보면서 설레어하고 니 남방 빨구 널면서 행복해하구 너 만나기 위해 병원 호스피스까지 자청해 하구. 확실해. 틀림없어.
정우 (영심 바라보며 난감해진다)
*시간경과..
영심, 흐뭇한 표정으로 안에서 나온다. 걸어나가는데..
정우 (E) 영심씨?
영심 (돌아보면 정우다!) 정우씨?
정우 점심 같이 먹어요.
영심 네? 네!
정우 (!)
#22. 중국집
마주앉아 있는 정우와 영심.
정우 먹구 싶은 게 겨우 짜장면하구 군만두예요?
오늘은 비싸구 좋은 거 사주려구 했는데.
영심 전요 짜장면하구 군만두가 이세상 음식 중에서 젤루 좋구 맛있어요.
아 진짜 오랜만이다 중국집! 남해 있을 땐 엄마랑 가끔씩 읍내 나가서 일부러
먹군 했는데. 아부지 속 썩일 때마다 기분 풀러요. 흐흐 아무리 기분 나쁜 일
있어두요 달달한 짜장면 한그릇만 뚝딱 비우구나면 나빴던 기분두 싹 가시구
기분좋게 배가 불러서 아버지한테 화를 내야하는데 몽롱하게 잠만 오구,
흐흐 그랬는데.
정우 (난감하게 바라보고만)... ...
영심 아저씨 여기 단무지 양파 팍팍 좀 주세요오! 저 단무지 무지 먹어요!
정우 보기.. 참 좋았어요 영심씨 밝은 모습. 나랑은 다르게 늘 즐겁구 늘 웃구
늘 행복해 보이구. 슬픔이나 불행 따위랑은 담쌓구 사는 사람처럼.
영심 제가요? 아우 아니예요. 어떻게 사람이 맨날 즐겁구 웃구 행복할 수만 있어요.
저두 정우씨랑 똑같아요. 즐거울 때두 있구 슬플 때두 있구 기운날 때두 있구
기운 빠질 때두 있구.
정우 예에...
영심 저 지금 즐거워보여요?
정우 (끄덕)
영심 아닌데. 나 지금 슬픈데.. 사실은 디게 슬픈데..
정우 (?)
영심 생각해보면 난 늘 슬펐던 거 같아요. 열살에두 슬펐구 스무살에두 슬펐구
서른살에두 슬프구.
정우 ... ...
영심 열살엔 울아부지 땜에 슬펐구요 스무살엔 우리남편 땜에 슬펐구요 그리구 서른살인 지금은.. 지금은..
정우 (긴장하며 확인하고픈) 지금은.. 누구..땜에 슬픈..데요?
영심 (정우 바라보는)... ... 나 때문에요. 나 때문에.. 나땜에 슬퍼요.
정우 ... ...
영심 내가 나인 것두 슬프구.. 내가 아줌마인 것두 슬프구.. 내 주름두 슬프구 내 기미 두 슬프구, 발꿈치 굳은 살을 돌로 빡빡 긁어내야 하는 내나이두 슬프구.. 내가 큰 소리루 부르지 않으면 아무두 나같은 건 쳐다보지 않는 것두 슬프구.. 기쁜 것두 슬프구 마악 내가슴이 설레는 것두 슬프구, 밤에 잠이 안오는 것두 슬프구..
정우 ... ...
영심 슬픈데 나두..
정우 (작정하고) 실은 영심씨한테 할말이 있어요.
영심 (쳐다보며) 하세요.
정우 앞으룬 아버지 병실에 오지마세요.
영심 (놀라는)
정우 그리구 앞으룬 저, 영심씨랑 이렇게 따루 만나는 일두 없을 거예요.
영심 왜 갑자기?
정우 부담..스러워요. 영심씨 과잉친절두 부담되구, 아버지 담당의 이젠 영심씨 남편으 루 바꼈는데 이렇게 따루 만나 아버지한테 좋을 거 없겠다 싶어서요. 댁까지 모시 구 간날 남편분 상당히 불쾌해 했어요.
영심 (뒷통수를 한방 맞은 듯한 충격으로)... ...
정우 그리구 다른 뭣보담두 영심씨가 지혜 손위동서라는 거.. 그게 저한텐 몹시 불편해 요. 지혜한테두 도리가 아닌 거 같구요. 그래서..
영심 (그저 멍한 채)... ...
자장면과 군만두 나온다.
종업원 ‘맛있게 드십시오!’ 인사하고 사라진다.
영심 ... ...
정우 ... ...
영심 ... ...
정우 ... ...
영심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나무젓가락 떼서 그저 자장면 비빈다)
영심, 열심히 나무젓가락 움직여 자장면 비빈다. 가만히 있으면 눈물이 나올 거 같아서 더 열심히 비빈다.
영심 알겠어요. 무슨 얘긴지 잘 알았으니까 그렇게 할게요. 짜장 분다. 먹어요 정우씨.
정우 ... ...
영심 (자장면 먹기 시작한다)
영심, 꾸역꾸역 먹는다. 입가에 춘장 묻혀가며 또 닦아가며 먹고 또 먹는다.
군만두도 간장에 찍어서 베어 먹는다. 만두가 잘 베어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
영심, 베는 거 포기하고 통째로 한입에 꾸역꾸역 집어넣는다.
영심의 입이, 볼이, 터질 것 같다. 영심의 심장도 터질 것 같다!
#23. 중국집 앞
마지막 인사 나누는 정우와 영심.
영심 짜장면 맛있게 잘 먹었어요. 배가 넘 불러서 버스 타자마자 졸 거 같아요.
정우 ... ...
영심 잘 지내요. 아버님 꼭 쾌차하시길 빌게요.
정우 (그저 끄덕)
영심 나 먼저 갈게요. 그럼.. (목례하고 천천히 걸어나간다)
정우 (마음이 너무 안좋다)
영심 (안간힘으로 또박또박 걸어나간다)
정우 (뭔가 알수 없는 허전함이 밀려온다)
#24. 달리는 버스
영심, 그저 하염없이 창밖만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있다.
갑자기 생기를 잃고 텅 비어 버린 영심의 두 눈이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25. 민원장 저택 거실
영심, 온몸에 기운이 다 빠져서 허깨비처럼 비실비실 들어오는데..
갑자기 ‘엄마!’하고 달려와 안기는 건호와 지원.
영심 (아이들이다!) 니,니들? 니들? 건호야? 지원아?
건호 다녀왔습니다!
지원 (오빠 따라서) 다녀왔습니다!
영심 (글썽글썽) 으응. (울먹) 언제 왔어? 오늘 오는 날 아니잖아?
건호 지원이 땜에 땡겨서 온거야 엄마. 하두 집에 오구 싶다구 울구불구 난리를 떨어서. 암튼 쟤땜에 창피해 죽어요 내가.
영심 으응.
지원 내가 언제? 오빠두 집에 오구 싶다구 했잖아? 사실은 엄마? 오빠두 속으룬 집에 오 구 싶어 했어! 내가 다 알아!
영심 으응. 잘 했어. 증말 잘 왔어. (눈물 주르르) 엄마가 니들 얼마나 보구싶었는데.. 엄마가 우리 건호랑 지원이 얼마나 보구싶었는데.. (운다)
지원 (?) 엄마?
건호 (집안 살피며) 창피하게. 할머니 나오시면 어쩌려구 그래?
지원 엄마 울지마! 울지마 엄마? 우리 왔잖아. 지원이 여기에 이렇게 왔잖아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눈물 닦아주면)
영심 (지원를 꼭 껴안고 엉엉 운다)... (서럽게 운다)
영심의 울음소리에 식구들 놀라서 하나둘 나온다.
지환 (!)
지혜 (?)
나여사 저.. 저.. 꼬옥 유난을 떨어요 유난을. 누군 어디 자식 안 키워봤나?
아후 경박해서 증말.
어느새 지원도 엄마를 따라 엉엉 울고 있다.
지원을 품에 안고 영심, 참 오래 운다. (F.O)
#26. 시간경과 몽따쥬
- 저택 정원.. 여름옷 빨래줄에 너는 영심. 널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포옥 내 쉬는 영심.
- 병원 복도.. 수술실로 들어가는 태복. 그 곁에 불안해 하는 명숙과 정우.
- 병원 수술실.. 태복의 뇌수술 집도하는 지환.
- 인테리어 사무실.. 함께 일하며 다른 직원들 몰래 순간순간 둘만의 사랑의 감정을 나 누는 지혜와 정우.
- 저택 정원.. 빨래줄에서 가을 옷 걷는 영심. 문득 하늘 올려다보며 애틋해지는 영심.
#27. 민원장 저택 거실
빨래감(긴소매, 두터운 가을옷) 걷어서 들어오는 영심.
울리는 핸드폰 벨.
영심 (꺼내서 확인한 후 받고) 어 효리씨 웬일? (사이) 지금? (사이) 어디? (사이) 우리 아랫동넨데 거긴?
자막 ‘2개월 후’ 명시된다.
#28. 치킨호프집 ‘위풍닭닭’ 외관
신장개업을 알리는 각종 홍보 문구들 보여지고.. (*아주 작은 가게로!)
#29. 동 통닭집 안
돼지머리 올려져있는 단촐한 고사상.
수미, 만원짜리 돼지코에 찔러넣고 절 하고 나면..
영심, 나머지 한쪽 코에 만원지폐 찔러넣고 절을 한다.
단촐한 고사 마친 두 여자, 마주보고 서로를 향해 미소짓는다.
수미 꼭 갚으께 언니돈. 절대루 안떼먹어. 언니돈 만큼은.
영심 천천히 갚아두 돼. 가게 월세 내기두 벅찰텐데.
수미 씨이 괜히 눈물 날라 그러네! (믿기지 않은 듯 가게 안 둘러보며) 이거 증말
내가게 맞지 언니야? 엉?
영심 음. 맞어. 수미씨 가게야. 수미씨 새 보금자리.
수미 나 좀 꼬집어봐라 언니야. 당최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영심 (양볼을 꼬집고 마구 흔드는)
수미 아! 아! 아! 뭐야 씨이?
영심 실감나 이제?
수미 어. 나 열여덟살부터 술 따랐거든, 심은하 고소영 이효리, 파란만장 산전수전,
그동안 내가 안 살아본 인생이 없는데, 따악 하나, 씨이 김수미루는 못 살아봤다 내가. 땡큐! 내 이름 다시 찾아줘서. 진짜루 열나 땡큐 언니야!
영심 (끄덕) 화이팅! 김수미 화이팅! 위풍닭닭 앗싸 왕대박 나라! 아자! 아자! 아자아!
수미 (시원하게 지르는) 앗싸 아자아!
*시간경과..
라디오 방송 들리고 있는 가운데..
닭 튀기고 있는 수미.. 양념장 만들고 있는 영심.
라디오에서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 흐른다.
수미 튀김옷이 또 두껍나? 텁텁하면 안되는데? (맛보며) 쓰으? 근데 언니야,
우리나라엔 닭집이 많을까 짱깨집이 많을까? 닭집? 짱깨집?
뭐가 더 많을 거 같냐 언닌? (보는데)
영심 (일손 일시정지, 하염없이 슬픈 표정으로 음악에 폭 빠져있다)... (가사 따라 영심 의 슬픈 표정도 깊어지고 쓸쓸해지고) (*영심식으로 코믹하게 슬픔을 표현!)
수미 또 시작이네 또. 쯧쯧쯧. 아직두냐?
영심 (음악에 빠진 채 조용히 하라고 손사래 치는)
수미 (하고 있는 양 잠시 보다가 라디오 꺼버리고는) 나 참! 둘이 밥을 지었어? 죽을
끓였어? 쌀이나 씼었어? 아니 뭐 한게 있다구 여태두 이래? 언니가 무슨 사춘기
소녀야? 그 나이에 짝사랑이 뭐냐 짝사랑이? 쪽팔리게.
영심 (풀죽은) 나두 쪽팔려. 진짜 쪽팔려.
수미 쪽팔리는 짓 그만해 그럼.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 걔랑 뭐 한게 있다구 밥두
못먹구 잠두 못자구, 이런다구 걔가 알아줄 리두 없구, 또 알아주면 어쩔건데?
언니 유부녀야? 어? 애가 둘이나 있는 아줌마아? 걘 언니 여자루두 안봐?
걔한테 언닌 그냥 아는 아줌마, 아줌마일 뿐이라고오?
영심 ... 알아 나두. 근데.. 근데두 계속 생각이 나. 그사람 웃음.. 그사람 눈물..
그사람 목소리.. 아무것두 한게 없는데.. 아무것두 할 수가 없는데.. 그냥 아는
아줌마인 주제에.. 애가 둘이나 있는 유부녀인 주제에.. 염치없이 양심두 없이
자꾸만 생각이 나. 미쳤지 나?
수미 (긴 한숨) 도대체 걔 어디가 그렇게 좋냐?
영심 모르겠어. 그냥 안쓰러워. 그사람 눈물두 안쓰럽구 그사람 가난두 안쓰럽구
스물일곱살 그사람 청춘두 안쓰럽구.. 그사람 청춘두 내청춘처럼 사는 데 발목잡혀 제대루 한번 눈부시게 펴보지두 못하구 시들어버릴 거 같아서 것두 안쓰럽구..
수미 그 이후룬 걔 한번두 못 본 거야?
영심 (끄덕)
수미 그러니 이러지. 멀리서만 보니까 근사해 보이는 거야 언니? 남자? 김가 박가 윤가 정가, 다 거기서 거기야. 걔두 언니남편하구 하나두 다를 거 없어. 언니가 넘 일찍 결혼하는 바람에 남자경험이 없어서, 엉? 이 남자라는 족속들을 잘 몰라서 이러는 거야. 언제 나랑 룸싸롱 한번 갈래? 가서 남자새끼들 노는 꼬라질 따악 한번만 봐 언니? 배운 놈이구 못배운 놈이구 김가구 박가구 다아 똑같다니까? 환상을 깨야 돼! 환상을!
영심 ... ... (정우 생각으로 힘들다)
#30. 인테리어 사무소 회의실
수현,이교수,정우,지혜, 백화점 리모델링 건 놓고 회의중이다.
수현 (기본 설계도 보고) 기본설계도만 본 느낌은 뭐랄까, 클래식하네요. 좋아요. 좋은 데요 전체적으룬 클래식으루 가더라두 부분부분은 모던한 느낌을 살려서 클래식과 모던이 공존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교수 요즘 트랜드대루 모던클래식으루 가자?
수현 네.
이교수 좋아요 재고해봅시다. 근데 난 미니멀리즘, 젠스타일, 뭐 이런 거 좀 신물날라 그 래. 차가워서 싫어. 모던으루 가더라두 차갑지 않게 정서가 흐르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수현과 이교수, 위의 대화 나누며 심각하게 의견 교환하고 있는데..
지혜와 정우, 은밀한 필담 나누고 있다.
지혜, <‘하늘에 해가 왜 뜨는지 아니?’> 적힌 노트 슬쩍 정우 앞으로 밀어 놓는다.
정우, 보고는 ?해서 지혜 쳐다보면.. 지혜, 답을 노트에 쓰라고 눈짓.
정우, <‘아니.’ / ‘근데 너 뭐하는 거야 지금?’> 적어서 슬쩍 밀어준다.
지혜, 씨익 웃고는 또 적는다. <‘그럼 달은 왜 뜨는지 알아?’> 노트 밀고..
정우, <‘아니. 그만해 좀.’> 적어서 다시 밀어준다.
지혜, <‘나도 널 왜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밀어준다.
정우, 보고는 씨익 웃는다. <‘말이라도 고맙다.’> 밀어주면..
지혜, <‘빈말이야. 인터넷에서 본 거야.’> 밀어준다.
정우, 보고는 웃으며 흘겨본다.
지혜, 키득키득 웃으며 행복하다.
#31. 인테리어 사무실
이교수와 정우, 수현과 지혜의 배웅 받으며 인사 나누고 돌아가는데..
지혜 (아쉬움으로 바라보고 있다가) 박정우씨!
정우 (뒤돌아보는)
지혜 급하게 찾아야 될 자료가 있는데 자료실에 가서 좀 찾아올래요?
정우 (?) 네.
이교수 도와주구 와 그럼. 내일 봐. (간다)
정우 (지혜를 쳐다보면)
지혜 (몰래 윙크한다)
수현 (모른 채) 우리 송팀장 많이 좀 도와줘요?
정우 네.
수현 그럼 수고! (인사하고 사장실로 들어간다)
정우 (소근) 뭐야?
지혜 (사람들 들으라고) 박정우씨, 자료실에 가서 우리 컨셉에 맞는 이미지컷 최대한
많이 좀 모아오세요. 빨리요오! (눈짓으로 먼저 가라고)
정우 (나 참!)... (그러나 설레임으로 간다)
#32. 자료실
책과 자료로 가득한 서가..
좁은 책장 틈 사이에 나란히 앉아 자료 쌓아놓고 읽으며 김밥을 먹는 정우와 지혜.
지혜, 정우에게 김밥 먹여주고.. 정우도 지혜에게 김밥 먹여주고..
마치 예전의 연인사이로 다시 돌아간 듯 행복해하는 두사람.
#33. 할머니 병실 화장실
영심, 할머니 머리 감겨드리고 있다.
할머니 목 아퍼 이년아. 빨리 좀 햐.
영심 빨리 해드릴테니까요 그럼 노래 한자락 해주세요 할머니?
할머니 뭐여? 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는 암환자헌테 시방 뭘 혀라고?
이년 이거 정신나간 년 아녀? 죽지 못해 겨우 살구있는 사람헌테
노래가 가당키나 햐 이 육시랄 년아?
영심 (손 놓고 딴청부리며) 뭐 부르기 싫음 부르지마시든가요? 아휴 할 일두 없는데
가서 TV나 볼까? (나가는)
할머니 (?) 저,저..?
#34. 할머니 병실 안
영심, 할머니 기척 살피며 TV를 켠다. (*그 한켠에 영양갱 쌓여져 있는 거 보여지고)
영심 (할머니 들으라고) 야아 드라마 하네! 재방송인가아?
할머니 (E) 너 당장 안와 이년아? 남의 머리 감기다 말구 뭐하는 짓꺼리여 시방?
야 목 아퍼 빨리 와!
영심 어머 김혜수다 김혜수우! 어쩜 저렇게 한결같이 이쁘대에?
할머니 (E) 야 이년아! 이 육시랄 년아? 너 이년 언능 안올텨? 목 아프다니까아? 모옥?
영심 아우 졸려. 한숨 잘까부다아.
할머니 (E) 헤~일 수 없는 수많은 밤을~ 내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영심 (어? 히죽 웃으며 듣는다)
#35. 할머니 병실 화장실
할머니, 머리감는 자세 그대로 노래부르고 있다.
할머니 (점점 감정에 취해가고)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
어느새 다가온 영심, 환호하며 박수를 쳐댄다.
달려가 할머니 볼에 뽀뽀를 쪽쪽하는 영심.
#36. 민원장 병원복도
영심, 할머니 생각으로 헤죽헤죽 웃으며 영양갱 먹으면서 걸어나가고 있다.
반대편에서 정우, 걸어오고 있다.
어느 순간 정우 먼저 발견한 영심, 모든 것이 일시정지 되며,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영심 (영양갱 입에 문채 얼어붙어서 응시하고 있는)
정우 (무심코 걸어오다 영심 발견하고 멈춰선다)
영심 (정우다!)... ...
정우 (영심이다!)... ...
영심 ... ...
정우 영심씨..?
영심 네 정우, (영양갱 때문에 목이 막혀 꺽꺽대며 가슴을 두드린다)...
꺽.. 꺽.. (정우 응시한 채 가슴을 계속 주먹으로 쳐대고 있다)
정우 괜찮..아요?
영심 (가슴을 치며 괜찮다고 고개를 세차게 끄덕끄덕)
정우 (그저 끄덕이고는) 그럼.. (목례하고 영심 지나쳐 걸어간다)
영심 ... ... (뒤돌아보고 싶지만 꾹 참고 그 자리에 박힌 듯 서 있다)
정우 (뒤가 당기는)... (멈춰서고 돌아보면 영심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다)
... (마음 쓰이지만 모른 체 그냥 걸어나간다)
영심 (천천히 뒤돌아보면)... (정우 벌써 사라지고 없다)... (한없이 씁쓸해진다)
#37. 민원장 저택 전경
#38. 동 저택 정원
정원 구석이나 뒤편의 장독대.. 물이 질펀하게 생긴 된장독 열려져 있고..
영심, 나여사에게 혼나고 있다.
나여사 (독 들여다보며) 이게 뭐야? 이게 도대체 뭐야 너? 눈 있음 너두 봐아?
이게 어디 된장죽이지 된장이야? 된장독에 물이 그냥 한가득이야 한가드윽?
(된장 푼 그릇 들이밀며) 봐! 봐? 봐아? 이걸 도대체 어떻게 먹어? 누가 먹어어?
영심 ... ...
나여사 도대체 너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 어? 웬종일 365일 하는 일 없이 빈둥대면서
그래 장 하나 관릴 못해 이지경으루 만들어?
영심 죄송해요 어머니.
나여사 그놈의 죄송 죄송 죄소옹? 신물나. 어? 아주 지긋지긋 해에? 너 요즘 왜 이래?
집구석에만 있다가 밖으루 좀 나가니까 허파에 바람 들어 이래? 너어 이럴거면
호스피스구 뭐구 당장 집어쳐어! 아후 너까지 호스피스 안해두 돼에? 니까짓 게
뭐 대단한 일 한다구우? 나 참! 숭어가 뛰니까 망둥어두 뛴다구하더니 꼴같지
않게 또..!
영심 ... ...
한쪽에서 그 광경 고소해하며 지켜보고 있는 퇴근차림의 지혜. 그림 한점 들고 있다.
지혜 무슨 일루 그러세요 어머니?
나여사 (돌아보고) 어 새아기 왔니?
지혜 (다 봐놓고는 모른 척) 뭐가..잘못..됐어요?
나여사 어어 된장! 독에 아주 홍수 나서 난리가 아니다. 우리집 1년농사 쟤가 아주
다 망쳐놨다.
지혜 어머 어떡해요? 다른 것두 아니구 된장을. 아버님 밖에 된장 안드시잖아요.
나여사 것두 문제지만 얘, 일단 기분이 영 찜찜하잖어. 옛날부터 장맛 달라지면 집안에
우환 생긴다구, 그런 말이 있거든.
지혜 네에.. (영심을 쳐다본다)
영심 ... ...
#39. 동 저택 거실
지혜, 나여사에게 친정엄마의 그림 선물하고 있다.
지혜 엄마 최근 작품인데요, 이상하게 더 애정 가구 맘에 남는 작품이라 팔기 싫다구, 어머니께 선물해드리는 편이 훨씬 보람있겠다구요.
나여사 어머 어머! 사둔어른두 차암! (그림 보며) 아우 넘 좋다! 색채하며 터치하며 아우 이 빛, 이 빛 담아내신 솜씨 좀 봐? 램브란트 따루 없다 얘. 차암 고상두 하시지. 기품두 넘치시구.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나 그게.
지혜 (흡족한 미소)
영심, 한켠에서 그 광경 보고 서 있다가 시무룩해져서 2층으로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가는 영심, 천근만근이다. 몸도 마음도..
#40. 2층 아이들 방
우울한 표정의 영심, 문밖에서 얼굴 빼꼼이 디밀고 안을 들여다본다.
지환, 아이들과 함께 ‘할리갈리’ 게임 즐겁게 하고 있다.
영심, 반색하며 함께 게임하려고 들어오는데..
지환과 아이들 모든 대화를 영어로 하고 있다.
지환 (영어로 건호 향해) 니 차례야 임마? 게임하다 딴 생각은?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지원 (서툰 영어로) 실비아 생각! 맞지 오빠?
건호 (영어로) 아니야!
지원 (서툰 영어로) 맞어! 난 다 알아! 실비아 보구싶지 오빠?
지환 (영어로) 실비아? 그게 누군데?
지원 (영어로) 호주에서 사귄 오빠 여자친구.
건호 (영어로) 너 자꾸 까불래?
지환 (애정이 가득한 미소로 아이들 보는)
영심, 알아듣지도 끼어들지도 못한 채 그저 보고 서있다.
지원 엄마?
지환 (뒤돌아본다)
영심 어어.
지원 엄마두 게임 같이 하자. 얼른? 얼른?
건호 엄만 영어 못하잖아?
지원 영어루 안하면 되지.
건호 바보야, 영어공부 할라구 이거 하는 건데 영어루 안 한다는게 말이 되냐?
지원 그럼 엄마만 한국말 하면 되잖아. 우린 영어루 하구.
건호 바보! 우리가 하는 말 엄마가 못알아들으니까 그렇지?
영심 (무안) 니,니들끼리 해 아,아빠랑. 엄만 바,바빠서 이,이만!
(나가다가 돌아보고는) 빠이 빠이! 구,굿빠이! (나간다)
지환 (무표정하게 일견)
#41. 2층 거실
영심, 풀죽어 나오는데... 울리는 핸드폰 벨.
영심, 확인하면 엄마다!
영심 (너무 반갑다!) 엄마? (사이) 뭐? 서울? 그럼 지금 서울이란 말야? 말두 안돼. 왜 연락 안했어? (사이) 어. (사이) 어. 알았어. 내가 지금 갈테니까 거기 꼼짝말구 있어. 꼼짝말구 있어야 돼 엄마? 알았지? (끊고)
후다닥 방으로 뛰어들어가던 영심, 문득 어떤 생각으로 아이들방으로 다시 간다.
#42. 동 아이들 방
영심 (들어오며) 여보?
지환 어 왜?
영심 엄마..서울 왔대.
지환 (쳐다본다) 장모님이? 왜?
영심 친구아들 결혼식. 나 지금 엄마한테 갈건데 애들이랑 당신두 같이 가면 좋을거
같아서. 엄마, 애들이랑 당신 넘 보구싶어 해.
지환 (내키지 않는)
영심 가자 같이? 여보오 엉?
지환 그냥 혼자 다녀와. 강의준비두 해야하구 웬종일 수술실 있었더니 무지 피곤해.
꼼짝하기두 싫어.
영심 (서운하고)... ... 그럼 애들이라두 데리구 갔다올게.
지환 번거롭게 뭣하러. 애들 회화공부 하구 있잖아? 혼자 갔다 와.
영심 어. (화난 채 나간다)
지환 (다소 미안한 마음으로 닫힌 문 물끄러미 바라본다)
#43. 명동성당 앞 (밤)
택시에서 급하게 내리는 영심.
영심, 성당 안으로 뛰어올라간다.
#44. 명동성당 성모마리아 상 앞
끝순, 오돌오돌 떨면서 기다리고 있다. 한기 들고 꽤 춥다.
뛰어올라온 영심, 엄마를 먼저 발견하고 멈춰선다.
영심의 시선에.. 오돌오돌 떨다가 추위 이기려고 폴짝폴짝 뛰고있는 엄마!
영심 (속상하다)... ... 엄마!
끝순 하이고오 영심아! (반색하며 달려온다) 마이 놀랬재? 마 내가 갑자기 전화해갖꼬?
아이고야 서울은 와 이래 춥노? 마 들쩡읎다!
영심 (팩 하는) 도대체 뭐하는 거야 이게? 엄마 홍두깨야? 올라오면 올라온다 미리 연락 을 해야될 꺼 아냐 연락을? 그리구 추우면 어디 다방이라두 좀 들어가 기다리면 되 지 꼭 이렇게 청승을 떨어야 돼? 엄마 등신이야? 그런 머리두 없어?
끝순 야 이 문디이 가시나보래이? 가시나야, 니가 여 꼼짝말고 기다리고 있으라켔다
아이가? 사람 추버뒤지겠구마는!
영심 ... ...
#45. 고깃집
자글자글 굽히는 고기로 훈기 가득한 고깃집 안.
영심, 고기 구워서 엄마 앞으로 갖다주고 있다.
끝순 그래가 성당서 결혼식 보고 안있나 갈비탕도 안묵고 우르르 남산으로 몰리갔다
아이가. 멫사람 빼고는 모다 서울이 첨 아이가. 그래노니 이 할마탕구들이 신이
나갖꼬 안있나, (하는데)
영심 (말없이 고깃쌈 입가에 넣어주는)
끝순 (받아먹으며) 돼지고기 묵어도 되는데 말라 이 비싼 한우를! 니는 안묵나?
영심 엄마 많이 먹어. 시골선 잘 못먹잖아 이런 고기.
끝순 근데 민서방은 내 올라온 거 모리는갑재?
영심 ... 음. 제,제주도에 세미나 갔잖아 민서방.
끝순 아아. 집에 읎는가배. 우짠지. 그라문 아아들이라도 데불꼬 안나오고?
영심 어어 둘다 감기기운이 있어갖구 약 멕여서 일찍 재웠어.
끝순 하이고 어마이가 되가 조심 좀 안하고? 아들 고생스럽구로 마? 요새 감기 고기
을매나 독살스러분데?
영심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다)... ...
#46. 특급호텔 룸 밖- 안
영심, 싫다는 끝순 강제로 끌고 들어온다.
끝순 싫데이. 참말로 싫데이. 나가자 퍼뜩? 어이?
영심 (끌고 들어오며) 싫긴 뭐가 싫어? 들어와. 아우 들어와 조옴.
끝순 하이고 마 싫다는데 오늘따라 야가 와 이래쌓노 진짜?
영심 싫어두 자. 싫어두 오늘은 여기서 꼭 자.
끝순 야가 참말로! 내자테 호텔이 가당키나 한 소리가? 아무데서나 자문 으떤노?
고마 하룻저녁 머물다 갈거를.
영심 엄마사위 돈 잘벌어. 엄마딸 부잣집에 시집간 거 몰라? 나두 이정돈 할수 있어. 엄마두 이정돈 대접받을 자격 있어! 그러니까 아무소리 말구 오늘은 여기서 자.
엄마 여관잠 자는 거 나 증말 싫단 말이야!
끝순 (딸의 마음 잘 안다) 알았다 가스나야. 자께. 자문 된다 아이가.
영심 들어가. (들어가고)
끝순 (뒤따라 들어오며 휘 둘러보는데 입이 쩍 벌어진다) 하이고야 시상에! 별천지가
따로 읎네 어이? (이리 가보고 저리 가보고) 야아! 이기 다 뭐꼬? 어이?
(침대에 앉아 퉁퉁 굴리며) 음마야 있는 사람들은 잠도 이래 호사시럽게 자는가배?
영심 ... ...
끝순 (탄식) 하이고오야 아깝다! 사진기 있으문 사진 한장 콱 박아뿌는긴데.
내리가가 내 여서 잔것도 자랑하고 딸자랑 사위자랑도 하고. 말로 해가는
안 믿어준다 아이가.
영심 사진, 찍어줄까?
끝순 우에?
영심 (카메라폰 꺼내서) 포즈 한번 잡아봐.
끝순 어? 어어. (부끄러워하며 포즈 잡는다)
영심 (몇차례 주문 하고 찍는다)
#47. 영심과 끝순 몽따쥬
호텔방 곳곳을 배경으로 포즈잡고 상황설정하여 사진을 찍는 영심과 끝순.
침대에서, 화장대에서, 화장실에서, 어색하고 우스꽝스런 포즈로 사진 찍는 끝순.
나란히 목욕가운 입고 침대에 앉아서 두 모녀 한컷.
그리고 영심의 코치로 끝순, 사위와 손주에게 인사말 한마디, 동영상 촬영도 한다.
두 모녀 그렇게 안쓰러우면서도 즐겁게..
#48. 동 호텔방
나란히 누워있는 영심과 끝순.
영심, 엄마를 꼭 껴안고 엄마품에 얼굴을 묻고 있다. 애틋하다.
끝순 인자 고마 가봐라.
영심 좀만 더 있다가.
끝순 어른들 한소리 허신다. 고만 일나라. 아 퍼뜩?
영심 (한숨처럼) 알았어. 엄만 그냥 누워있어.
끝순 온야. 퍼뜩 가라.
영심 잘 자. 푹 자 엄마. 낼아침에 아침상만 후딱 차려주구 올테니까 그때까지만 혼자 있어. 응?
끝순 내 걱정일랑 하덜 말고 천천히 온나. 바쁘면 머 안와도 되고. 내가 어데 길 모리 나?
영심 갈게.
끝순 살피가라.
영심 음. (걸어나가는데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아서 뒤돌아본다)
끝순 (그맘 알고 일부러 자는 체 한다)...(일부러 코를 드르렁 드르렁 고는)... (코골며 한쪽눈 살포시 뜨고 딸이 갔나 안갔나 확인하는)
영심 (울컥해진다)
끝순 (더 크게 코를 곤다)
영심 (천천히 걸어나간다)
#49. 호텔방 앞 복도
방에서 나온 영심, 길게 뻗은 고요한 복도를 천천히 걸어나가는데..
참았던 눈물이 뚝, 한방울 떨어진다. 벽에 기대 서는 영심.
영심 (엄마의 방을 슬픈 눈으로 쳐다보는)... ... (핸드폰 꺼내 엄마의 동영상 본다)
끝순 (동영상으로) 미,민서방 내,내다 장모! 고,고생이 억쑤로 많재? 내는 자네 덕분에 편하게 있다가 내리간다. 모쪼록 건강허고 부족한 우리영심이 그저 자네가 자알 아 껴주게. 부탁허네에. 다,담은 아아들자테도 한마디 하께. 지금 하문 되나? 한데이.
거,건호야 지원아? 외할매다. 이뿐 내새끼들 고뿔이 걸리가 우야노? 약 잘묵고 밥 잘묵고 밤에 잘때 이불 차내지말고 어이? 외할매, 느거들 보고싶데이. 억쑤로 보고 싶다. 사,사랑..한데이.
영심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 (하염없이 흐른다) (F.O)
#50. 수미 치킨집 외경
#51. 동 치킨집 안
영심 (들어오며) 나 왔어!
수미 (E, 방안에서) 어 나가 지금!
영심 (기다리고 섰는) 무슨 일이지? 아침부터?
수미 (외출하는 차림으로 나온다)
영심 (?) 어디.. 가?
수미 주민증하구 사진 석장 갖구 왔지? 내나봐.
영심 (?? 건네며) 어디.. 쓰려구?
수미 (손목 잡고 끌고나가는) 가자.
영심 어디 가는데?
수미 가보면 알아.
영심 (?하며 끌려간다)
#52. 운전 면허학원 앞
수미, 영심을 끌고와 세운다.
영심, 보면 운전 면허학원이다.
영심 (어? 놀라는)
수미 걔 있는 데 맞지?
영심 여긴 왜에?
수미 (끌고 들어가며) 가자.
영심 어딜? 왜에? 아우 싫어. 안가. 내가 저길 왜 가?
수미 (강제로 끌고간다)
영심 수미씨? 수미씨? 아우 참 안된다니까아? 이거 놔. 엉?
손 좀 아우 이 손 좀 놔봐 조옴? (끌려간다)
#53. 학원 사무실 (접수창구)
영심의 사진과 주민증을 탁, 하고 올려놓는 수미.
수미 여기 이 언니가 등록할 건데요 강사는 박정우씨루 해줘요.
영심 (죽겠고) 아우 진짜 왜 이래? 싫어 나. 싫다니까아?
수미 다른 사람 안되구요 박정우 그 사람으로 꼭 해줘야 돼요 아가씨.
직원 박정우 강산 사정이 있어서 당분간 주말에밖에 강습을 안하는데요?
수미 그럼 오늘 그 사람 여기 없어요?
직원 네.
영심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는) 후우. 다행이다!
수미 그럼 주말로 끊어줘요.
직원 근데요 강사배정은 제가 임의루 못하거든요. 주말에 강습 받으러 오시면
그날 강사가 누군지 알려줄거예요.
수미 (쩝) 알았어요. 그냥 접수나 해줘요.
영심 야 김수미 너 증말?
수미 인제야 말 까네. 계속 그렇게 불러라 언니야. 수미씨 수미씨 하지말구. 엉?
영심 (난감)... ...
수미 왜? 운전 배우구 싶다구 했잖아? 한번 해봤더니 댑따 재밌었다며? 배우라구우?
영심 ... ...
#54. 태복 병실
지환, 태복을 살피고 있다.
지환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시네요?
태복 (한층 밝아진) 예..덕분에..
지환 일주일 정도 더 계시다 퇴원하시구 한달에 두번 외래 받으세요. (명숙 향해) 외랜 저 있는 대학병원으루 오세요.
명숙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증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지환 남아있는 종양 하나두 방사선치료루 없애봅시다. 힘든 수술두 무사히 마쳤으니 남 아있는 것도 함께 노력하면 완전히 적출할 수 있을 겁니다. 희망 가지세요!
태복 (끄덕)
지환 그럼.. (목례하고 나가는데)
명숙 잠깐만요 잠깐만요 선생님?
지환 (돌아보는데)
명숙 이거..요. (수강증과 직접 짠 털실 스웨터 건네는)
지환 (?) 이게..뭡니까?
명숙 우리아부지 생명의 은인이신데 열나 감사해서요. 이건 국선도 수강증인데요 오시면 요 제가 평생 무료루 열나 열심히 가르쳐드릴게요. 그리구 이건.. 두달 동안 제가 틈틈이 짠건데요 겨울에 따뜻하게 입으세요.
지환 (!)... ... (받아든다) 고마..워요. (물끄러미 보며 어떤 낯선 느낌으로)
#55. 대학병원 지환방
지환, 퇴근하려고 가운을 벗고 일어나 양복상의를 입다가 문득 생각나서 뒤돌아보면
어느 한켠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명숙의 털 스웨터.
지환, 다가가고 들고 들여다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지환 (촌스럽다! 요즘도 이런 거 입는 사람이 있나?)... (쓰레기통에 홱 던지려다 마지 막 순간에 멈추고)... ... (다시 스웨터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한번 입어본다)
거울로 가서 스웨터 입은 자신의 모습 확인하는 지환.
비스듬이 옆으로 서서도 보고 뒤돌아 뒷태도 살펴보고.. (*무표정으로!)
#56. 인테리어 사무소 밀폐된 작업공간 (밤)
지혜, 설계하고 있고.. 정우, 백화점 건축모형 만들고 있고..
지혜 다른 사람들 다 가구 우리끼리 있으니까 꼭 학교 설계실에 있는 거 같아.
넌 안그래?
정우 (자르고 붙이고 하며) 일이나 하시죠 송팀장님? 저는요 오늘 이거 다 끝내야하거든 요. 괜히 열심히 죽어라 일하구 있는 부하직원 가슴에 불 지르지 맙시다아? 팀장님 이 안 그러셔두요 저 지금 아까부터 활활 타구 있거든요? 부탁드립니다아?
지혜 (웃는)
정우 (작업에 열중인)
지혜 (일어나고 가까이에 가서) 안아주라.
정우 싫습니다 송팀장님.
지혜 상관 명령이야. 얼른 안아줘.
정우 (계속 작업하는)
지혜 (톡톡 어깨를 치는)... ... (쳐다볼 때까지 계속 치는)
정우 (올려다본다)
지혜 (두 팔을 뻗으며 안아달라고)
정우 (웃고는 일어나 안는다)
지혜 더 꽉.
정우 (꽉 안는다)
지혜 (행복하다)
정우 (행복하다)
#57. 인테리어 사무소 밖 (밤)
도시락 사들고 온 재환, 불켜진 사무실 올려다보며 싱글벙글 미소짓는다.
재환 사랑하는 여보야 도시락 먹자~! (들어간다)
#58. 인테리어 사무실 안
재환, 지혜를 찾으며 들어온다.
사무실 안에는 지혜는 물론 아무도 없다.
재환, 복도를 따라 (혹은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살피며 찾아간다.
어느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온다. 재환, 싱긋 웃으며 성큼성큼 걸어가고..
재환, 노크하려다 장난기가 발동해 살금살금 소리 안나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59. 인테리어 사무실 동 작업공간
정우와 포옹하고 있던 지혜, 일순간 살금살금 돌아가고 있는 문 손잡이 발견한다.
지혜 (어?)... (경직되며 정우에게서 몸을 떼내는 찰나)
(*정우 안고 있던 자신의 손을 스스르 풀고 정우에게서 몸을 떼내려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재환!
재환의 시선에.. 정우와 안고있는 지혜!
(*지혜가 정우를 끌어안고 있는 포즈가 되면 안됩니다!)
들어서는 재환 발견한 지혜, 본능적으로 정우의 뺨을 무서운 기세로 날린다.
지혜 (부들부들 떨며) 너,너 지,지금 뭐하는 거야? 이,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야 너?
이러지마! 제발 이러지마 조옴! 너 자꾸 이러면 나 경찰에 너 신고할 거야?
정우 (너무 놀란 채, 어떤 예감으로 고개 돌리면 재환이다!)... (얼어붙고)
재환 (그 자리에 못박인 채 부들부들 지켜보고 있는)
지혜 (공포에 질린 사람처럼) 나 너 무서워! 나 너 너무 무서워! 이러지마! 제발 나한테 이러지마!
정우 (지혜 위해 묵묵이 당해 주고 있다)
지혜 (바들바들 떨고 눈물까지 글썽하며) 이,이렇게 비,빌게 내가! 나,나 겨,결혼했어 정우야! 그,그러니까 제발 이,이제 제발 나,나 좀 나좀 그만 괴롭혀!
재환 뭐야? 무슨 일이야?
지혜 (처음 발견한 것처럼) 재환씨? (눈물로 뛰어가 안긴다) 재환씨! (품에 안겨 엉엉 울며) 왜,왜 이제 와? 좀 더 빨리 오지. 나 무서워 죽는줄 알았단 말이야?
재환 (부들부들 정우 죽일 듯이 노려본다)
정우 (고개 떨군 채)... ...
재환 (지혜 한쪽에 밀쳐놓고 천천히 걸어나간다)
지혜 (조마조마하는)
재환 고개 들어!
정우 (천천히 고개 드는데)
재환 (들자마자 무섭게 주먹을 날린다)
정우 (고꾸라진다)
고꾸라져있는 정우 일으켜세워 또다시 주먹을 날리는 사나운 기세의 재환.
재환, 완전히 눈 뒤집어져서 정우를 사정없이 때리고 또 때리고, 쉼없이 때려댄다.
정우, 묵묵히 맞고 있다.
지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정우 맞는 거 그저 바라보며 이번엔 진짜 눈물이 흐른다.
*시간경과..
재환, 부들부들 파르르 아직도 분이 안풀려 작업실을 왔다갔다 하고 있고..
정우, 온 얼굴과 온 몸 만신창이가 되어 널부러져 있다.
지혜, 차라리 손바닥으로 얼굴 가리고 앉아있다.
재환 (다시 치밀어 올라 발로 확 차려다 관두고) 이걸 확 그냥! 아우 미친 새끼! 야 너 변태야? 또라이야 너? 니 까짓놈이 누굴 넘봐 누굴? 아우 이 더런 새끼 이걸 어떻 게 죽여놓지 어어? (발로 툭 건드리며) 야? 내가 니놈한테 어떻게 했는데 이 새끼 야? (다시 툭툭 건드리며) 어? 어? 입원실 편의 봐줘 느이 아버지 살려줘, 넌 양심 두 없냐 이 거지같은 새끼야? 너 솔직히 말해. 우리형수님한테두 일부러 접근했지? 어? 어?
지혜 ... ...
정우 ... ...
#60. 인테리어 사무소 밖
정우,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시체처럼 걸어나오고... 또 걸어간다.
피투성이 멍투성이가 된 정우 얼굴엔 깊은 슬픔과 깊은 허탈감이 그림자 되어 가라앉고 있다.
#61. 동 작업실
실신한 것처럼 테이블에 쓰러져있는 지혜.
재환, 물을 갖다 먹인다.
재환 마시구 진정해.
지혜 (시체처럼 일어나 아직도 바들바들 떨며 힘겹게 마시는)
재환 (바들바들 떠는 손 감싸잡으며 먹이는) 어떻게..된 거야?
지혜 이,일 하,하구 있는데 가,갑자기 덤벼들잖아..
재환 (분노로 이글거리는) 미친 새끼!
지혜 학교 때부터 스토커였어. 나쁜 앤 아닌데 집착이 심해.
재환 왜 여태 말 안했어? 미리 말했음 이런 일두 안 당하잖아? 그런 줄두 모르구 난 그 새끼 아버지 수술해주구 치료해주구 나쁜 새끼!
지혜 2달 전에 몇년 만에 일 때문에 다시 만났는데 아무렇지두 않더라구. 사귀는 여자두 있대구. 그래서 난.. 교수님이 추천했거든. 내가 거절할 상황 아니었어.
재환 (부들부들 떠는)
#62. 태복 병실
묵묵히 짐을 싸는 정우.
태복,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새벽 1시에 짐 싸고 있는 아들 심상치가 않아서 차마 물 어볼 엄두 못내고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정우, 짐을 다 싸고 옷장에서 아버지 옷 꺼내서 건네며..
정우 퇴원.. 좀 일찍 해야겠어요 아버지.
태복 (그저 끄덕이고는 옷을 갈아입는다)
정우 (아버지 기다리는데)
정우의 핸드폰 짧게 진동한다.
정우, 꺼내서 보면 지혜의 핸드폰 메시지..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정우야!’>
정우, 그 메시지 삭제해버린다.
그리고 고개 드는 정우의 얼굴엔 얼핏 분노가 서려있다. (F.O)
#63. 운전 면허학원 전경
바쁘게 돌아가는 운전 면허학원 스케치..
#64. 동 학원 앞
영심, 학원 바라보며 안절부절 갈등하고 있다.
철로를 넘어갔다 다시 넘어왔다.. 또 넘어갔다 다시 넘어왔다.. 정우에게로 다가갔다가 돌아왔다가.. 다시 용기 내어 다가갔다가 또다시 좌절하고 돌아왔다가..
영심 (결심하고) 그래 내가 결정하지 말구 운명에 맡기는 거야! 운명에! (비장한 표정으 로 동전을 꺼내 들여다보며) 앞면이 나오면 철로 너머루 일단 가보는 거구 뒷면이 나오면 미련없이 뒤돌아 집으루 가는 거야!
영심, 동전에 간절한 바램을 담아 입맞추고 홱 던진다.
또르르 굴러가는 동전.. 어딘가로 가서 멈춘다.
영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동전 향해 아니 운명 향해 걸어간다.
영심, 떨리는 마음으로 들여다보면 동전, 돌멩이에 기대어 정확하게 곧추서 있다.
영심 에게? 이게 뭐야? 나보구 어떡하라구우? 하우 진짜!
쭈그리고 앉아 곧추서 있는 동전 뚫어져라 응시하는 영심.
그 어느 순간 돌멩이를 툭 건드려 앞면이 나오게 동전을 눕히는 영심.
영심 어머 앞면 아냐? 럴수 럴수 이럴수가? (동전을 집어서 일어나며 결심한 듯) 운명은 개척하라구 있는 거야!
학원 향해, 아니 정우 향해, 마침내 걸어나가는 영심.
#65. 동 학원 건물 앞
영심,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게걸음으로 슬금슬금 옆으로 걸어나가서, 아닌 척 하면서 두리번 두리번 혹은 곁눈질로 정우를 찾는다.
정우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실망하는 영심.
영심, 좀 더 적극적으로 정우를 찾는다.
그러나 역시 정우 모습 보이지 않는다. 갸웃하는 영심.
영심, 풀죽은 채 건물로 들어가다가 문득 아! 건물 안에 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되어 금새 기대감으로 부푼다.
안으로 들어가는 영심.
#66. 건물 복도
영심, 기웃기웃 하며 걸어오는데...
사무실에서 나오는 정우. 정우 얼굴엔 선연한 멍자국과 일회용 밴드 붙어 있고 목엔 또 파스가 붙여져 있다.
한순간 두사람, 동시에 서로를 발견하고 멈춰선다.
영심 (헉!)
정우 (어?)
영심 (어정쩡 목례)
정우 (무뚝뚝 목례하고 가던 길 계속 간다)
영심 ... ... (정우가 옆을 지나쳐가는데 엉망진창인 정우 얼굴?)... (깜짝 놀라서 후다 닥 쫓아가 정우 팔을 잡고 돌려세운다)
정우 ... ...
영심 (놀란 눈으로 엉망진창인 얼굴 살펴본다) 어,얼굴이.. 왜 이래요?
정우 (영심 손길 홱 뿌리치고 냉랭하게 걸어나간다)
영심 (끙, 상처받고)... (그러나 바라보며 걱정된다)
#67. 동 학원 강의실
이론수업 중인 강의실.. 강사 열심히 설명하고 수강생들 열심히 듣고있는데..
영심, 연신 창밖 혹은 문밖 바라보며 정우 걱정하고 있다.
#68. 수강생 대기실
수강생들 모여있기도 하고 혼자 있기도 한 면허학원의 풍경속에..
영심, 조마조마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다.
강사들 들어오고..
영심의 시선에.. 정우 들어오는 게 보인다.
각각의 강사들, 자신의 수강생 이름 부르고 수강생과 첫인사 나눈 후 연습장으로 데리 고 나간다.
영심의 시선에.. 정우가 자신의 수강생을 부르기 위해 업무수첩을 들여다보는 게 보인 다.
영심 (두근반 세근반 기대하며 기다리는데)
정우, 영심에겐 눈길 한번 안준 채 다른 수강생을 호명하고 데리고 나간다.
영심 (실망)
기태 (E) 오영심씨?
영심 네! (돌아보면)
기태 (탐색하고 평가하는 듯 훑어내리며) 오영심씨예요?
영심 네.
기태 전 엄기태라고 합니다. 앞으루 잘해봐요 우리?
영심 (서둘러 끄덕이고는 밖을 쳐다본다)
기태 그럼 강습 받으시러 나가실까요? (나간다)
영심 (밖에 있을 정우 의식하며 따라나간다)
#69. 동 학원 연습장
영심, 기태로부터 시동 걸고, 브레이크와 엑셀 차례로 밟는 연습하고 있다.
기태 설명하는데.. 영심의 시선은 앞유리창 밖 저멀리 수강중인 정우 향해 가 있다.
기태 자 다시 한번. 시동 거시고.
영심 (시선은 정우 향한 채 건성으로 시동 건다)
기태 다음은 기어를 D에 놓으세요.
영심 (놓는다는 것이 기어 N에 놓는다)
기태 (한심해하며 인상쓰고 입엣말로 군시렁군시렁하고는) D요 D 오영심씨! N이 아니라 여기 이거 D!
영심 (미안하다고 고개 끄덕이고 D에 놓는다)
기태 이번엔 브레이크에서 살짝 발을 떼세요.
영심 (시키는 대로 하고)
영심의 차, 조금 앞으로 나간다.
강습중인 정우, 화난 사람처럼 무뚝뚝하게 강습하다가 문득 시선을 돌려 짧게 영심을 일견하고는 다시 수강생에게 시선 고정한다. 그러다가 이내 저도 모르게 다시 영심을 쳐다보고 마는 정우.
정우, 영심이 잘 하고 있나.. 신경이 쓰인다. 영심의 차, 불쑥 큰진동으로 출발하고 불쑥 멈춰버릴 때마다 그렇게 하면 안돼는데.. 무뚝뚝 굳어있는 정우의 얼굴엔 안타까움이 묻 어난다.
영심, 기태 시키는 대로 브레이크와 엑셀을 교대로 밟으며 차를 굴리고 있다.
영심의 차 연습장을 크게 한바퀴 돈다.
한순간 영심의 차가 정우의 차 옆을 가까이에서 지나가게 되고..
영심의 차, 앞으로 혹은 회전에서 턴하며 돌아가는데.. 영심의 시선과 몸은 정우 보기위 해 반대방향으로 돌아간다.
그 바람에 앞의 장애물을 보지 못하는 영심.
기태 (헉 놀라서) 어? 어? 어? 브레이크! 브레이크 밟아요! 얼른?
영심 네? (앞의 장애물 보고 놀라 확 밟는다는 게 엑셀레이터를 밟고 만다)
갑자기 속력을 내고 달려나가 큰 파열음과 함께 장애물을 크게 들이받는 영심의 차.
영심의 차, 장애물 강하게 받고 더 달려나가 담벼락(?)에 가서 처박힌다.
(*현장상황에 맞게 알아서 해주세요!)
머리 감싼 채 고개 숙이고 있던 기태, 천천이 놀란 몸을 들고 고개도 들고 상황을 파악 한다. 앞머리가 처박혀 있는 차! 죽었다!
기태, 이번엔 천천이 시선을 운전석으로 돌린다.
영심, 핸들에 머리 처박은 채 두려움으로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핸들 잡고있는 손만 바들바들 떨고있다.
놀라서 달려오는 정우.
정우, 운전석 문을 벌컥 연다.
정우 영심씨! 영심씨?
영심 (천천이 몸을 일으키고 얼이 나간 눈으로 정우 쳐다본다)
(*이마 긁혀서 조금 피가 나는!)
정우 괜찮아요? 괜찮아요?
영심 (그저 멍한 채 고개를 끄덕인다)
정우 (안전벨트 풀어주고 밖으로 이끌며) 이리나와요.
기태 아는 사람이야?
정우 (버럭) 옆에서 뭐한 거야 임마?
기태 (?)...
정우, 영심을 부축한 채 영심 다친 곳 없난 살피는데..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정우 (버럭) 영심씨 바보예요? 어떻게 브레이크랑 엑셀레이터두 구분 못해요? 예?
내가 다 가르쳐줬잖아요? 내가?
영심 얼굴이.. 왜.. 그 모양이예요?
정우 ... ...
영심 ... ...
#70. 동 학원 일각
가방에서 일회용 반창고랑 파스 꺼내는 정우.
정우 (반창고랑 파스 건네는) 자요. 붙여요.
영심 (받고, 콤팩트 꺼내 곧추세운 무릎에 올려놓고 거울 들여다보며 불편한 자세로 붙 이려는데)
정우 (말없이 영심의 손에서 밴드 가져와 묵묵히 영심 이마에 붙여준다)
영심 (!)...
정우 (이번엔 파스 떼내며) 어느쪽에 붙여요?
영심 (그저 손으로 만지며 가르키는)
정우 (영심의 목에 파스를 발라준다)
영심 (마구 떨리는)
정우 (다 붙이고 쳐다보는데)... (영심 이마의 밴드와 목의 파스 자기랑 똑같다!)
... (자기 이마의 밴드와 목의 파스 차례로 만지며 피식 웃음이 난다)
영심 (?) 왜.. 웃어요? 내 얼굴.. 지금 많이 웃겨요?
컴팩트 거울 가져와 영심의 얼굴과 자신의 얼굴을 나란히 함께 거울 속에 비춰주는 정 우.
거울 속엔 똑같이 밴드 붙이고 파스 붙인 상처투성이의 영심과 정우가 있다.
영심, 푸헤헤 웃는다.
정우도 푸하하 웃는다.
두 사람 마주보며 서로의 상처 향해 환하게 웃는다.
영심 (정우 웃는 모습 참 보기좋다!)
정우 (영심 웃는 모습 참 보기좋다!)
#71. 동 운전학원 앞 철길
영심, 한껏 상기되고 설레이는 얼굴로 걸어나온다.
자꾸 뒤돌아봐지는 영심.
#72. 동 운전학원 자판기 앞
커피 뽑아 기태에게 건네는 정우.
기태, 받아마시고.. 정우, 제것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두통이 시작된 듯 정우, 머리를 손 으로 누른다.
기태 왜 머리 아파?
정우 어. (애써 참으며 머리 꾹꾹 눌러대며 커피잔을 꺼내는데)
극심한 두통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정우.
안간힘으로 참던 정우, 통증으로 뜨거운 커피잔 확 놓치고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안은 채 낮은 비명 지르며 고통스러워한다.
기태 임마? 임마? 두통약 두통약 사다줄까? (하는데)
풀썩 쓰러지는 정우!
기태 저,정우야? 정우야? 임마?
정신을 잃고 쓰러져있는 정우, 위험하고 불길해 보인다.
정우 그 모습 위로 가파르게 울려퍼지는 구급차의 싸이렌 소리..
*시간경과
정우,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진다.
정우 실은 구급차 다급하게 학원을 빠져나간다.
#73. 거리, 버스 정류장
버스 기다리고 있는 영심, 정우 생각으로 베시시 웃는다.
영심, 행복하다.
어느 순간 그런 영심 곁으로 정우의 구급차 스쳐지나며 달려나간다.
요란한 싸이렌 소리에 정우의 구급차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영심의 얼굴에서 엔딩.
-제 6부 끝.-
첫댓글 사이코 지혜.../그나저나 대본을 읽고 있는데 나..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지혜..나쁜 뇬.............가증스러워................정말 정말 악녀군................
지혜 정말 나뻐~미워~ 정우가 맞는거 어찌 보지? 걱정이 앞서는 회네요... 울 지니 불쌍해서 우찌 보냐구요~~~엉....엉......
자자 울지만 말고 작가의 위트도 봅시다.."위풍닭닭"끝내주지 않나요?
눈물로 읽었네요. 주룩 주룩~~ 어쩜 당이 아니라 닭이었네. 전 몰랐어요. 눈도 밝으셔라.
셀러문언니..웬일로 뇬자까지 써가며..하긴..아씨..정우 맞는 거 우찌 보나??근데 대본 다 읽고 나니 왜 이케 진정이 안되는지..
다음 주 수요일, 목요일...정말 기다려지네요...그 때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세일러문 언니말에 올인. 어떻게 봐요.......그모습을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