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크리스마스 트리 중에 가장 멋진 녀석과 사진 한방 박았습니다.
요샌 교회 종탑의 전구트리도 보기 힘들어요. 캐롤은 저작권 생기면서
진작에 자취를 감췄어요. 노인네 일색인 천성교회에 누가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 놓았을까요? 어제는 75사단 외출 귀대 하는 중사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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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을 태웠고 오늘은 특명 받고 7일 남은 사병 두 놈을 픽업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군인을 좋아하는 남자입니다. 중사는 위병소까지 바짝 가
달라네요, 사병은 부대 입구 바리케이트 앞에서 하차했어요. 75 보병
사단은 겉보기와 달린 작은 동원사단입니다. 그래서 사단장이 투 스타가
아닌 별 한개(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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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광릉네에서 '아미랜드'를 할 때 사단장이 혼자 들어왔더라고요.
대접받으러 온 것 같은데 사복입은 원 스타 정도야 쌩까고도 남지요.
간판이 멋져서 인증샷 한 판 찍었는데 새로 바뀐 부대마크가 꼭 페라리
같습니다. 옛날 부대 마크는 농협 마크랑 비슷해 비공식적으로 농협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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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페라가모부대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과거엔 이 부대가 '높으신 분'
자제를 위한 부대였다고 하더이다. 지금은 광릉네 초등학교 사이즈입니다.
한 대대에 총 인원이 많아야 30명이라서 작업시에는 대대장과 함께 말년
병장은 물론이고 중대장, 대대 주임원사까지 열나게 일 하는 진풍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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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진다는 것 같습니다. 부대시설로 진벌리에 스크린CC가 있고 광릉네
에 휴양소(모텔)가 있는 것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내 때' 얘기하면 꼰대
소리 듣는데 할 수 없어요. 나는 외출 나갈 때 53대대 8호 지프를 타고
나갔어요. 그래봤자 홍천이나 내촌이긴 했지만. 어느 날은 38 권총을
차고 술 마시러 나간적도 있었다는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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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헌병대 끗발이 먹히기도 했지만 실은 제가 다 작업을 해놓은 겁니다.
철정CK나 방내 초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으니까 썰을 풀어도
괜찮겠지요. 말년에 한 타임만 근무를 섰는데 초소 바로 앞에 대대가
하나 있었어요. 대대장이 중령이었는데 지휘관 견장을 찼기 때문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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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할에서는 1빠입니다. 하루는 대대장 1호 차가 나가는 것을 잡으라고
외초에게 시켰어요. 대대장이 열받아서 초소에 들어와 딸딸이로 행정
과장을 부릅니다. 1분 만에 도착한 행정 과장(대위)이 쪼인트를 까지고
한바탕 난리가 난 후 '받들어 총 (충-성!)'을 해주는 것으로 1호차가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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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니다. 행정과장이 개진상을 하고 김병장 왜 또 심통을 피우냐고 제게
하소연을 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된 것입니다. 방위 병1명 지원, 건빵 1000
개입 1BOX 맥주 소주는 달라는 대로 줍니다. 제 나이가 23살이었는데
권력의 단맛을 군대에서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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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월 복무하던 우리 땐 '60만 대군'이었는데 18개월 현재는정규 군이
47만명 정도 밖에 되지 않나 봐요. 남자에게 군대는 참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공동체입니다. 인내, 책임감, 국가, 이념 등등 파견 근무를 나가면
사병들에게는 고래(?)를 다 잡아줬고 타부대 간부들 잡들이 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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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장 가오까지 챙겨줬어요.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그 전설이 지금
택시 운전하면서 사병들 자대 복귀나 시키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데카르트의(사고)-니체(힘의 의지)-헤겔(운동 의지)-카뮈(저항)을 거쳐
여기까지 왔는데 '의지와 표상'(쇼펜하우어)은 또 뭐지?
2023.12.19.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