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키지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작가 ; 캔 키지(1935-2001)
초판 ; 1962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가 유명하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한 정신병동에 활기차고 떠들썩한 가짜 환자 맥머피가 등장한다. 맥머피는 노동형을 선고받고 작업 농장에서 일하다가, 더 편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이유로 미치광이 흉내를 내며 말썽을 일으켜 정신병동에 위탁되었다. 맥머피는 수간호사를 중심으로 한 병원 의료진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환자들을 억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특히 수간호사가 환자들을 교묘히 학대하고, 그로 인해 환자들이 더욱 치유 불능의 상태에 빠지는 것을 보며 격분하는데….
거대한 구조의 톱니바퀴에서 희생된 무수한 개인들을 위한 진혼곡이다. 그리고 한 줄기의 희망이기도 하다.
한 정신병동을 배경으로 주인공 맥머피가 ‘콤바인’으로 상징되는 무시무시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1962년 발표 당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통치자에 저항하고 좌절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실 사회를 날카롭게 묘사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히피 문화가 확산되던 발표 당시의 분위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 작품은 연극으로 각색되어 성황리에 상연되었다.
(영화에서) 범죄자인 맥머피(Randle Patrick McMurphy: 잭 니콜슨 분)는 교도소에서 정신 병원으로 후송된다. 정신 병원이 감옥보다는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했던 맥머피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정신 병원에 수감되어 있는 하딩(Harding: 윌리암 레드필드 분), 마티니(Martini: 대니 드비토 분), 체스윅(Cheswick: 시드니 래식 분), 빌리(Billy Bibbit: 브래드 듀리프 분), 데버(Taber: 크리스토퍼 로이드 분), 시멜로, 추장(Chief Bromden: 윌 샘프슨 분), 프레데릭슨(Frederickson: 빈센트 쉬아벨리 분) 등과 생활하면서 맥머피는 그들이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병원내의 압력에 의해 짓눌려 사는 죽은 인간들임을 간파한다. 그리고 그러한 압력의 주범이 레취드(Nurse Ratched: 루이스 플레쳐 분) 간호원임을 알게 된다.
뻐꾸기 둥지는 속어로 정신병원을 뜻하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그 정신병원을 탈출한 것을 뜻한다.
원시사회에서 아직 상하 권력관계가 형성되기 전에는 사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암묵적 규칙만이 있었다. 그러다가 권력을 가진 통치자가 나타나면서 통치자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규율을 만든다. 통제하기 시작한다. 이에 익숙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처음에 불만을 갖기도 하지만 차츰 세뇌되어 불편한 정도로만 인식하게 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별다른 저항없이 수용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정신병원도 그렇다. 병원의 환자들은 그 부조리함에도 불구하고 저항하지 않다가 저항DNA를 가진 맥머피가 옴으로써 차츰 변화하게 된다. 결국 자신은 식물인간이 되지만 그런 맥머피의 희생 덕분에 브롬든은 정신병원을 탈출하게 된다.
무모한 시도가 변화의 단초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가 그런 변화의 단초가 되어 불합리한 권력에 맞설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정의로워지고 깨끗해질 것이다. 그리고 새삼 느낀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이나 민주화 운동들, 변화하도록 행동했던 것이 실로 얼마나 대단했던 건지.
맥머피는 환자들을 끌고 병원을 빠져나가 낚시를 다녀오거나 파티를 여는 등 의도적인 반항을 시도하지만 레취드 간호원으로 대표되는 병원내의 시스템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을 꺼닫고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벙어리인줄 알았던 추장이 말문을 열자 그와 함께 캐나다로 도망가려던 맥머피는 이를 저지하는 레취드 간호원에 의해 전기치료실로 끌려간다. 다시 돌아온 맥머피를 본 추장은 그가 완전히 무력한 인간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미국 전역에 순종적이고 고분고분한 인간을 만들어내려는 거대한 음모의 일부로 환자들에게 계속하여 정신병 진단을 내린다는 가설하에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1960년 대에 반정신의학 운동의 핵심이었다. 이 소설은 제정신과 광기, 일치와 반란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회가치란? 또는 전 국민이 하나로 뭉치자, 라고 할 때 사실은 전 국민을 사회적으로 제어하려는 무한한 권위와 권력의 이야기일 수도 있과, 편집증 환자(정신병원의)의 상상이 만들어 낸 것을 투영한 것인지 밝히기가 어렵다. 이 소설은 정신병이 ‘미친 세상에서는 훌륭한 건강상태라고 할 수 있는지,’ 혹은 적어도 사회적 반란의 적절한 형식인지에 대해 묻고 있지만 대답을 하지 않는다.
(작가 - 캔 키지)
1935년 미국 콜로라도 주 라준타에서 태어났다. 오리건 대학에 진학, 저널리즘을 공부하면서 연극 클럽 회원 및 레슬링 선수로 활약했다. 그 뒤 스탠퍼드 대학에 들어가 창작에 대해 공부하는 한편, 환각제 LSD, 각성제 코카인 등 향정신성 약물의 효과를 실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가 하면, 정신병원에서 야간 보조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종종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직접 실험에 참여해 환각제의 효과를 경험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집필, 이듬해인 1962년에 발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1950년대 비트 세대와 1960년대 히피 세대를 연결하는 작가인 그는, 이 책에서 억압된 자유와 강요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인물들을 그려 냄으로써 새로운 사고 방식, 가치 체계를 추구했던 1960년대의 혁명적 변화를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1963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상연되었고, 1975년에는 영화화되어 작품상, 감독상 등 아카데미 시상식 다섯 개 부문에서 상을 탔다. 이 외에 『때로는 위대한 관념』, 『키지의 벼룩시장』, 『악마의 상자』, 『선원의 노래』등을 발표했다. 2001년 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그해 11월 세상을 떠났다.
<히피>
히피(Hippie 또는 Hippy)는 1960년대 미국 샌프란시스코, LA 등지 청년층에서부터 시작된, 기성의 사회 통념,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의 회복, 자연으로의 귀의 등을 주장하며 탈사회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원으로는 happy(행복한), hipped한, 화가 단단히 난), hip(재즈용어로 가락을 맞추다), hip(엉덩이), "hip,hip"(갈채를 보낼 때의 소리) 등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미국의 1960-1970년대 상황을 살펴보면, 베트남 전쟁 발발과, 존 F. 케네디의 암살, 맬컴 엑스, 마틴 루터 킹 암살, 로스엔젤레스 흑인 폭동등의 사건들이 일어났는데 이때 미국의 풍경은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절망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으며, 이에 미국의 청년층은 현 상황에 대해 부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1950년대에 완성된 현대 대중사회와 소비자본주의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평화를 사랑하고 자연으로의 회귀를 외쳤고, 도덕보다는 자연스러운 감성, 이성보다는 자유로운 감성을 중시하고, 즐거움을 추구했다. 히피는 '좌파운동', '미국 시민권 운동'과 더불어 1960년대 미국의 대표적인 반문화 운동이다. 1967년경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이들은 긴 머리에 맨발이나 샌들을 신고 다녔으며, 다양한 색깔의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다. 또 마리화나나 LSD, 그 밖의 약물을 사용하여 자신들의 상징이나 사상을 구체화시켰다. 특히 유명한 록 그룹 비틀즈는 노래로써 히피 운동의 확산을 도왔다.
(히피 문화의 특징)
초기 히피문화는 틀에 박힌 가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와 의미에 따라 개성의 표현을 추구하고, 기성사회의 성적 억압과 관습적 도덕을 해체함으로써 개방적인 성의 표현을 통해 친밀성과 이를 통한 새로운 공동체의 건설을 성취하려고 했다. 흔히 일어나는 반전운동이나 민권운동과는 달리 히피문화는 기존질서 체제를 정면으로 거부하기보다는 기성사회의 새로운 가치질서를 만들고자 하였다.
특히 히피는 모두 외관상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이들 대부분은 백인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백인은 와스프(WASP)라 하는 미국의 지배 집단에 해당되는 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 가정의 출신들이다. 이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안락한 삶을 살아가던 청년들이 기성세대의 자식들, 사회적 주류층이면서 동시에 중산층의 자녀들이 그들의 부모에 대항했다. 그들은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려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히피는 재조명 받아야 할 이유가 충분했다.
사실상 히피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명료하지 않으나 변질된 기독교 신비, 베다의 가르침, 혁명적 경향, 팝 사이컬러지, 향락주의, 아메리카 인디언의 광적 신앙, 개인주의 독립심 개척정신 같은 미국의 장점 등이 괴상하게 혼합되어 있다. 마약 그룹, 누드 그룹, 채식 주의자, 공동체, 변형된 예수교와 Krishna의 신봉자 등의 각기 다른 그룹과 보수파, 급진파, 자유파, 복음 전도자 그룹 등을 히피의 범위로 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문화의 가치가 사회를 중요시하는데 비해 히피들은 자신, 자아를 중요시한다. 이성적 사고 보다는 감정이입에 가치를 두고 객관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접근하려는 태도를 갖고 있다.
히피의 가치관을 구분한 Stuart Hall은 히피의 사상을 가난(POVERTY), 인디언 주제(INDIAN THEME), 신비(MYSTICISM), 전원/아르카디안(PASTRAL / ARCADIAN), 공동체(TOGETHERNESS), 사랑(LOVE), 존재하는 현재(THE EXISTENTIAL NOW), 플라워 파워(FLOWER POWER), 자각에 이르는 문(DOORS OF PERCEPTION), 개인주의(INDIVIDUALISM)으로 요약하였다.
히피문화의 상징은 꽃으로 되어있는데, 이는 폭력과 억압에 저항하고, 부드럽고 비폭력적인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모든것은 대치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꽃은 '꽃의 아이들(flower children)'로 불리는 히피(hippie)에서 비롯한다. 샌프란시스코는 1966년 자유와 사랑을 찾고, 비둘기의 힘과 꽃의 힘(평화)을 믿는 히피운동이 시작된 곳이다. 진보적인 예술가와 지식인, 게이 등 성적 소수자, 차이나타운의 중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 등이 이곳에서 자유를 구가했고, 지금도 그 역사는 면면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가죽과 직접 만들어 입는 옷등을 착용하여 자연과 하나된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파격적인 외관은 흔히 히피라는 용어의 대명사가 되었는데, 남자의 경우 장발과 멋대로 기른 수염에다 커다란 펜던트를 착용하는 것이 관례이고, 여자들은 미니스커트에 샌들을 착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모습은 생활양식에 배어 있는 보수적인 가치를 적대시하는 이들의 태도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른바 '히피 빌리지'를 조성하여 자신들끼리의 공동체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열정과 히피의 문화로는 사이키델릭 음악을 예로 들수 있는데, 이는 전율이나 환각상태를 느끼게 하고 유도하는 음악으로 알려져있다. 이것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사이키 델릭은 어떤 기분 장르처럼 뚜렷한 구분점들 보다는 히피문화의 특성 그대로 자유분방한 형식을 추가한다.
사이키델릭 밴드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히피문화의 중심지는 샌프란시스코였다. 60년대 후반과 70년 초엽의 샌프란시스코는 사이키델릭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좁은 의미로는 샌프란시스코 락을 사이키델릭 락이라고 하기도 한다. 또한 히피문화의 대표적인 상징으로는 우드스탁을 예로 들수 있다. 이것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락 페스티발의 시초였으며, 그 시대를 대표하는 모든 뮤지션들의 대거 출연과 40만명이 넘은 관객들로 당시 락 음악에 대한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건이었다. 하지만 당시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던 물질주의적이고 실리주의적인 기존체계에 대한 저항의식은 이 페스티발 기간동안 마리화나와 혼숙등의 문제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2박3일동안 진행되었던 공연에서는 당시 락음악을 이끌던 짐 모리슨, 지미헨드릭스, 제니스 조플린, 산타나, 핑크 플로이드 등의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8월 15일 부터 17일까지 3일동안 지속된 이 페스티발은 록뮤직 역사에서 하나의 전설이자 60년대 젊은이들의 저항의식의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