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려대 05학번이고 06년에 새터를 준비했었는데
알랑가 모르겠다만 06년에 학교에서 새내기 명단을 주지 않겠다 해서 학교랑 마찰이 있었거든
본관도 한 3일인가 점거하고 입학처도 점거하고 학생처인가? 거기도 점거하고 그랬었다.
새내기 명단을 안 주면 새터를 아얘 못 가니까 필사적이었지 우리도 거의 12월 달부터 한 2달 준비했던건데
콘도 예약같은것도 다 되어있었고 뭐 하여간.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주인의식'에 의한 데모라는걸 해보게 되었는데
참 힘들더라고 새터를 꼭 가야하니까 했던거지 그게 아니라면 다 때려치우고 집에서 낮잠이나 잤으면 싶더라.
그런데 처음에는 과반학생회, 단대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던 일이 어느 때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출교당한 '다함께'
애들이 끼어들게 되었어 뭐 아얘 연관이 없던 것은 아니었고 사범대쪽으로 연결이 되어있었지만 이게 웃긴게 처음에는 단대,
과반 학생회 중심으로 이루어지던것이 언제부터인가 글마들이 다 장악해서 행세하더라고,
나야 뭐 그때만 해도 갓 2학년에 데모도 처음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 내가 보면서 느꼈던 게 뭐냐면
우리는 새터를 가기위해 이짓을 하고 있는데 저자식들은 이거 하는거 자체가 목적이구나 -
나중에 막판에 가서 거의 협상이 타결되려고 할 때 자꾸 일마들이 옆에서 트집잡고, 다른 일 까지 물고 늘어지려고 하는 걸 보고서는 진짜 욕나오더라고
나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학생회를 안 했던 또는 안 하는 학생이 보기에는 분명히 운동권으로 보였을꺼야.
실제로 같이 학생회를 했던 친구들도 어디 한자락 발을 걸치고 있었으니 완전히 아니라고 보기도 힘들겠지.
그런데 우리들도 글마들을 싫어했어
내가 느끼기에 걔네들은 뭔가를 위해서 데모같은걸 하는게 아니라 그냥 반대 자체에 목적이 있거든.
내가 이소리 저소리 주절거린 이유는
바로 위의 글은, 철저히 외부자적 입장에서 쓰여진 글이라는 이야기를 하고싶어서야.
물론 저 글은 옳아 읽어보면 누구나 알겠지만.
그런데 또 그냥 옳지만은 않아 아니 저것때문에 우리 학교 애들이 다 보수화된 대학생 취급받기에는 뭔가 억울해.
생각해봐 내가 위에서 말했던 3일간에 점거동안에 과연 교수들이 집에 갈 수 있었을까?
물론 아니지.
그런데 우리는 근신조차 받은 바가 없어.
그 이야기는 출교자들이 출교를 받은 이유가 다만 그 행위때문만은 아니라는 거지.
실제로 출교자들이 출교를 받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된 그 사건에서 (총학선거 중이었는데)
처음에는 3개의 선본이 같이 본관 점거를 하고 있었는데 출교자들이 속해있던 선본말고 나머지 2개의 선본은
점거를 풀고 돌아갔고 글마들은 안 풀었지.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있었던 서로간의 갈등이 이미 골이 깊었던 거야 일반 학생들은 물론이고 운동하는 사람들조차 그들을 싫어하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저넘들을 지지하는 소수의 사람들만 남고 나머지는 다 돌아갔지. 뭐 어떻게 보면 버림받은 거야.
이건 내 사견이지만 저넘들이 출교당한 이유는 행동이 잘못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들 이외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기 때문이야 학교나 학우 그리고 심지어는 운동권애들한테 까지.
실제로 운동권애들이 저넘들한테 갖는 분노가 제일 커 왜냐면 하던 짓을 눈으로 봤으니까.
그래서, 출교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무도 움직여주지 않아. 기자회견을 하고 시위를 하고 하더라도 그러던가 말던가라고 생각하지.
그냥 말로 출교가 잘한거냐 잘못된거냐 하면 물론 잘못된것이지만 잘못되긴 했는데 미운놈을 위해서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아.
사실 운동권이든 운동권이 아니든 간에 출교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됬다고 생각하는 애들이 많아. (물론 퇴학이라면 다르겠지만)
그렇지만 그냥 생각만 할 뿐이지. 출교는 잘못됬는데 출교당한 놈들은 싫은거 맞거든.
그래서 위 글은 철저히 외부인의 시선이지.
글쓴이는 잘못된 현실에 대해 무관심한 고대생을 보고 한탄하는 모양이지만
여기저기 못된짓만 하고 다니던 놀부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을때 마을사람들이 아무도 탄원을 내지 않는 다고 해서
마을사람들을 나쁜놈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
뭐 우리가 옳다! 라고 하기에는 좀 꺼림칙 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는 것 정도야 인지상정 아니겠냐?
출교가 당연하다고 하는 애들을 보면 좀 안타깝지만, 출교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도 그들을 위해 움직일 의리가 없는거지.
그래서 하재근 씨의 칼럼은 옳은 말이긴 한데 그냥 개소리
첫댓글 글 잘 읽었다. 하나의 태클을 걸자면 하재근님하의 포인트는 고대생들에 맞춰져있다기보다는 일반 네티즌들이 출교생들을 맹비난하는 사태에 맞춰져있는것같아서 ..;
하재근의 에러는 출교생들의 잘못에 대한 축소에 있다고 본다. 허나, 과중처벌에 대한 암묵적 동의역시 지탄받아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해. 설령 아무리 그들이 짜증났다고 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