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와 미국이 합동으로 해경훈련센터를 신설한다고 합니다.
https://edition.cnn.com/2021/06/28/asia/indonesia-us-joint-maritime-training-center-intl-hnk/index.html
이 문장 하나만으로는 딱히 별 감흥이 없어보이지만, 지도를 펼쳐들고 훈련센터의 위치를 보시면 이 소식의 무게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훈련센터는 싱가포르 바로 아래 바탐섬에 위치해있습니다. 이 지역은 말레이시아와 자카르타섬 사이의 해협이자 동아시아의 주요 석유수송로인 말라카해협과 남중국해 사이에 끼어있는 병목구간입니다.
흔히 누군가에게 약점잡힌 상황을 'X알을 쥐고 흔든다'고 하는데, 딱 그 부위인 셈입니다.
성김 인도네시아 대사(네, 그 성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및 대북특별대표분 맞습니다. 겸임중)는 기사 본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As a friend and partner to Indonesia, the United States remains committed to supporting Indonesia's important role in maintaining regional peace and security by <fighting domestic and transnational crimes,>"
구체적으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으나, 미국은 인도네시아로 하여금 불법조업과 해상민병대를 동원한 도서지역점거 등의 회색지대전략에 대해 그 대응을 지원해주겠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회색지대전략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s://kims.or.kr/issubrief/kims-periscope/peri142/
중국은 자신의 활동영역을 확보하려 안간힘을 쓰고, 미국은 이를 차단하려는 형세입니다. 말라카해협은 석유가 흐르는 동아시아의 핏줄이고 중국에게도 마찬가지이기에, 이제껏 남중국해 암초들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말라카해협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지구가 이렇게 생겨먹은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지정학적 사실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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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으로 중국이 이러한 지정학적 사실을 극복하기위해 손쓸 수 있는 방법은 기존의 일대일로 사업을 확장하거나(일단 대상국들에서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코로나 때문에 재정여력이 없음), 미얀마에 친중정권이 집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게 미얀마가 어떤 존재인지는 이 지도 하나면 충분할 듯 합니다.
첫댓글 이러다 미얀마에서 21세기판 크림전쟁 터지려나요
세상에, 정말 악랄한 곳에 세워놨군요. 말라카에 검문소 세운격..
그런데 이러면 버마 쪽 뉴스가 궁금해지는데, 오랜만에 LiveUAMap이라도 접속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