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구직 상담 당일, 아저씨와 거창고용센터에 다시 방문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 저희 상담이 처음이라 구직신청서 먼저 작성할게요. 여기 밑줄 친 부분에 작성해 주시겠어요?”
앞으로 내밀어진 종이에 아저씨께서 곤란한 눈빛을 보내셨다.
“혹시 글 쓰시는 게 어려우신가요?”
“옮겨 적거나 성함, 서명은 직접 하실 수 있습니다.”
“아, 그럼 제가 질문을 하고 거기에 대답해 주시면 작성하도록 할게요. 그래도 될까요?”
“네.”
기본적인 인적 사항과 학력, 경력 등 여러 질문에 답하며 신청서의 빈칸을 채워나갔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취업 성공 패키지> 팸플릿을 펼쳐 안내해 주셨다.
전화로 안내받았을 때는 단순히 취업 프로그램이겠거니 했는데 눈앞에 놓인 ‘장애인 취업 성공 패키지’라는 문구에 순간 당황했다. 안내해 주시는 내용을 들으니 취업 알선과 함께 구직촉진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보였지만, 약자 전용 프로그램인 것을 보니 섣불리 하겠다고 결정해도 되는 건지 헷갈렸다.
“혹시 좀 더 의논해 보고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네, 그럼요. 그렇게 해 주세요.”
2023년 6월 2일 금요일, 이도경
①배종호 아저씨의 구직을 생각하면 좋아 보이는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물리고 고민해 보려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계하는 마음을 놓지 않으니 고맙습니다. ②이를 두고 사회사업가로서 ‘취업성공패키지’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어떤 의미로 해석하면 좋을지 오래 고민했지요? 그동안과 같이 여전히 정합과 경계를 생각하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며 잘 도우면 좋겠습니다. 기대해요. 정진호
‘약자 전용 프로그램인 것을 보니 섣불리 하겠다고 결정해도 되는 건지 헷갈렸다.’ 상반기 평가회에서 나눠요. 이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