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속가능한 여행, 이벤트 아닌 문화가 돼야
발행일2023-08-20 [제3356호, 23면]
여름 휴가철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올여름 성수기에는 지속가능한 여행 혹은 관광에도 대중들의 관심이 쏠렸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위기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된 덕분이다.
유명 글로벌 온라인 여행 기업이 발표한 ‘2023년 지속가능한 여행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10명 중 7명(68%)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 당장 지속가능성을 실천해야 한다고 답하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한국인 응답자의 39%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43%는 지속가능한 여행에 너무 큰 비용이 요구된다고 답해, 지속가능한 여행의 가치와 경제적 부담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지역자치단체마다 앞다퉈 자랑하는 이른바 친환경생태관광 이면에서도 자연과 사람, 문화의 공존이 아닌 경제적 이윤만을 목표로 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온다. ‘생태’라는 수식어만 그럴듯하게 붙여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대규모 생태문화관광지나 생태관광특구 등을 조성하면서 난개발을 자행하는 것이다.
탄소중립여행, 생태관광, 녹색관광, 친환경생태관광 등은 지속가능한 여행의 대표적인 방법들로 꼽힌다. 지구온난화를 넘어 열대화 현상이 우후죽순 일어나고 있는 이때, 지속가능한 여행은 더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일상의 문화가 돼야 한다. 개개인의 선택과 실천이 모인다면 지속가능한 개발과 여행에 힘을 실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적 잣대로 실천을 미룬다면, 우리가 여행하며 누릴 수 있는 생태환경 자체가 없어져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