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님의 애마편
누구나 애마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자전거가 될 수도 있고, 자동차가 될 수도 있고, 우리들의 개념님처럼 아담한 스쿠터가 될 수도 있겠다.
덩치와 매칭시키기에 사뭇 거리감 있어 보이는 자그마치 90!만!원! 짜리 애마.!!!!!!
그의 애마는 그냥… 오래되다 못해서 길가다 박살 날 것 같이 생겨먹었다.
오히려 오래 살 수 있었던 그 스쿠터의 목숨도 개념의 산만한 덩치에 짓눌려
명줄을 다 하지 못한 채 위태위태 한 것일 수도…
무쪼록 그 애마덕분에 … 꽃직원들의 귀하디 귀한 목숨줄이 왔다갔다 하던 어느 더운 초 여름날
사무실로 전화 한 통이 울렸다.
언죽년 : 네~여보세요^_^
발신자표시가 뜨지 않다 보니 언제나 상냥해야 하는 우리네 여직원들…
개 념 : 응~나야~별일 없지?
언죽년 : 아…네.(순간 목소리톤 상남자로 바뀌며) 말씀하세요.
개 념 : 썩바디도 없는데 단둘이 오붓하게 밥이나 먹자~^.^
언죽년 : 오붓함은 얼어죽을 -__- 뭐 맛있는거 사줄건데요?
개 념 : 일단 우리 집 근처로 와~
개념의 러브하우스는 언제나 사무실 근처 …. 쩝 ;
언죽년 : 아 귀찮아 죽겠구먼!!!!! 암튼 알겠어요.
일단 맛있는걸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식탐녀 언죽년은 그 길을 나섰다,
10분 쫌 넘게 걸었을까… 대충.~ 오라고 한 곳까지 도착해서 다시 연락을 했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더니 저 ~~~~~~~~~ 멀리 달달달달거리며 시끄러운 굉음과 함께
한껏 x폼 잡은 스멜 구린 개념이 등장했다.
아~~ 오늘도 눈 뜨자마자 출동하셨나보다… 몰골이… 숙자 언니, 오빠도 자리 내어줄 행색이다…
뒤에 메고 있는 백팩을 앞으로 돌려 메며
개 념 : 야~! 이거 잡고 타!
언죽년 : 싫어요!!! 아~~ 싫어~~~~
정말 죽기보다 싫다. 쪽팔리니까~~
스멜을 어쩔 것이며
그 가방 끈을 잡아야 한다는 중압감…
개념과 한패가 된다는 소속감…
싫다…. 싫다…. 정말……. 싫……..다…………
개 념 : 밥 먹으러 가는 길 머니까 뒤에 타라고!
언죽년 : 헬멧 없이는 안타요!! 나 오래 살건데?
그리고 그 뒤에는 !! 더더욱!!! 으악 ~~~싫어~~~~!!!!!
개념은 인도로 걷고 있는 날 스쿠터를 타고 졸졸졸 쫓아왔다.
개 념 : 야!! 고집 피우지 말고 타라고!! 더워죽겠는데 짜증나게 하지 말고!!! 썅!!!!!!
언죽년 : 왜 길바닥에서 쪽팔리게 욕을 해!!!!!! 싫다니까?
가는 길이나 대충 알려줘요, 금방 따라갈테니까~
개 념 : 좋게 말할 때 타라~ ㅡ.ㅡ
언죽년 : 좋게 말할 때 같이 밥 먹고 싶으면 그냥 먼저 가서 기다려요!!
별로 멀지도 않을 것 같고만 그거 좀 걷기 싫어가지고 그걸 끌고 나오냐!
기름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ㅡ.ㅡ
개 념 : 알았다, 여기서 쭉 직진해서 내려와
언죽년 : 네.
도착한 곳은 공덕동에 위치한 한 밀면 집.
유명하다더니 유명세를 떨치는 듯 한 그릇에 만원이나 하는 밀면집 앞에 줄이~~
이렇게 해서 이걸 먹어야 하나…. ㅡ.ㅡ;;
결국 개념과 언죽년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 근처 차돌박이 집에서 마약 된장찌개로 배를 채웠다.
맛난거 좋아하는 언죽년의 예상과는 빗나갔지만… 뭐 맛은 괜찮았으니 일단 오늘은 이걸로 마무리~
힘겹게 점심을 급하게 먹고 나서 사무실로 돌아가려는 길.
개 념 : 야! 사무실 갈 때는 편하게 좀 가자.
아까처럼 내빼면 뒤진다아~~ 뒤에 타!
언죽년 : 여기서 사무실 얼마 멀지도 않은데 그냥 갈래요.
개 념 : 또 말 안듣냐? 대표가 말하면 좀 들어라!!
언죽년 : 싫은걸 싫다고 하지 꼭 그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개 념 : 아오-_-! 저걸 죽일까?
언죽년 : 차라리 죽여요!! 죽기보다 그 뒤에 타기 싫다니까?
개 념 : (언죽년 손목을 세게 잡아 당기며) 빨리 가게 타라고!!
언죽년 : 꺄~~~~~~~~!악~~~~~~~~~~~~!!!!!!!!!
엄청난 데시벨을 자랑하는 언죽년은 동네가 떠내려가게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은 개념을 변태 치안 보듯 더러운 인간이라는 표정으로 눈을 흘겼고,
언죽년은 그 사이를 틈타 도망쳤다!!
무슨…추격전도 아니고 ㅡ.ㅡ ….
뒤에서 ㅆㅂ ㅆㅂ ㅆㄴ…~~~ 욕소리가 난무했다.
개 념 : 야!!!!!너 거기 안서? 나 진짜 열 받았다. 안 봐줘 잡히면 죽여 버릴거야!!!
마치…헐크…아니…뭐랄까……..그냥 다리가 후달렸다…
언죽년 : 아, 안탄다니까 왜 자꾸 쫓아와요!!
밥 먹고 좀 걷는다는데 싫다는 사람 억지로 뒤에 왜 태우려고 하는데요!!!
개념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인도까지 스쿠터를 달달달~ 타고 올라와 언죽년을 쫓았다.
대낮에 참 드러운 추격신 한 장면을 연출시켰고, 언죽년은 계속 도망쳤다.
개 념 : 야! 안 죽으니까 타라고!!
언죽년 : 나 안탄다니까요~~~ 계속 쫓아오면 신고할 거예요!!!!
개 념 : 야! -_- 내가 그냥 곱게 갈 것 같애?
너때매 아까 그 쪽을 당했는데? 내가 뭘했다고 그렇게 소리를 빽빽 질러??
언죽년 : 그럼 내가 당장 죽을 것 같은데 입 다물 사람이 어딨다고!!!
개 념 : 어휴~ 넌 들어가서 보자 뒤졌어!!!!!!!!
언죽년 : 이 변태!!!!!!!!!!! 신고해버릴거야!!!!!!!!!!!!!!!!!!
그 그지같은 추격전을 끝낸 언죽년과 개념은 금새 또 허기가 져
잠시 휴전 상태를 갖고 사이좋게 피자로 배를 채우며 나름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 했다...
그렇게 몇 달 뒤~ 추운 어느 겨울 아침…
개 념 : 아~ 추워~!! 야! 왜 이렇게 춥냐?
썩바디 : 그럼, 겨울이 춥지 덥냐?
언죽년 : 겨울에 오토바이 타니까 춥져~~
개 념: 안되겠다… 나 좀 나갔다 올께~~
몇 시간 후~
개 념 : 아~~ 추워~~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야!! 다들 나와봐~!!
썩바디 : 추운데 왜요?
언죽년 : 왜요? 뭔 일 있어요?
개 념 : 나와봐~~ 보여줄게 있어~~우헤헤헤
썩바디 : 너 또 어디서 뭔 짓을 한거야?
개 념 : 일단! 나와봐~~ㅋㅋㅋ
언죽년과 썩바디는 개념의 뒤를 따라 사무실을 나섰다.
헐~~~~~
언죽년과 썩바디는 그 자리에서 입이 쩍~ 벌어졌다.. 그리고 일순간 배가 찢어질 듯 웃어댔다.
그녀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월동준비를 마친 개념의 애마~
근데 그 행색이… 주인이나 스쿠터나….
참… 사물도 주인 잘못 만나면 개고생이다…
손잡이에 검정 비닐 봉지를 뒤집어 씌워놓고 손바닥 부분이 빨간 목장갑이 꽂혀 있었다.
공사장에서 주웠다는 공사장 안전모…
헬멧을 구매하러 오토바이 샵을 방문했건만 그의 머리통에 맞는 헬멧은 없었단다…
정말 머리카락부터 발톱까지 부끄러운 인물이다… ㅡ.ㅡ;;
이게 그의 애마를 위한 월동준비였다…
애마는 말도 못하고 맘대로 도망도 못가고 얼마나 창피하고 부끄러웠을까…
말 못하는 스쿠터라고 학대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하긴 그걸 타고 다니는 자체가 이미 학대이긴 하지만…
개념은 그 해 겨울, 검정 비닐 봉지와 빨간 목장갑, 공사판 안전모로 행복하고 나름 따뜻하게 겨울을 낫다…
첫댓글 ㅋㅋㅋㅋ 와이거 특집인거같은 사무실에서 뒤집어 진다 쿠헬헬헬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개념 ㅎ
나 일빠 할라 했드만 췃감자 그래두
안 고칠껴 일빠
순간 글써놓고 클릭하니 댓글이 두개 허걱 ㅋㅋ 그래도 내가 이겼당 히힛~
그 안전모는 어디서 구했는지~~ㅋㅋ
일빠...역시 잽나 썩바디는 거기 타본적 없으요?
비오는 오후에 한번 웃었네
탄적은 읍구 도망친 기억은~ㅋ
사랑합니다 개념님~
진심이면 소개받을래?^.^ 사랑한다는데 내가 뭔들 못해주겠어~둘다 쏠로니까~~~~! 어때? 시간장소 정해서 알려줄까?
남자 원해욤이 빈말이 아니었구나...
역쉬 개념님과 언죽년~ㅋㅋㅋㅋㅋ
완전 대박~ㅋㅋㅋ
둘의 추격전은 한두건이 아니라서... ㅡ.ㅡ;;
썩바디가.....쏭글이야???
딩동뎅
음...........
어떻게 아셨지? ㅋㅋ
딱 봐도? .......... 후다닥~~~~~ㅋㅋ
내용이 어렵다..음냐음냐..
재미있다... 글이 영상을 보는 듯...^^
내가 사장이거나 고참이면 언죽년을 짤랐다.ㅋㅋㅋㅋㅋ
재밌어도너무재밌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