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을 찾아서
潤疇 목필균
TV를 켜니 달인이 나온다
맨손으로 누구보다 구두를 잘 닦는다는 달인
깊은 맛을 내는 열 가지 비법을 찾았다는 국수의 달인
작은 체구로 몇 배 큰 이삿짐을 척척 나르는 달인
몇 십 년 그 일을 한다고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샤프심 포장에서 포크레인까지 수많은 달인들
정성의 시간이 누적된 사람만이 걸 수 있는
달인이라는 명패
시를 쓰기 위해
가슴을 더 열고, 눈을 더 크게 뜨고
발걸음마다 촉수를 내밀던 나는
몇 십 년이 지나도
시 쓰는 비법을 찾지 못했다
어떤 육수에 어떤 양념을 넣어야
맛깔 나는 시를 쓸 수 있을지
시가 마렵지 않아 시를 못 쓰는 요즘
수십 년 이력은 어디 갔을까
첫댓글 문학이라는 장르가 오랜 시간과 정성만으로 달인처럼 숙달되는 부분이 아니지요.
더구나 언어의 연금술사라 할 시인에게 비법이 있을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시가 마렵지 않아 애쓰시는 목시인님의 고민은 첫 글 찾기가 어려울 뿐이지 지금까지 처럼 가슴을 열고 크게 뜬 눈과 촉수를 내밀다 보면 실타래 풀리듯 술술 시어가 터지리라 믿습니다.ㅎㅎ
시의 끈을 놓지 않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생각하지만... 그래도 늘 만족스럽지 않으니 고민입니다.
달인은 그저 숙달된 기능, 더 이상 정점이 없는 도달점, 끝없는 의문을 던지며 복잡한 인생사 풀어나가면서 해답을 추구해가는 문학정서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구구절절 공감 표현해주시는 윤주님이 고마울따름입니다....***
선배님 격려에 기운이 납니다.
요즘 백수의 행복을 마음껏 누리고 있습니다. 적당히 여유로운 시간들.... 건강만 잘 챙기면 좋겠는데... 워낙 약골이라서 조금만 무리해도 탈이 나서 걱정입니다.
저도 맨청선배님이나 지구촌 선배님 의견에 동감합니다...
아마 화가나 음악가도 자기 자신의 작품에 백번 만족하는 분들은 안 계실 것 같은데요?
늘 열심히 하시는 동창님의 노력만큼
시를 바라보고 공감하는 독자들의 만족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새해엔 동창님의 더 좋은 작품을 기대려 보아도 좋겠지요?....^.^
퇴직 후 더욱 시에 대한 성찰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 시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된다면 시인으로서 자부심이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더욱 정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