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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족구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 동안 족구를 구경하며, 또 직접 코트에서 시합을 하며, 느껴오던 문제점과 그에 따른 나름대로의 방안을 건의해 봅니다. 검토해 보시길 바랍니다.
1, 개요
족구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운동이다. 간단한 기본기만 익힌다면 초보자라도 바로 게임에 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평소 스포츠에 둔한 사람들까지도 족구만은 편하게 즐기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누구나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족구의 장점이자 또한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즉, 쉬운 만큼 그 자체가 느슨하고 맥풀린 운동, 좀 심한 표현을 쓴다면 족구라는 운동이 도대체 스포츠인지 오락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그 운동량 혹은 재미 자체에 의심이 갈 정도다.
직접 게임에 임하는 사람은 그나마 흥미가 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구경하는 입장에선 솔직히 참 재미없고 따분한 운동이 이 족구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어느 정도 수준이 되는 선수들이 하는 시합은 박진감도 있고 재미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족구가 어디 그런 운동인가? 이미 전 국민이 즐기다시피하는 국민스포츠 아니던가? 아무나 할 수 있는 스포츠인만큼 재미없는 게임이 대부분이라는 소리다.
어떻게 하면 직접 코트에서 뛰는 사람, 밖에서 보는 사람 모두가 좀 더 재미있고 스릴있는 족구가 될 수 있을까? 어떤 룰이 어떻게 바뀐다면 지금처럼 단조롭고 하품나는 스포츠에서 박력있고 긴장감 넘치는 스포츠로 바뀔 수 있을까?
이런 마음으로 제가 그 동안 족구에 대해 생각해 오던 몇 가지 방법을 제시코자 하니 검토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미 한국에서 우리끼리만 하는 운동, 누구 눈치볼 이유도 없고, 따질 사람도 없으니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게 또한 그리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여하튼 적어 봅니다.
참고로 저는 제 주위 사람들과 족구를 할 땐 제 마음대로 이 룰을 적용해서 해 보기도 합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2, 문제점 및 개선 방안
(1) 서비스
서비스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다. 강서비스를 넣기엔 서어브미스의 부담이 너무 크다. 서비스 기회를 두 번 준다면 게임 자체가 확 달라질 수 있다. 첫 번째는 강서어브, 두 번째는 안전서어브, 과거 극동식 배구처럼, 테니스처럼. 전국족구시합 결승전을 봐도 서비스는 안전서어브, 맥 풀린다. 스핀을 주어 있는 힘대로 꽂아 넣는 강서어브의 모습은 배구나 테니스와는 또 다른,족구만의 독특한 매력이 될 지도 모른다.
(2) 사이드 아웃
국제식 6인제 배구처럼 시계방향으로 선수들이 돌 필요가 있다. 이래야만 공격수 한 명만 잘 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재미없는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후위공격, 소위 백 어택은 2점 득점을 주는 건 차차 검토하더라도 우선 득점할 때마다 자리를 바꾸어 누구나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게임이 달라진다. 서비스 후에 자리를 바꾸는 것도 좌우는 가능하나, 전후는 반칙으로 정해서 주공격수라 할 지라도 백 어택이 아니라면 앞에선 공격을 못 하게 한다. 이 역시 국제식 배구에서 하는 방식이며 물론 공격라인을 표시해 둬야 한다. 9인제 극동식 배구가 오래 전 이미 동네배구가 된 이유를 잘 봐야 한다.
(3) 블록킹
현재의 족구는 어떤 공격수가 상대 코트에 힘차게 잘 내리 꽂으면 그 바운드가 대단히 클 경우 상대 수비는 아예 손 쓸 수가 없다. 큰 경기에서 자주 본다. 이 건 족구만의 모순이다, 아니 모순이 아니라 아예 코미디다. 세상 어느 스포츠 중 상대가 아무리 공격을 잘 한들 손 한 번 못 써보고 뻔히 보며 당해야 하는 그런 종목이 있던가?
호나우두가 열 명이 있어도 골키퍼만 잘 한다면 방법이 있고, 신진식이 아무리 스파이크 잘 한다해도 블록킹이 시원찮으니 득점을 하는 법, 족구는 그 희망조차 아예 없애고 시작하는 게임이다보니 공격수 하나만 잘 하면 일류 수비수 넷, 다섯이 있다한들 허수아비나 꼭 같으니 이 건 참 이상하다면 이상한 스포츠다.
블록킹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블록커는 등 뒤로 돌아서서 팔을 벌려도 되고 그 때는 등이든 팔이든 신체 아무 데나 맞아도 되고, 그 경우 원 타치로 볼 수도 안 볼 수도 있다 그 건 정하면 된다. 이런 경우 게임 전체가 확 달라지고 각 팀마다 다양한 작전이 나올 수 있다.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과거 국제식 6인제 배구에선 블록킹을 원 타치로 간주했다. 그 시절 배구는 지금과는 차원이 달랐다. 블록킹한 볼을 원 타치로 간주하다보니 모든 선수가 세타가 되다시피해야 공격할 수 있는 공이 만들어짐은 물론, 게임 전체가 스피디할 수 밖에 없었으니 재미로 친다면 아마 지금의 곱절은 될 거다.
돈있고 힘센 서양의 저 양아치 같은 놈들이 키큰 지놈들에게 유리하게 만드느라 어느 날 갑자기 룰을 턱 바꾸어 네 번만에 넘겨라 이러니, 잘 나가던 아시아 배구 그 이 후 맛갔지 뭐, 대한배구협회에 건의해서 우리끼리 하는 국내경기에선 블록킹 원타치로 원위치 시켜라, 그럼 게임이 엄청 재미있을 거다, 이렇게 말한들 쟤네들 들은 척 않겠지? 이런 저런 눈치 안 보고 그럴 수 있는 간큰 애들 있을라나? (여기까진 쓸데없는 여담)
얘길 하다보니 전혀 쓸 데 없는 소리까지 너무 길게 했습니다그려. 족구 관계자 여러분, 검토나 한 번 해 보세요. 내가 볼 땐 지금의 족구, 솔직히 따분합니다. 여러분은 안 그런가요? 꼭 저런 게 아니더라도 그럼 무슨 다른 룰이라도 한 번 만들어 보세요.
정답이 어딨습니까? 고정관념 버리세요. 재미있고, 운동되면 최고지, 무슨 복잡한 소리가 필요 있을까요? 여하튼 지금 족구는 재미 없어요, 잠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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