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미처 몰랐어요/김소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명시의 감상, 사계]===
오늘 새벽 04:55에 경주 동남동쪽 19Km 지역에 지진이 발생했다는 긴급 재난 문자가 잠을 깨웠습니다.
출근길 뉴스에 의하면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나 재산피해신고는 없다고 합니다.
11월이 꼬리를 보이며, 간다고 손을 흔듭니다.
잘 있으라고....
본명은 김정식(金廷湜)이지만 소월이라는 아호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소월(흴소素, 달월月)의 뜻이 "하얀 달"이라서
시에 "달"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어린 소년 시절 달은
심심산골 고향마을을
밝혀주는 유일한 등불이었지요.
공중에 떠 있는 가로등이었습니다.
제가 1980년 9월 군생활 중에 이런 낙서를 했더군요.
달/이장우
달 속의 토끼는
홀쭉하기도 하고
통통하게 살이 찌기도 했습니다.
배가 부른 때는 더 밝았습니다.
달이 구름뒤에 숨어버리면
병아리 입 같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을 발했습니다.
별똥이 떨어지는 순간
소원을 말하면 이루어진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있었지만
늘 소원을 말하기 전에 떨어졌습니다.
비가 오는 날, 밤에는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면
달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 치 앞을 갈 수 없어서
비가 멈추기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면 왔습니다. 달이.
기다리면 왔습니다. 계절이.
그리고 갔습니다. 인생이.
=적토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