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서 초반 포석이 진행되면 적군과 아군의 경계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게 된다. 상대 진영에 단독으로 침입할 것인지, 적당한 선에서 삭감할 것인지, 혹은 내 영역의 확장에 주력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 오는 것이다.
‘남의 집이 커보인다’는 격언이 있는데, 상대의 집이 커보인다고 해서 너무 깊게 들어가면 매서운 공격을 받아 잡히거나 다른 곳에서 출혈을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몸을 사리게 되면 상대에게 큰 집을 허용하여 대세에 뒤지게 될 수도 있다. 입계의완(入界誼緩)이란 경계를 넘어 들어갈 때에는 천천히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자 그대로 해석하여 느린 의사결정이나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권장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 바둑이 ‘조화’를 추구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세력의 강약 및 형세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일전을 불사할 것인지, 평화를 택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기반으로 체계적 성장을 추구
기업도 사업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다른 사업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성장전략에서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핵심역량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 바탕을 둔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1987년 Nike의 영업이익은 1.6억 달러로서 Reebok의 3억 달러에 비해 적었으나, 2002년에는 영업이익이 11억 달러로 Reebok의 2.4억 달러를 추월했다. 입계의완의 원리는 이들의 성과를 갈라 놓았던 것이다. Reebok은 자신들의 핵심 사업인 스포츠 의류 외에 다른 의류 사업, 심지어는 선박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전략적 방향성을 잃고 표류했다.
그에 비해 Nike는 핵심 사업의 인접 분야로 일관된 방법으로 진출하였다. Nike가 골프 분야에 진출할 때의 예를 들어 보자. 우선 교두보로서 골프화에 진출한다. 그 후 타이거 우즈와 같은 정상급 스포츠 스타와 계약을 맺고 골프 의류를 출시하고, 악세사리나 선글라스 등 패션 상품에까지 확장한다. 이런 ‘부드러운’ 제품군으로의 확장은 해당 카테고리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유통망에 대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되면 고마진의 장비 시장에 뛰어드는데, 이 때에도 골프 공, 아이언, 드라이브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 Nike는 이와 같은 성공 공식을 육상에 적용하기 시작하여 배구, 테니스, 야구, 골프 등에 반복적으로 적용하였다. 일회적인 성공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업확장 경험의 체계화로 성장의 지속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첫댓글 바둑을 통한 경영을 배워야 한다. 잘 보고 갑니다.
입계의완 -> 핵심 전략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