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游鵾獨運(유곤독운) 凌摩絳霄(능마강소)(풍경소리)
游 놀 유/ 鵾 곤어 곤/ 獨 홀로 독/ 運 움직일 운
■ 游鵾獨運(유곤독운) : 곤어(鯤魚)가 북해에서 홀로 노닐다가,
凌 능멸할 릉/ 摩 문지를 마/ 絳 붉을 강/ 霄 하늘 소
■ 凌摩絳霄(능마강소) : 남쪽 하늘 구만리(九萬里)를 누비도다.
98. 遊鵾獨運 凌摩絳霄(유곤독운 능마강소)
: 동천의 붉은 노을에 鵾(곤) 새만이 홀로 運回(운회)하면서 붉은 하늘을 업신여기듯 누비고 있다.
유곤(遊鯤)은 "곤어(鯤魚)가 노닌다"는 뜻이며, 곤어는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편에 등장하는 큰 물고기입니다.
독운(獨運)은 "홀로 움직인다"는 뜻인바, 유곤독운(遊鯤獨運)은 "곤어(鯤魚)가 북해에서 홀로 노닌다"는 말입니다.
능마(凌摩)는 능가마천(凌駕摩天)의 줄임말로, '업신여기다'의 뜻이고, 강소(絳霄)는 '붉은 하늘'이란 뜻인데, 여기선 '남쪽 하늘'을 뜻하는바, 능마강소(凌摩絳霄)는 "남쪽 하늘을 멀리 누빈다"는 말입니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첫 머리에,
"북쪽 바다에 큰 물고기가 있는데,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한다. 그 크기는 몇 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다. 이 물고기가 변화해서 새가 되는데 그 이름을 붕(鵬)이라 한다. 이 새가 기운을 내어 힘차게 날아오르면 그 날개는 하늘 가득히 드리운 구름과 같다." 라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곤(鯤)이라는 큰 물고기가 북쪽 바다에서 홀로 노니는데, 그 흉중(胸中)에 품은 뜻은 하늘에 넘칩니다.
그리고, 곤어(鯤魚)는 붕(鵬)새로 변신합니다. 이 대붕(大鵬)이 날개를 펴면 삼천리나 되고, 한 번 날면 구만리를 난다고 합니다.
곤어(鯤魚)가 변신하여 대붕(大鵬)이 되고, 남쪽 하늘을 날아 오르는 것은 어떤 인물이 웅비(雄飛)의 나래를 활짝 펴는 걸 상징합니다.
천자문 이번 편 구절의 해석에,
"곤어가 아침 해가 솟아오를 때, 붕새가 되어 붉은 하늘 높이 날아 오르는 웅장한 모습"이란 풀이도 가능한바,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붕새란 세속을 벗어난 자유롭고 위대한 인물을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