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문학과 잠언의 위치
이스라엘의 지혜 문학은 역사, 예언, 시 등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신앙이 배여 있다.
이것은 ‘토라’와 ‘예언’을 ‘지혜’와 동일시하고 있는 것에서도 증명된다. “너희는 지켜 행하라 그리함은 열국 앞에 너희의 지혜요 너희의 지식이라 그들이 이 모든 규례를 듣고 이르기를 이 큰 나라 사람은 과연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로다 하리라”(신 4:6)는 모세의 선언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이스라엘에게 있어 언약의 계명들과 규례들은 지혜와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시문학에서도 지혜는 주요한 주제이다.
지혜 시편으로 알려진 시편 32, 34, 37, 49, 112, 128편 등은 토라에 근거한 지혜를 노래하고 있다. 또한 예언에서도 지혜는 고유한 속성을 발휘하는데 이 점은 다니엘의 묵시록에서 바벨론의 지혜를 능가하는 다니엘의 지혜가 토라를 그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을 가리켜 지혜를 거부하는 것으로 언급하고 있다. “너희가 어찌 우리는 지혜가 있고 우리에게는 여호와의 율법이 있다 말하겠느뇨 참으로 서기관의 거짓 붓이 거짓되게 하였나니 지혜롭다 하는 자들은 수욕을 받으며 경황 중에 잡히리라 보라 그들이 나 여호와의 말을 버렸으니 그들에게 무슨 지혜가 있으랴”(렘 8:8-9)는 예레미야 선지자의 한탄에서도 지혜는 토라와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동등한 위치에 서 있다.
구약성서에서 잠언의 위치는 하나님의 ‘지혜’를 보여주고 있는 욥기, 전도서와 더불어 ‘지혜’의 결정체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한다. 특히 ‘지혜’를 독특한 인격체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언은 다른 구약성서의 책들과 더불어 정경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잠언은 인간 경험의 풍부한 유산들을 구성하고 있지만 잠언의 존재는 지혜가 우주와 인간의 삶에서 신성하고 질서 정연한 계시의 구성 요소가 된다는 것을 나타내며 단순히 세대를 통해 혹은 삶에 관한 지적인 관찰로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수께서 친히 그 자신을 지혜와 연관시키셨다(마 12:42; 눅 11:31)는 사실은 하나님의 구속과 관련해 잠언을 새롭게 보아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잠언과 구약성서와의 관계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윤영탁 역편 구약신학 논문집 제3권에 수록된 월키의 ‘잠언서와 구약신학’을 참고하라.